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에게 유기체론은 이론적 지식과 같은 반열에 있는것이 아니라 이론적 탐구를 멀리 안내하거나 규제하는 가설적 이념(가정법적 관점 ‘as if‘의 문제)으로 그쳐야 한다. 그리고 그 가설적 이념은 이론과 실천, 존재와 당위의 간극을메우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칸트가 유기체론에 친화적인 물활론을 배척하고 그것과 모순을 이루는듯한 유신론을 옹호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다른 한편 공통감은 인식능력들의 자유로운 유희를 가져오는 능력만이 아니라 그 자유로운 유희의 효과를 가리키기도 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 유희의 효과는 마음이 느끼는 생동감에 있다. 그리고 내면으로부터 밀려오는 그 생동감에서부터 취미 판단의 주체는 무관심한 만족감을 향유한다.
실천적 판단은 이성이 의지를 규정하여 행위의 준칙이보편타당한 구속력을 지니게 만든다. 이때 준칙에 대한 보편성 검사는 지성이 제공하는 자연법칙을 ‘전형‘type‘으로 한다. 그 전형에 비추어 의지의 준칙이 보편적인 도덕법칙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 그것이 진정한 ‘양심의 목소리‘인지판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칸트의 자유 개념에 대해 더 알아보기 전에 먼저 자유와 도덕법칙의 관계에 대한 칸트의 생각을 좀 더 조사해보자. 『실천이성비판』(1788) 이전에 출간된 『윤리형이상학정초』(1785)에서 자유와 도덕법칙은 악순환 관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자유는 도덕법칙에 의해 개시되는 어떤 것이면서 동시에 도덕법칙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자유는 도덕법칙의 근거인 동시에 도덕법칙에 의해 근거 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칸트는 ‘실천이성비판』을 통해 근대적인 삶에 부합하는 새로운 윤리학을 제시한다. 칸트의 ‘자유‘ 개념은한없이 작고 유한한 인간일지라도 광대한 우주에 맞설수 있는 용기를 가져다주었다. 이것이 바로 칸트가 우리에게 주는 희망의 근거이자 품격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