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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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은 살해당했어요.
그게 이 사건의 유일한 진실이에요.“


파울로 코엘료 작품 이후로 오래간만에 남미 소설을 만났다. 아르헨티나 출신 클라우디아 피녜이로는 해외 문단에서는 이미 유명한 작가였다. <엘레나는 알고 있다>로 독일 문학상인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하고,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조만간 넷플릭스에 <엘레나는 알고 있다>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공개될 예정이라고 해 기대를 품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엘레나는 알고 있다>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 엘레나가 딸 리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숨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분투하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범인을 추적하는 동안 드러나는 진실이 굉장히 무겁게 다가와 때론 숨이 막히기도 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밤, 엘레나의 딸 리타는 성당 종탑에 목을 맨 채 발견된다. 경찰이 바로 수사에 나섰지만 별다른 타살 증거가 없어 이내 자살로 결론 내리고 사건을 종결시킨다. 하지만 엘레나는 딸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실 리타는 어릴 적부터 번개를 무서워했다. 성당 십자가는 "우리 마을의 피뢰침이란다."라는 아버지 안토니오의 말을 듣고 비바람 부는 날이면 성당 근처에는 얼씬도 않던 리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후안 신부의 배려로 성당 소속 학교에서 근무하지만 여전히 번개 치는 날에는 성당을 피했던 것이다.


엘레나는 리타가 죽던 날 갑자기 그녀의 행동에 변화가 생겼을 리가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인을 비롯해 신부, 담당 경찰에게 계속 호소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엘레나는 결국 살인범을 찾기 위해 혼자 수사하기로 마음먹는다.


소설에서는 말로만 듣던 파킨슨병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다. 파킨슨병은 중추신경계에서 도파민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병으로 이 병에 걸리면 뇌가 명령을 내려도 신체 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고 우울증, 불안, 치매 증상까지 겪게 된다.


고개를 숙인 채로 늘 아기처럼 침을 흘리며 한 걸음 내딛는 것조차 어려운 엘레나는 대신 범인을 찾아줄 사람을 찾는다. 기억을 더듬어 이십 년 전 모녀의 도움으로 무사히 아이를 낳은 이사벨을 떠올린 엘레나.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사벨이 여전히 그곳에 사는지 확신이 없었지만 엘레나는 알약의 힘을 빌려 한 걸음씩 내딛는다. 지나가야 할 곳을 반복해 되뇌며 기차와 택시를 타고 그녀를 찾아간다. 다행히 이사벨을 만났지만 의외의 반전이 펼쳐진다. 그리고 엘레나는 지난 시간 믿어왔던 스스로의 가치관에 물음을 제기한다.


엘레나와 리타는 여느 모녀지간처럼 서로 다투고 생채기를 내면서도 늘 함께였다. 엘레나는 딸에 대해 자기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믿고 있으며 다소 거칠지만 그 또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가족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하지만 수사를 거듭해 가며 엘레나는 자기 딸에 대해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엘레나가 모성애라고 여긴 것은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기보다 자신도 모른 채 주입되어 있던 사회규범을 딸에게도 강요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엘레나는 알고 있다>는 인물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성 역할이 과연 자연스러운 것인지 선대 여성이 살아온 삶의 경험과 지혜라는 이름으로 후대 여성에게 강요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양육, 돌봄과 같은 문제는 객관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자연의 섭리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절대적으로 옳고 선한 일이라 믿었건만 누군가에겐 죽음과 맞바꿀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인간이라는 종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문제는 끊임없이 우리와 함께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굳어가는 몸에 갇힌 엘레나가 힘겹게 걸음을 옮기며 잔인한 진실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처음에는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다가 왠지 모를 배신감에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미래에 내가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고, 이미 비슷한 문제로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있을 누군가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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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6 - 상업의 길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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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정복 군주 고구려의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이야기는 익숙한듯하지만 실상 그에 대한 자취는 지극히 한정적이다. 남아있는 자료라고는 광개토대왕릉비에 새겨진 비문과 <삼국사기 > '고구려본기' 속 일부뿐이고 이 또한 충분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지난 20여 년 간 직접 만주·백두산·실크로드 등 해외 답사를 다니며 광개토태왕의 원정길을 추적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고구려 역사와 그 시대의 생활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간접 자료 확보해 10부작을 목표로 한 대하 장편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의 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기자 시절부터 전업작가가 되어 지금껏 해온 모든 글쓰기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작업이었다고 한다. 고된 작업을 응원하는 마음과 더불어 어떤 팩트에 근거해 사라진 역사의 빈 공간을 채워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1년 가까이 담덕 북클럽에 참여해 그의 소설과 함께 하고 있다.


