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때는 우리 집 지하실에서 수백 개의 지퍼와 어깨심과 주머니를 재봉질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곳에서 나는 누군가의 놀림을, 누군가의 침묵을, 그들이 서로의 머리카락에 대해 묻는 질문을, 그들의 발걸음의 의미를, 그들의 피부색을, 그들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을, 그들이 쓰는 언어의억양을, 그들이 입은 치마의 치수를, 그들이 선택하는 꿈을,현기증 나는 그들의 뒷이야기를 분석했다.
군중 속에서 나와 똑같은 사람을 발견하던 순간, t를 수많은가능성 속에서 잃어버린 순간, 이미 지나쳐서 잔상만 남은,그러나 여전히 삶에서 휘발되지 않은 순간들을 한 번 더 목도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그 마음을 아몬드 모양 꿈에 저장하기로 한다. 테니스 열매의 씨앗이 있다면 꼭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설령 이 모든 것이 한 편의 지어낸 소설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연결과 사랑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배배 꼬여 움푹한 어둠 속에 자리 잡은배꼽, 모두가 공평하게 나눠 가진 그 배꼽에 힘을 주고 언제라도자신의 빛을 기쁘게 뻗어가길 바랍니다. 빛이여. 함께 있으라!
여기 이렇게 존재하는 나는도대체 누구인가.그리고 지구상에 오직 하나뿐인 나를둘러싸고 있는 너‘는누구란 말인가.
밤의 들판과 도시와 들판이 지나가고 버스 창밖으로 십자가를 세다가 졸다가 아는 간판이 나오면 기지개를 켜던 그때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