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소 어딘가에 넓은 곳, 이른바 숨통이트이는 곳이 있어야 한다. 살림살이도 너무 꽉 들어찬 집은 오래견디지 못하고 가세가 기울게 되어 있다. 심한 경우는 가족 구성원 중에 누군가 중병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집 밖의 환경도 이와 비슷한 점을 기준으로 삼아 판단할 수 있다. 통로가 너무 복잡하고 좁으면 나쁘다. 동네 근처에 공원이 있으면 아주 좋다. 이사를 하는 사람은 먼저 주변 도로가 어떤지, 가까이에 공원이 있는지 등을 살피고, 집 안에는 짐을 좀 줄이더라도 시원하게트여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요즘은 건축기술이 발달하여 좁은평수도 넓게 설계되어 있다. 집이란 아기자기하고 복닥복닥한 곳보다는 숨통이 트이는 곳이 좋다. 이런 것을 무시하고 살면 평생좋은 운을 맞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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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말했다. 군자는 운명을 두려워한다고 말이다.
물고기는 물에 살고 사람은 기운(氣運)의 바다에 산다. 일상은징조로 가득 차 있고, 모든 사물과 사건에는 뜻이 담겨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징조가 알려주는 뜻이 보인다. 운명은 가볍게볼 것은 아니지만 그리 두려워할 것도 아니다. 일기예보처럼 힌트를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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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놈에게 하듯이 주근주근 말을 걸곤 했었다. 속을 알 수없는 짙푸른 웅덩이 속에 꽃잎을 따 밀어넣으면 물그림자를일으키는 것이 꼭 철이 놈이 화답을 하는 것 같았다. 아니라고 스스로 다짐을 두어도 철이 놈이 떠나가고 없는 빈 자리를메울 길이 없었다. 가슴에 뚫린 구멍 때문인지 한이는 부쩍웅덩이를 찾는 일이 잦았다. 이슥한 밤에도 무서운 줄도 모르고 웅덩이를 향해 달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망은 꿈에조차 품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해 봄 그를보자 그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그의 아이를 갖고야 말겠다.
는 터무니없는 욕망에 불같이 사로잡혔다. 그날도 한이는 홍선생에게 다녀오던 길이었다. 바람을 일으키며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는 한이로 인해 들에 까뭇까뭇 앉아 낱알을 쪼던 철새들이 화들짝 놀라 떼를 지어 날아올랐다. 한이는 자기도 모르게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고 멈춰 서서 시커멓게 날아오르는 새떼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떼를 이룬 것은 새만이아니었다. 머리며 얼굴, 옷차림까지 온통 철새 분장을 하고풀섶에 엎드려 있던 한떼의 사람들이 몸을 일으켜 세우며 한이의 앞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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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번 버스가 달려와서는 바람처럼 남자를 실어간다. 버스가 지나가고, 길은 이내 흐름 없이 고요하다. 창문가에 서 있던 여자는 생각 끝에 방에 불을 켜고 잘 말린 낙엽하나를 어둠 저편으로 날려보낸다. 사흘 동안 여자의 방에 놓여 있던 낙엽은 금방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검은 허공의 길들을 여기저기 들러서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져내린다. 그것은 팔 초 정도 지속된다. 여자는 거기까지 세다가 자기도 모르게 셈을 멈춘다.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같은 익숙한 느낌이 든다. 여자는 환한 방, 창가에 서서 오른손을 들어 저어본다. 마치 누군가와 이별하듯이, 아니 초원의 여자처럼 누군가를 맞이하듯이. 버스는 다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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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침묵하는 하느님의 대리석같이 차가운 얼굴을 향해 터질 이 외침으로 인해, 이 말을 내뱉은 자는 가까운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우리의 친구가 된다. 잘려버린 핏줄에서 피가 쏟아져 나가듯 믿음이 우리를 떠날 때, 우리를 죽이는 것들에게 계속해서 애정 어린 말을 건네는 우리 자신이 된다.
어둠이 짙어져야만 별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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