요동 정벌의 서막


6권에서는 영락태왕으로 빛나는 담덕의 초반 치세를 담고 있다. 당시 고구려의 주변을 동서남북으로 나누어보면 북동쪽에는 숙신이, 동남쪽에는 왜국이, 남쪽에는 백제와 신라가, 서쪽에는 후연과 북위가, 북쪽에는 거란과 부여가 있었다.


개인도 뜻을 펼치려면 우선 생계가 해결되어야 하듯 나라가 부강해지기 위한 방법도 마찬가지였다. 담덕은 국고를 튼튼히 하기 위해 상업의 길을 닦기로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역참과 흑부상을 활용해 정보 전달 체계를 확립하고 노략을 일삼던 거란의 비려를 정복해 인삼과 철의 교역로를 확보한다.


그동안 험준한 산세에 막혀 외부와의 교류가 어려웠던 고구려는 사방으로 길을 넓혀 수레가 왕래하고, 중원은 물론 서역의 상인들까지 다닐 정도로 문호를 개방했다. 이때 닦은 길은 전쟁 시에는 군사들의 진군로가 되어주기도 했다. 이렇게 고구려가 내부적으로 안정을 찾아갈 때쯤 미래의 장수왕이 태어난다.


양수겸장 그리고 백제 한성 공략


혼란스러웠던 중원의 5호 16국 시대. 고구려는 거란의 일부인 비려를 정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거란의 서쪽에 있는 북위와는 선린외교를 펼쳤지만 더 가까이에 있는 후연은 여전히 고구려에 위협적이었다. 이에 담덕은 기지를 발휘해 북위의 탁발규와 양수겸장의 전략을 펼쳐 후연을 압박하기도 한다.


한편 담덕의 할아버지 고국원왕을 전사하게 만들었던 백제 역시 여전히 남쪽 변경을 자주 침범하며 고구려를 위협하고 있었다. 담덕은 북위와 후연이 대치하는 틈을 이용해 도발을 일삼던 백제를 수륙양면 작전으로 공격한다.


주로 인삼 재배지를 두고 다투던 때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직접 백제의 수도 한성을 공격했고, 아신왕을 무릎꿇혀 영원한 노객의 맹세를 받아낸다. 신하들은 이대로 백제를 확실히 토벌할 것을 주장하지만 담덕은 자신의 포부를 밝히며 신하들을 설득한다.


"사람이 작은 꿈을 가지면 소인이 되고, 큰 꿈을 가지면 대인이 되는 법입니다. 나라도 마찬가지로 큰 꿈을 가지고 발전시켜야 대국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대국이 된다는 것은 땅만 크고 백성이 많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단군왕검 시대부터 내려온 우리 민족의 홍익인간 정신을 살려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광개토태왕의 치세를 복원하는 일은 무슨 의미일까


찬란했던 역사의 한때에 도취되어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단순히 거기서 끝나기보다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광개토태왕 담덕의 노마드 정신은 안주하는 삶의 방식에 매달리기보다는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 나가는 창조성을 지향하도록 일깨워준다.


6권은 참합피 전투를 앞둔 북위와 후연의 대립, 고구려가 백제와의 전투에서 승리해 노객의 맹세를 받으며 마무리되었다. 광개토태왕 담덕, 휘하의 고구려인들은 물론이고 (맹세를 한 후에도 또다시 도발할) 백제 아신왕 그리고 중국 중세사의 한 축을 맡은 탁발규와 모용수를 비롯한 선비족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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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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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출간돼 지금껏 600백여 만 부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김진명 작가의 첫 장편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졌지만 안보 측면에서 보자면 뚜렷한 자구책이 없는 지금 과거 핵 개발 비사에 관한 담론은 다시금 되새겨볼 만하다.

출간 이후 꾸준히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소설인 만큼 우리 집 책장 한편에도 자리 잡고 있었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어릴 적 읽을 땐 알쏭달쏭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진행에 가슴이 뛰기도 하고,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 허구일지 고민하며 몰입해 읽었던 것 같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시경(경찰 출입) 기자 권순범은 평소 알고 지내던 부장 검사에게 1978년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가장한 의문의 살인사건에 대해 전해 듣는다. 순범은 추적에 나섰고 당시 피해자는 핵물리학자 이용후 박사로 밝혀진다.

