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중난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하철을 탔다. 붐비는 시간이니라서 빈 자리도 많았지만 늘 그렇듯 문 옆에 기대어 섰다. 그리고서류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원을 켰다. 식사하는 동안 확인하지못한 메시지에 답한 다음, 스투웨이가 홍콩에 머무는 동안 어떻게그와 좀 더 가까운 관계로 발전할지 골똘히 생각했다.스중난은 오늘 저녁이 완벽하게 느껴졌다. 그 어떤 일도 지금의기분을 망치지 못할 것 같다.
아이는 당황했다. 이틀간 다른 일은 하지 않으면서 샤오원 친구들의 SNS를 살펴보았지만 아이들의 취미나 일상 이야기에는 관심을두지 않았다. 아이는 오로지 동생과 관련된 이야기만을 찾아보았다.혹은 사진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동생의 그림자를 찾으려고 했다.
아이는 그제야 자신이 줄곧 ‘샤오원의 언니‘라는 입장에서 이메일을 바라봤다는 걸 깨달았다. 샤오원이 메일을 받은 날은 게시판에 글이 올라온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상대방이 인터넷에서 다시화제를 만들려 해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 사진은 게시글에서 지적한 내용보다 심각하지 않다. 게시글에서 이 사진을 함께공개했다면 글 내용에 대한 부분적인 증명이라도 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상 새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화제성도 다 사라진 한 달 뒤에 공개하는 것은 누리꾼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할 게 당연하다.
"정치적 입장이라니요?""샤오더핑은 보황당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습니다. 문구점에 지금도 그 의원 포스터가 붙어 있어요. 법정 기록을 보아도 야우마테이역 편의점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샤오핑이 ‘홍콩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쓰레기 같은 애들‘ 같은 말을 했다는군요. 샤오더핑이 정치적으로 보수 입장이라는 뜻이죠."
‘아줌마가 잘못한 거 없어요.‘후사에는 마음속으로 운전사의 말을 되풀이했다. 뒤에는 남편이 입원한 병원이 있었다. 여느 때처럼 그대로 병원에 들어가봐야 심기 불편한 남편의 시중만 들다 다시 집으로 돌아갈 뿐이고, 기자들과 협박전화에 떠는 불안한 밤이 찾아올 뿐이다."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