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번 버스가 달려와서는 바람처럼 남자를 실어간다. 버스가 지나가고, 길은 이내 흐름 없이 고요하다. 창문가에 서 있던 여자는 생각 끝에 방에 불을 켜고 잘 말린 낙엽하나를 어둠 저편으로 날려보낸다. 사흘 동안 여자의 방에 놓여 있던 낙엽은 금방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검은 허공의 길들을 여기저기 들러서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져내린다. 그것은 팔 초 정도 지속된다. 여자는 거기까지 세다가 자기도 모르게 셈을 멈춘다.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같은 익숙한 느낌이 든다. 여자는 환한 방, 창가에 서서 오른손을 들어 저어본다. 마치 누군가와 이별하듯이, 아니 초원의 여자처럼 누군가를 맞이하듯이. 버스는 다시 올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