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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삼키는 아이 ㅣ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사사프라스 드 브라윈 지음,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5년 10월
평점 :
5살 나의 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서 내 마음이 아려왔다. 내가 나의 아들을 <감정을 삼키는 아이>로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하고 싶은 말, 떠오른 생각, 표출하는 행동을 모두 나만의 잣대로 막으려고 했던 건 아닐까? 틀린 감정이란게 존재할까? 틀린 감정은 없다. 어떤 감정이든 존중받되, 건강하게 행동으로 표출해 내는 방법을 가르치면 될일 이었다. 그러나 나는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치기 보단 감정을 억제하는 쪽으로 양육해온 것같다. 아이가 감정을 삼킬 수록 그림 속 부들이가 점점 커졌다가 그림책 말미에 감정을 표현해 낼 줄 알면서 부들이가 점점 작아지는 모습을 보며 아들에게 말했다. "너의 부들이는 지금 무슨 말을하고 싶대? 솔직히이야기해봐" 그랬더니 아들이 조금 고민하더니 조잘조잘 자기 생각을 내뱉는다. 너도 너만의 감정이 있는 인격체인데 체구가 작은 어린 아이라는 이유로 감정을 존중받지 못했다니..
이 책을 덮으며 저는 결국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가 감정을 억누르며 자라기를 원하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무심코 던진 말과 행동이 아이의 마음을 막아버리는 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고, 다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다루느냐가 중요하다.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을 안전하게 꺼내놓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그 순간을 존중해주는 것이 진정한 양육이 아닐까.
『감정을 삼키는 아이』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그림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아들에게도, 또 나 자신에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의 감정은 틀리지 않아. 그 감정을 존중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