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않을 수도 있다니. 이것은 무슨 말일까? 내게는 팔딱거리는 물고기처럼 생동감 넘치는, 아이에 대한 기억이 있는데. 나는 정말 알 수없어. 너무 답답한데, 그래서 당신에게 묻고 싶은데 당신은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아. 당신이 너무 바쁜 걸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경찰관은 여전히 헛것을 본 사람처럼 수화기를 붙들고 넋이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내젓고 있어. 나는 불안한 기분에 사로잡혀 의자에서 일어나,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마치 마티니를 마시고 취하기라도 한 것처럼. 휘청, 내 시선이 무너져내리는 그 찰나, 나는 우스꽝스럽게도 어항 속 금붕어와 눈이 마주쳐. 그것은 오래전부터 나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 같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잡한 물풀 사이에서 입만 벙긋거리는 황금빛 물고기. 경찰은 끊임없이 무어라 중얼거리고 사방의 사물들이, 벽이, 도시가 빙글빙글 돌며 나를 향해 비웃기 시작해. 그들이 내게 뭐라 하든, 알지? 나는 정말이지 아무렇지도 않아. 당신의 아내라는 것은 많은 일을 감내해야만 하는 그런 자리지. 그러니까 그런 것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어. 진짜야. 나는 다괜찮아. 그런데 있잖아. 다 괜찮지만 자꾸 큰 소리로 묻고 싶어만 지는 것은 왜일까. 당신, 내 말 듣고 있는 거지? 정말 내 말 듣고 있는 거나는 하나도 불안할 게 없었어. 그런데, 당신. 우리의 아이가 존재하지? 응, 그래. 나는 정말 묻고 싶을 뿐이야.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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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그가 마지막으로 거처한 집, 자기자신의 기쁨만을 생각하며 꾸린 집의 평온 속에서 어느날 사색에 잠겨 이런 말을 했다. "글은 바람처럼 들이닥친다."
그건 벌거벗고 잉크로 만들어진 것, 쓰인 것이고, 삶의 다른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를 스쳐 지난다. 그와 비견할 게 더는 남지 않았다. 삶 자체가 우리를스쳐 지나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이 글은 삶의 비용으로 만든 글이며 디지털 잉크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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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게 유그래, 그런 좋은 것들은 하나도 유별나지 않다. 다만 자기가 치러야 할 대가가 올그런이 치러야 할 대가보다 크단 걸 보부아르는 알았다. 그리고 결국, 자기는 그런 대가를 치를 사정이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제발 파리를 버리고 시카고로 와 함께 살자고 올그런이 사정했을 때, 보부아르는 이렇게 편지를 보냈다. "난 행복과 사랑만을 위해살 수 없어. 내 글쓰기와 일이 유일하게 의미를 가지는 곳일지도 모를 이곳에서 계속 글을 쓰고 일을 하는 걸 단념할 순 없어."
글을 쓰면서 행복과 사랑과 가정과 아이도 가질 수 있지는 않았을까? 보부아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게 얼마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인지 경험했다. 그럼에도 난 어린 나이부터, 내가 그리 선택만 한다면, 내 저작만큼은 작가인 내가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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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 데서나닥치는 대로 글을 썼고 그 외의 시간에는 딸들을 위해 가정을 꾸리는 데 집중했다. 이때가 우리가 핵가족을 이루고 살던 시절보다도 내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가정을 꾸리는 일, 엄마와 딸들을 위한 공간을 장만하는 일이 어찌나 고되면서도 사람을 겸허하게 만드는 일인지, 어찌나 심오하고 또한 흥미로운 일이었던지, 나는 혼란했던 이 시기에조차내 맡은 바를 의외로 원만히 해 나갈 수 있었다.
머릿속도 맑고 명쾌해졌다. 언덕 위 집으로 이사하고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그간 갇히고 억눌렸던 것이해방된 모양이었다. 근골이 점차 약해지기 시작한다는50대에 들어 나는 체력적으로 강해졌다. 기운 없이 지내는 건 선택지가 아니었으므로 늘 기운이 넘쳤다. 아이들을 부양하려면 글을 써야 했고, 힘쓰는 일도 도맡아야 했다.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자유를 쟁취하고자 분투한 사람치고 그에 수반하는 비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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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목소리를 갖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이중의 딜레마 속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여정은 이성애자 남성의 여정보다 더 험난하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은 젊은 여성이었던 리베카 솔닛이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그 험난하지만 찬란한 여정의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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