그의 죽음은 의문투성이였다. 국내 연고자가 없는 이용후 박사가 어째서 대통령의 직권으로 국립묘지에 안치되어 있는 건지 미국의 유족들은 왜 일언반구조차 없었던 건지. 13년 전의 그 사건에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예감한 순범은 본격적으로 사건을 파헤친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의 구미에 맞춰 설계된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하고,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과거 이용 후 박사의 죽음은 과거 남한의 핵 개발 시도와 관련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이러한 대한민국을 향한 미국과 일본의 견제는 되려 남북한 핵 합작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준다.

이용후 박사의 사건을 추적해오던 순범은 그의 숭고한 이타심에 매료된다. 결국 대통령의 귀에도 사건의 전말은 전해지고, 미온적이었던 정부는 결국 북한과 합작해 핵 개발에 성공한다. 순범은 그동안의 추적 과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한반도 국방 전략을 제시하는 국방부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한편 유사한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의 발전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일본은 야쿠자와 극우파를 중심으로 한국을 전복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들의 입김은 강경파를 자극해 결국 독도 공습을 강행했고 이때 17명의 독도경비대 전원이 희생되며 양국 간의 긴장은 극에 달한다.

독도를 시작으로 일본은 한국의 공군과 해군을 마비시키고 주요 경제 시설까지 파괴해버린다. 임진왜란, 경술국치 때 비겁한 지도자들의 무능함에 치를 떨었던 지난 시간. 외세의 침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또 다른 외세에 도움을 청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랐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핵 개발 비사

경제 발전과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던 박정희 대통령은 닉슨 독트린을 계기로 북한의 위협과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더 이상 좌지우지되지 않기 위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다. 미국은 눈에 불을 켜고 감시했고 이들의 눈을 피해 제2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던 미국의 핵물리학자 이용후 박사를 한국에 초대한다.

이용후 박사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독재에 반대했기에 처음엔 거부했으나 한국의 상황을 읍소하는 박정희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몰래 핵미사일 설계도를 다리뼈에 몰래 숨겨 한국에 들어온다. 핵 개발을 저지하려는 미국은 사고를 위장해 이용후 박사를 암살한다.

어느 단계까지 진척된 건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핵 무기 개발 시도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소설 속 이용후 박사의 모티브가 되어준 실존 인물 핵물리학자 이휘소 박사에 관한 음모론의 사실 여부는 논란이 있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여전히 유효하고, 남북통일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얼마 전 현직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 환대 받는 모습, 의회 연설 장면을 보며 뿌듯하기도 했지만 워싱턴 선언을 보면 결정권은 오로지 미국에 있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타국의 핵우산 아래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마음만 먹으면 1년 안에 독자적인 핵 무장이 가능하다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현 상황의 한국의 안보는 유사시엔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워질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읽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막연히 느껴왔던 남북 관계나 국제 정세에 대한 생각을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김진명 작가의 뛰어난 필력에 사실과 픽션의 명확한 구분은 어려웠지만 소설에서의 정부 대응은 통쾌함을 넘어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졌다. 실제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무작정 대안 없는 비난보다는 뚜렷한 견해를 가지고 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이번 특별 개정판 서문에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셀프 수식어를 붙이셨는데 귀여우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씀처럼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인정합니다 탕탕탕!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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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보다 1 - 부동산 투자의 허들을 넘자
김형민 지음 / 열아홉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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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막론하고 경제적 자유를 이뤄 성공한 사람들에게 비결을 물으면 대부분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이 '운'이라는 것은 모두가 갈망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론 모호한 개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운의 세례를 받았다고 하는 이들의 주장 중 한결같은 대목은 운을 끌어올리려면 그에 맞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 김형민은 CPA 시험에 합격한 후 회계법인에서 조직생활을 시작했지만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고된 업무에 회의를 느낀다. 선배들을 보며 타성에 젖은 미래의 삶을 예감하고는 개인 사무소를 차려 독립한다. 이때부터 또 다른 고난의 시작이었지만 결과적으론 그에게 운을 가져다준 멋진 터닝 포인트였다.


시간이 흐른 후 머리가 희끗해진 후에도 양복을 입고 서류 가방을 들고 고객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고 싶지 않았던 저자는 아직 젊을 때 치열하게 살아보기로 한다. 그렇게 개업 회계사로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면서부터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동이나 근로 소득이 아닌 안정적인 자산 소득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99보다는 1이 되자."


