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낳아서도, 너무 적게 낳아서도, 너무 일찍 낳아서도, 너무 늦게 낳아서도, 적절하지 않은 성비로 낳아서도 안 되는 게 결혼한 여자의 임신과 출산이다. 너무 많이 낳은 여자는 주책없는 여자가되고, 너무 적게 낳은 여자는 이기적인 여자가 되었다. 너무 일찍 낳은 여자는 철없는 여자가 되고, 너무 늦게 낳은 여자는 혹 늦둥이라면 밝히는 여자가 되었다. 거기에 더해 적절하지 않은 성비로 낳은 여자는 이제 의학의 혜택을 모르는 여자가 되었다.
자녀의 수와 성비를 둘러싼 1980, 90년대의 이러한 분위기에 박완서는 매우 예민했던 것 같다. 그가 낳은 딸 넷에 아들 하나는, 비록 생기는 대로 낳을 수밖에 없던 시절의 일이었다 해도 문화적 입방아를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