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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맛있어! 먹고또먹고 애벌레 - 애벌레와 함께 경험하는 나비 한살이 ㅣ 호호랑 같이 보는 만화 그림책
김나영 지음, 김진혁 그림 / 아자(아이들은자연이다) / 2025년 11월
평점 :
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된다는 자연관찰적 묘사보다는 그 과정에서의 기적같은 성장에 더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다섯 살 아들은 나비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환희를 온전히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읽어주는 내가 애벌레가 성장하는 데에서 오는 그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100세 시대에 30대인 내가 번데기 단계에 속해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애벌레처럼 많이 움직이고 많이 먹고 살아남으면서 지내왔다.
그러나 지금은 찬란한 성과를 내고 있지않다. 그저 나의 자리에서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내게 주어진 일을 해내고 있을 뿐이다. 밖에서 보면 아무것도 일어나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내 안에서는 무수히 배우고 깨달아가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런 번데기 시절을 거쳐 비로소 화려한 나비가 되어 날개짓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번데기 시절이 없다면 나비가 될 수 없듯이,
이 책 속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번데기 시절에 움직임이 없다고 속이 궁금하다고 그대로 번데기를 갈라버리면 나비가 될 수 없다.
번데기 시절을 인내심있게 그 속에서 성장하다보면 나비가 된다.
어른도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 <풀은 맛있어! 먹고또먹고 애벌레>
번데기인 내가 애벌레인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서로의 성장을 대견하게 여겨주는 독서 시간이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