가진 것도 특별한 재주도 없는 흑수저 출신이 세상의 허허벌판에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저자는 세상 사람들이 의심 없이 따라가는 방향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책에서는 자신만의 사업과 투자 원칙으로 99보다 1을 정한 후 재테크 수단으로 빌딩 매수를 택해 1000억 대 부동산 자산가로 이끈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당초 꿈이던 경제적 자유를 이뤘음에도 여전히 공부하며 회계와 세무, 부동산 투자와 관리 그리고 중개업무까지 하며 부동산을 투자 관리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는 부동산 투자는 주거용이나 토지가 아닌 수익용 부동산, 특히 빌딩 투자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여러 분야의 부동산 투자처 중 빌딩 투자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여윳돈이 부족했기에 자신이 투자한 부동산에서 매달 수익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면서 항상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는 것은 5년 후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라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나 역시 평소 고민해왔던 일이라 더 눈길이 갔다. 저자는 만약 당신이 5년 혹은 10년 후 빌딩을 구입해 건물주가 될 목표를 정했다면 다음의 순서를 참고해 준비하라고 한다.


1. 신문을 반드시 구독해라
(경제지 1 / 일간지 1)

2. 종잣돈을 모아라
(거창한 금액일 필요는 없다)

3. 은행과 친해지고 나의 신용도를 높여라.

4. 충분한 시간을 들여
내가 사고 싶은 곳의 상권 흐름을 파악하고
그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와 친해져라.

5. 조급하게 빌딩을 사지마라.
기다려도 어디 안 간다.

6. 매도인이 왜 빌딩을 매각하는지 분석해 봐라.

7. 정말 마음에 드는 물건을 만났다면
나 혼자 투자할 수 있는지 판단해라.

8. 공동투자를 위한 믿을 만한 사람을 곁에 두어라.

9. 시장에 나와 있는 매매가격은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제시할 수 있는 가격의 기준점을 정해라.

10. 거래가격에 대한 협의가 끝나면 대출 요청과
감정평가 시 주거래 은행의 도움을 받아라.

11. 건물 구입이 끝나면 믿을 만한
임대관리인을 선정하며 신규 임대차계약을
마무리하고 임대 및 건물관리를 맡겨라.

12. 건물을 구입할 때 내가 향후
매각할 가격을 정한 후 그 금액까지 기다려라.


우리가 선택해서 태어난 삶은 아니지만 내가 살아가는 길과 방법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인생을 한 편의 영화로 생각하고 자신의 각본대로 살아가는 저자는 앞으로 10년 정도 더 부동산 투자를 해서 자신이 생각했던 엔딩이 다가오면 비로소 영화의 막을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스스로와 약속한 원고를 마감하기로 한 날. 평소처럼 6시에 일어나 요거트를 먹고 스타일러에 준비해 놓은 옷을 꺼내 입고 지하 주차장으로 가 빨간 페라리를 타고 아침 운동을 위해 신라호텔로 간다는 저자. 하루를 시작할 때의 그 상쾌한 느낌은 나에게 에너지를 주고,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봄날의 햇살이 차 안에 드리우는 아침, 음악과 함께 도로를 달리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남은 인생의 여유분을 생각하는 삶은 많은 이들이 꿈꾸는 삶이다. 성공으로 가는 다양한 길이 있지만 부동산 투자로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라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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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입속사용 설명서
공정인 지음 / 늘푸른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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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부터 이갈이가 끝나는 12세까지
초보 부모가 궁금해하는 모든 내용이 담긴
치과 육아 필독서


아이가 태어나면 기쁨과 동시에 미지의 세계가 열린다고 하죠. 육아는 어렵고 알아야 할 것도 너무나 많지만 정확한 정보를 찾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을 거예요. 게다가 알고 있는 부분이라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당황스러워 놓치는 경우도 생길테고요.


<0612 입속사용 설명서>는 초보 부모들이 임신과 출산부터 개월별, 연령별로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알아야 할 모든 치과적인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도서입니다. 신생아의 입속 관리법부터 유아의 양치하는 법, 충치 관리법을 비롯한 각종 습관 조절 등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사전처럼 정리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치과 치료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달해왔지만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는 활동은 부족한 현실에 착안해 치과전문의이자 외래교수로도 활약 중인 저자는 아이의 성장 발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양육자가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치과 육아 지침서를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치의학의 관점에서 평생 사용해야 하는 영구치가 나기까지 아이의 건강한 치아관리를 위한 주기를 5단계로 구분하고 있어요. 책에는 각 단계별에 해야 할 일들이 세부적으로 정리되어 있답니다.


