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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을동이 있어요 ㅣ 알맹이 그림책 71
오시은 지음, 전명진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4월
평점 :
「곤을동이 있어요」 (오시은 글 / 전명진 그림/바람의아이들)
소녀의 모습
소녀의 손에는 동백꽃이 있습니다.
무슨 내용일까요?
그림책 표지를 보면서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습니다.
곤을동이 무엇일까요?
이 그림책을 통해
곤을동의 진실을,
제주도에 대해
또 하나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끼가 낀 그대로...
하지만 그곳에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모두 사라졌지만
모든 것이 생각납니다.
아낙은 애기구덕을 흔들며 자장가를 불렀고
바닷가에 고기잡이 어부들의
얼굴엔 웃음이 피었습니다.
고문이 마을을 덮치던 날...
땅을 울리는 군홧발
집에서 끌려나온 사람들...
탕 탕
동백꽃 봉오리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에서 벌어진
무장대와 토벌대의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1948년 4월 3일.
제주 4.3은
3만여 명의 민간인이 국가 폭력으로
희생당한 역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곤을동은
제주시 화북일동에 위치한 해안가 마을입니다.
아름다웠던 곤을동은
4.3 당시 곤을동은
해안가 마을 중 유일하게
초호화 작전으로 사라진 마을입니다.
[이 이야기는요...]
너무나 예쁜 마을이 처참한 모습으로 남겨진 걸 보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한때는 그 어느 곳보다 따스했을 곤을동, 거기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평범했던 삶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삶과 죽음이 너무 가까이 달라붙어 있던 그때의 이야기도 전하고 싶었고요.
자장가, 멸치잡이, 연자방아 노랫말은 제주에서 전해지는 노랫말을 각색했어요. 바람 같은 제주의 언어가 여러분의 마음에도 가닿길 바랍니다. 동백꽃처럼 스러진 이들의 아픔도요.
이 책의 제목은 “있어요,”로 끝난다.
그곳, 곤을동에는 바람과 자장가와 따듯한 저녁밥이, 사람들이 있었다.
책을 펼치면 동백꽃잎처럼 선연한 글과 그림이 독자의 손목을 붙잡고 묻는다.
“그런데 그들은 있지 않나요?”라고
아픈 역사는 감추기 어렵다.
기어코 이렇게 투명한 그림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라진 곤을동을 되찾아주고
제주를 더욱 싶이 사랑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김지은(아등문학평론가, 서울예대 교수) 추천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