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살아가다 어느 날문득 소설을 쓰기 시작했듯,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글도 쓰지 못하는 때가 올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글과 완전히 멀어져 헤어질 수밖에 없을 때가. 조금씩 각오하고 있다. 만약 십 년 뒤에도 내가 글을 쓰고 있다면, 첫 문장을 고민하며 서너 계절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사람으로 존재한다면, 그때에도 누군가가 당신은 어째서 소설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웃을 수 있다면 좋겠다. 마음을 설명하려고 애쓰는 삶을 충분히 살아서 더는 그럴 필요 없는 사람이길.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겐 소설이 필요합니다, 라고 분명히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오늘도 나는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