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가로등들이 켜지며 연노란 불빛을 퍼뜨렸다.
루드빅은 희미한 밀짚 빛 후광을 두른 두 가로등 사이에서 있었다. 저 위 검은 창유리 뒤에서 에바가 그의 얼굴 표정을 분간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녀는 그 표정을 보았다기보다 짐작했다. 자신이 아는 그의 얼굴을 다시 조합해냈는데, 상상력을 조금만 가미해도 형상이 뒤틀렸다. 루드빅이 호주머니에서 손을 빼 옷깃으로 가져가 단추를 채운뒤 위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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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물은 말이죠, 눈물을 씻는다는 거 말예요!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뿐 아니라 살 속에서 배어 나오는눈물을 말하는 거예요. 목구멍에서 은밀히 흐르는 눈물이요. 목덜미에서 시작해 허리로 흐르며 피와 숨결과 침과맘에 뒤섞이는 눈물이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 깊은곳에 눈물 소금인 긴 종유석들이 있는 걸까요? 병실에서환자들을 씻길 때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종유석들이 웅웅대는 소리가 들려요. 죽은 이들을 씻길 때면 눈물의 이응고물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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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물은 말이죠 눈물을 씻는다는 거 말예요!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뿐 아니라 살 속에서 배어 나오는눈물을 말하는 거예요 목구멍에서 은밀히 흐르는 눈물이●요. 목덜미에서 시작해 허리로 흐르며 피와 숨결과 침과땀에 뒤섞이는 눈물이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 깊은곳에 눈물 소금인 긴 종유석들이 있는 걸까요? 병실에서환자들을 씻길 때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종유석들이 웅웅대는 소리가 들려요. 죽은 이들을 씻길 때면 눈물의 이응고물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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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세 번째 인물인 주인 여자가 등장했다. 몸이 배(梨)처럼 생기고 술 많은 희끗희끗한 머리를 들어 올린 예순 살쯤 된 여자였다. 벽돌색 드레스에 꽃무늬가 든 커다란 숄을 두른 여자는 두꺼운 장목 덧신을 신고 있었다. 그녀가 몸을 곰처럼 흔들며 걸어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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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음악에 떠밀리듯 한 술집 안으로 들어간다.
몇 계단 내려서자 천장이 낮은 넓은 홀에 이른다. 연기가자욱해 사람들이 거기서 무얼 하고 있는지 당최 알 수 없다. 그래도 구석에 놓인 엄청나게 긴 당구대를 알아본다.
거기 깔린 초록빛 융단이 개흙과 개구리밥으로 영롱한광채를 발한다. 몽글몽글 피어나는 안개 너머로 은빛 큐를 든 사람 몇을 얼핏 본 것 같았다. 존재하지 않는 공을맞추려고 그들이 당구대 쪽으로 바싹 몸을 기울일 때마다 초록빛 물 융단에 반사된 얼굴이 살짝 환해진다. 개구리의 낯짝 같기도, 라톤 분수대 조각상의 얼굴 같기도 하다. 돌출된 눈을 크게 뜬 그들이 개구리처럼 입을 활짝 벌린 채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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