매사를 힘의 세기로 결판내는 약육강식의 습관은 말싸움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반드시 ‘이겨먹어야 한다는마음의 밑바닥에는 ‘나는 옳고 상대는 그르다‘는 독선이 깔려있다. 상대방은 뭔가 꿍꿍이가 있고 이기적이다. 내가 이겨야 정의의 승리다.
이런 전투 상황을 벗어날 비법이 있다. 말싸움 중간중간에 물론’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다. 말싸움은 자기 주장을상대방에게 관철시키는 게 목적인데, 이를 더욱 확실하게성취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반론에 대한 고려’이다. 내 주장에도 허점이 있을 수 있고, 상대방의 주장에도 쓸 만한 구석이 없지 않다고 인정해주는 단계. 이 ‘반론에 대한 고려는 물론’이란 말로 구현된다. 자기 말만 하다가도 물론’이떠오르면 브레이크가 걸리고 뒤를 돌아보게 된다.
총을 내려놓고 싸움 없는 중립지대로 모이자는 뜻이 아니다. 스스로 적진에 뛰어들어 보라는 말이다. 상대방의 안마당을 거닐면서 그에게도 모종의 ‘이유‘가 있음을 알아보자는 것이다. 덕을 쌓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배려심인데, 내가 틀릴지도 모른다는 성찰과 겸손함이 없으면 할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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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은 바뀌어도 정책은 바뀌지 않는다.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에 관료주의로 똘똘 뭉친 국가권력은 구습을 못 버린다. 여전히 국민은 계몽의 대상, 어르고 달랠 민원인이다.
언어정책도 마찬가지다. 공공언어 정책은 개념부터 계몽적이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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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파괴한다는 항의와 알아들을 수 없다는 호소가 있지만 축약어 만들기를 막을 도리가 없다. 말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말은 지켜야 할 성곽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다. 그러니 가둬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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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체계의 경계선을 넘어서는바로 그 순간, 말이 말다의지는 순간이다.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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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 매력적문장은 단어를 나열하여 사건이나 상태를 설명한다. 단어가 많아지면 기억하기가 어렵다. ‘하늘이 흐려지는 걸 보니내일 비가 오려나 보다‘라는 문장을 한 달 뒤에 똑같이 되될수 있을까? 이걸 ‘하흐내비’라고 하면 쉽다. 매번 속을 까보지않아도 되는 캡슐처럼 복잡한 말을 단어 하나에 쓸어 담는다.
게다가 이전에 없던 개념도 새로 만든다. ‘시원섭섭하다새콤달콤하다‘ 같은 복합어가 별도의 감정이나 맛을 표현하듯이 ‘웃프다’ ‘소확행’ ‘아점‘도 전에 없던 개념을 선물한다.
‘갑툭튀, 듣보잡, 먹튀, 낄끼빠빠, 엄근진(엄격 + 근엄 + 진지)’같은 말로 새로운 범주의 행태와 인간형을 포착한다. 애초의말을 원상회복시켜도 뜻이 같지 않다. 발음만 그럴 듯하면 독립한 자식처럼 자기 갈 길을 간다. 닮은 구석이 있어도 이젠스스로 완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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