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드 뒤 그녀의 얼굴도 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달싹이는 그녀의 입술 사이로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노랫소리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왈칵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아, 저 노래를 내가 받아적어야 하는데. 나는 물속으로 떨어지며 그렇게 생각했다. 어둠 속 차갑다. 그러나 나는 수영을 익혀두었다. 물살을 헤치기 위해 두 팔에 힘을 주었다.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게 최선을 다할 생각인지 커피를 다시 따르고, 카운터 위에 놓인 향초에 불을 붙였다. 초에 불을 붙이고 나자 카르페디엠은 내가 기억하는 분위기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그 옛날, 축제의 마지막 날 밤에도카르페디엠의 카운터 위에는 촛불이 밝혀져 있었다. 푸른 봄밤. 가로등 불빛을 받은 목련은 알전구를 품기라도 한 것처럼 탐스럽게 빛났다.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고, 자작시를 한 구절씩 돌려 읽고, 누군가에게 고백을 하고, 또 누군가에게 차였다. 한껏 부풀었던마음 따위가 쉽사리 출렁였다. 시위는 이국에 대한 풍문처럼 낯설었고, 취업 준비는 부역행위처럼 간주되던 그 밤, 우리에게 충만한 것이라고는 오로지 감수성뿐이었다. 선배는 만취한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테이블을 몇 개씩 이어붙여 간이침대를 만들었다. 선배와 단둘이 대화할 기회를 갖기 위해 취했지만 취하지 않은 척하고 있던 내가 선배를 도왔다. 모두 잠든 밤, 그 밤에도 오늘처럼 향초를 사이에 두고 선배와 내가 마주앉았다. 몸이 비틀거려 내 다리가 의자 아래로 자꾸만 떨어져내렸다. 취기 때문에 선배의 입술이 지나치게 붉었고 나는그 입술을 훔치고 싶어 안달이 났었다. "언젠가 저 벽에 불꽃을 그려놓고 싶어." 선배가 내 뒤를 보며 말했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흰 벽위로 불꽃의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었다. 취중에 나는 약속했다. 내가그려줄게요. 내가 그 말을 입 밖으로 냈었나? 선배가 그 말을 듣고 웃었나? 그것은 기억나지 않았다. 내가 선배의 입술을 훔쳤나? 그것도기억나지 않듯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 않을 수도 있다니. 이것은 무슨 말일까? 내게는 팔딱거리는 물고기처럼 생동감 넘치는, 아이에 대한 기억이 있는데. 나는 정말 알 수없어. 너무 답답한데, 그래서 당신에게 묻고 싶은데 당신은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아. 당신이 너무 바쁜 걸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경찰관은 여전히 헛것을 본 사람처럼 수화기를 붙들고 넋이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내젓고 있어. 나는 불안한 기분에 사로잡혀 의자에서 일어나,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마치 마티니를 마시고 취하기라도 한 것처럼. 휘청, 내 시선이 무너져내리는 그 찰나, 나는 우스꽝스럽게도 어항 속 금붕어와 눈이 마주쳐. 그것은 오래전부터 나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 같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잡한 물풀 사이에서 입만 벙긋거리는 황금빛 물고기. 경찰은 끊임없이 무어라 중얼거리고 사방의 사물들이, 벽이, 도시가 빙글빙글 돌며 나를 향해 비웃기 시작해. 그들이 내게 뭐라 하든, 알지? 나는 정말이지 아무렇지도 않아. 당신의 아내라는 것은 많은 일을 감내해야만 하는 그런 자리지. 그러니까 그런 것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어. 진짜야. 나는 다괜찮아. 그런데 있잖아. 다 괜찮지만 자꾸 큰 소리로 묻고 싶어만 지는 것은 왜일까. 당신, 내 말 듣고 있는 거지? 정말 내 말 듣고 있는 거나는 하나도 불안할 게 없었어. 그런데, 당신. 우리의 아이가 존재하지? 응, 그래. 나는 정말 묻고 싶을 뿐이야. 이렇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그가 마지막으로 거처한 집, 자기자신의 기쁨만을 생각하며 꾸린 집의 평온 속에서 어느날 사색에 잠겨 이런 말을 했다. "글은 바람처럼 들이닥친다."
그건 벌거벗고 잉크로 만들어진 것, 쓰인 것이고, 삶의 다른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를 스쳐 지난다. 그와 비견할 게 더는 남지 않았다. 삶 자체가 우리를스쳐 지나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이 글은 삶의 비용으로 만든 글이며 디지털 잉크로 만들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는게 유그래, 그런 좋은 것들은 하나도 유별나지 않다. 다만 자기가 치러야 할 대가가 올그런이 치러야 할 대가보다 크단 걸 보부아르는 알았다. 그리고 결국, 자기는 그런 대가를 치를 사정이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제발 파리를 버리고 시카고로 와 함께 살자고 올그런이 사정했을 때, 보부아르는 이렇게 편지를 보냈다. "난 행복과 사랑만을 위해살 수 없어. 내 글쓰기와 일이 유일하게 의미를 가지는 곳일지도 모를 이곳에서 계속 글을 쓰고 일을 하는 걸 단념할 순 없어."
글을 쓰면서 행복과 사랑과 가정과 아이도 가질 수 있지는 않았을까? 보부아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게 얼마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인지 경험했다. 그럼에도 난 어린 나이부터, 내가 그리 선택만 한다면, 내 저작만큼은 작가인 내가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음을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