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커브를 돌자 갑자기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타나서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 아래에 괴물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괴물의정체는 긴 협곡에서 거대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였다. 마치「구약성서」의 한 장면 같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선셋폭포SunsetFalls의 낙차는 32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폭포수가 바위를 타고 흐르는 영역이 축구 경기장만큼 길다고 했다. 일반적인 폭포는 우아한 느낌을 풍긴다. 자유롭게 가장자리를 넘어간 물이 외부의영향 없이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의 아름다움이 있다. 하지만 선셋폭포는 우아함과 거리가 멀었다. 수중 댄스파티의 한복판에들어온 기분이었다. 포세이돈이 직접 설계하고 코카인으로 작동시키는 워터슬라이드 같기도 했다. 나는 창문을 내리고 폭포아래의 못을 감싸는 도로를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폭포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차 안으로 들어와 대시보드에 내려앉았다.
삼나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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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비록 나는 일곱 살짜리 꼬마였지만, 아직도 나는 아버지를 매우 잘기억하며 아버지가 하셨던 말들도 더러 기억난다. 아버지가 내게 처음으로 가르쳐 주신것은 이거였다. ‘개소리를 해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다면 절대 거짓말은 하지 마라"
이것은 거짓말하기와 개소리하기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후자가 전자보다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여기서 아버지 심슨은 분명히 개소리하기가 거짓말하기보다 도덕적으로우위에 있다고 간주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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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폐가에서 시커먼 게 튀어나왔다. 소스라치게 놀라 그대로주저앉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주인집 남자였다. 사람 놀라게……………,
순간 남자가 내 입을 막았다. 발버둥을 치는데도 끌고 가는 남자의완력을 막을 재간이 없었다. 남자의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폐가에울렸다.
내동댕이쳐진 나는 뒤로 물러섰다. 아무리 바닥을 더듬어도 손에잡히는 게 없었다. 깨진 시멘트 사이사이로 웃자란 풀들만 무성했다. 어느새 벽에 다다랐다. 남자가 발길질을 해댔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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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그녀가 나를 불러낸 적이 있다. 그녀는 2단짜리 캐리어를 끌고 비행기에서 내린 모습 그대로 내 사무실 앞에 서 있었다.
퇴근하는 길인 모양이었다.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캐리어의 손잡이를잡고, 그녀는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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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엽서를 찢어 편의점 쓰레기통에 버리고 천천히 전철역 쪽으로 걸었다. 자신은 비밀과 관련된 모든 것을 유일하게 다 알고 있지만 어쩐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가 아는 것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뿐이었다. 어째서 그런 아이에게 충동을 느꼈는지,
아이는 어쩌자고 그를 끝내 기억하지 못하는지, 아이가 가진 유일한증거가 하필이면 실증할 수 없는 감각인지, 아이는 왜 직감을 끝까지 몰아붙이지 않는지, 침착하고 단호한 거짓말의 내면이 무엇인지,
거짓말의 결과로 그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비밀을 유지하면서 끝내 지키고 싶었던 게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래서 그것들을 제대로지켜냈는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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