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자와의 갈등은 때로 한 인물이 다른 인물을 위해 이성적이거나 양심적인 의견을 내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제스민 워드의 전미도서상 수상작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에서 주인공인 열세 살 소년 조조는 할아버지, 할머니, 여동생 미카엘라, 엄마 레오니와 살고 있다. 엄마는 약물 중독에 빠져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다. 다음의 발췌문에서 조조의 엄마 레오니는 미카엘라의 생부 마이클이 출소하는 날 두 아이를 태우고 두 시간을 운전해서 마이클을 데리러 가려 한다. 메탐페타민에 중독된 레오니는 이제 걷기 시작한 딸도 거의 돌보지 않는 미덥지 못한 부모다. 그녀는 출소하는남편을 맞이하러 가는 길에 마약을 사려하고 거기에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가려 한다. 손주들을 도맡아 키워온 그녀의 아버지가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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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나 서스펜스 장르는 인물의 심오한 내적 갈등보다는 외부로 표출되는 행동이나 생동감에 의존한다. 따라서 로맨스나, 판타지, SF, 특히 순수소설 같은 여타의 장르처럼 감정적 긴장감에 그다지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인물의 결점이 이야기에 미치는 영향도 장르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 분명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에서 긴장감이 느껴지는 부분을 적어도 한 군데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긴장감이 결여된 이야기는 따분하거나 단조롭거나 반복적이거나 개연성이 없거나 지나치게 압축되었거나 너무 평이하다는 느낌을 주기 쉽다. 이야기에서 밋밋하거나 독자가 지루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부분을 찾아보자. 그런 부분이야말로 이야기에 강력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단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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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퇴고 과정을 통해 그 목적지가 확실하면서도 독자가 계속 책장을 넘길 수 있게끔 속도감을 유지하는 미스터리 소설을 쓸 수 있다. 작가마다 초고를 쓰는 방식이 다른 것처럼 퇴고를 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리라. 하지만 내 경우 원고와 원고 사이‘라고 부르는 이 방법을 통해 마치 기적과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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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가 소파에 몸을 기대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현주는 커다란 초록색 티셔츠를 입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 반바지를입고 있었다. 종아리와 팔뚝에 모기에 물려 부은 자국이 여럿이었다. 그런 현주의 모습 위로 회색 백팩을 등에 딱 맞게 메고 씩씩한 걸음걸이로 걷던 어린 현주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말수는 적었지만 현주가 쓴 편지와 쪽지는 늘 미리의 마음을 두드렸다. 현주는 미리에게 밀려들었고 그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은 사실상 부당할 정도로 과분한 것이었다. 그래서 미리는 현주가 어렵기도 했다. 미리에게 관계란 매 순간 상대의 시선으로 자신을 심판하며 최대한 자기 자신의 황폐함을 철저하게 감춰야 하는 노동이었으니까.
현주의 사랑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자유롭고 편안했을까. 내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돌이켜 보니 남은 것이라고는 일평생을 이런 식으로 살아오면서 누적되어온 피로였다. 진짜를 가질 자신이 없어서 늘 잃어도 상처 되지 않을 관계를 고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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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이 혐의를 벗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다른 인물들 또한 온갖 다양한 이유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곤혹스러움을 숨기려 거짓말을 한다. 수사관에게2 인상을 남기려 거짓말을 한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숨기려 거짓말을 한다. 인물은 거짓말을 하는 한편, 작가가 이야기를 복잡하게 꼬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레드 헤링‘을 던져댄다.
수사관 또한 거짓말을 한다. 용의자들에게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자신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한다.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료를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생략에 의한 거짓말도 거짓말에 포함시킨다면 희생자 또한 거짓말을 한다.
나는 이를 득득 갈면서 거짓말을 늘어놓는 인물과 완전히정직해질 수 없는 그들의 상황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품도록 스스로를 단련한다. 잘못은 인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글을 계속 써나가면서 생각이 달라진다. 비록 인물이 거짓말을 할지언정 거짓말을 할 만한 정직한 동기를 지니고 있다면 내 이야기는 다른 모든 이야기가 마땅히 그래야 하듯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는 계속 글을 쓰고 마침내 작품을 팔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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