· 1단계 임신전/임신기

· 2단계 신생아~5개월 무치열기(치아가 없는 시기)

· 3단계 생후 6개월~5세 유치열기(젖니가 나는 시기)

· 4단계 6세~12세 혼합치열기(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시기)

· 5단계 13세 이상(영구치열기)


건강한 치아관리를 위한 예방치의학의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예방은 예비 부모 단계부터 시작된다고 해요. 임신 단계에서도 엄마의 입안 속 유해균이 염증으로 인해 약해진 혈관을 침투하면 자궁까지 이동해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니 아이의 건강한 출생을 위해 미리 숙지해두고 관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치아도 없는데 입안을 닦아줘야 하나요?"


이도 없는 여린 피부의 아기 입안을 굳이 닦아 줘야 하나 많이들 갖게 되는 의문이에요. 겉으론 보이지 않아도 아기의 입안에는 많은 세균이 번식해 있다고 해요. 충치를 일으키거나 잇몸을 상하게 하는 원인균들을 제거해 주면서 아기가 이 시기부터 부모와 이 닦는 것을 습관화해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사실 신생아의 입안 속은 원래 무균상태로 태어나지만 첫니가 나는 생후 6개월 즈음되면 절반 이상의 아기들이 이미 충치 원인균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충치 원인균의 감염 시기를 최대한 늦출수록 좋겠죠? 아이의 입속 관리법 그림을 보며 따라 하기 좋을 것 같아요.


생후 3~4개월 무렵이면 입술과 혀, 손의 감각과 운동 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뭐든 입으로 가져가는 시기가 오죠. 이 시기를 구강기라고 하는데 이때는 위험한 것, 비위생적인 것들을 아기의 손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일거예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이 시기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면 자연스레 지나간다고 해요.


아이는 입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안정감을 얻는 구강기. 그래서 많은 부모님들이 애용하지만 한편으로는 설왕설래하게 만드는 공갈젖꼭지 사용 시 주의법. 끊어야 하는 시기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6개월 무렵이면 이제 유치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시기예요. 유치의 개수는 총 20개인데요. 아이의 유치가 다 온 후 완성된 상태를 미리 알고 있으면 좋다고 해요. 또한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양치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죠. 각 개월별 단계별 치아 발육 상태에 따른 양치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의 치아 관리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 중 가장 첫 번째는 충치가 생기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일 거예요. 사실 어른들도 치과는 무섭잖아요. 어린아이가 충치치료를 받으려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힘든 일이에요. 더군다나 유치의 충치는 영구치에 영향을 미치고 충치는 그 흔적이 평생을 간답니다.


그래서 충치가 왜 생기는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충치가 생기는 원인은 세 가지라고 해요.


1. 충치를 일으키는 원인균이 있어야 시작된다.
2. 입안의 뮤탄스균은 당분을 먹고 산다.
3. 부식될 치아가 있어야 충치가 완성된다.


충치의 주범인 뮤탄스균은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가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양육자가 구강관리를 신경 쓰면서 아이에게 옮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자일리톨이 이 뮤탄스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데 껌이나 정제로 섭취할 수 있어요.


충치 예방에 의외로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이 식이습관 조절인데 이 부분은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죠. 정해진 시간에 음식을 먹으며 침의 자정작용과 중화작용으로 세균이 공급되지 못하도록 하고, 초코나 사탕 등 당이 많은 음식은 되도록 줄이는 일이에요.


특히 최악의 조합은 단맛이 나며 치아에 달라붙는 젤리나 캐러멜 종류라고 해요. 이 군것질들은 치아에 착 달라붙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충치균에 당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불가피하게 먹었다면 아이가 바로 양치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주고요. 이건 아이뿐 아니라 모두가 지켜야 할 수칙이네요.


아이가 태어난 후 입안속과 얼굴의 변화는 만 12세까지 이어진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부모들이 알아야 할 치아 관련 육아 지식은 물론이고 이갈이, 손가락 빨기 등 악습관의 조절과 부정교합 치료를 비롯한 균형 잡힌 얼굴 성장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다뤄 필요할 때마다 해당 부분을 찾아보기 좋은 육아책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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