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자본주의의 흐름은 한마디로 말해 ‘복지국가’나 ‘큰 정부’와 함께한 것

자본주의의 현실에서 ‘신자유주의’의 극단적 주장이 실현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것

국가가 직면하는 막대한 재정 적자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떤 문명국이든 국민에게 "건전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영위할 권리"(일본국 헌법 제25조)를 보장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장차 선진국에서 마르크스적 사회주의·공산주의가 실현될 가능성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

타인의 불행이나 슬픔을 조금이라도 자신의 문제인 양 공감할 수 있는, 조금이라도 공감하려고 드는 지성과 정신의 기본적 자세가 중요하다.

의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은 인류가 아는 ‘상대적으로’ 가장 좋은 제도이기는 하지만 결코 완전무결하지는 않으며 하나같이 큰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고전’ 속 사상가들은 가르쳐준다. ‘고전’의 독자인 우리들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것을 배움으로써 오히려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것이라도 특정 ‘고전’의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를 절대화하고 그것에 기초하는 일원적 사회변혁을 시도한다면 우리는 ‘자유’를 잃을 것이다. 거꾸로 말해 ‘고전’은 현대인에게 계속해 읽힘으로써 오랜 생명력을 얻고 현실 사회의 경험적 비판과 개량을 시도하는 가운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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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알려지지 않은 미국 400년 계급사 - 미국 백인 민중사
낸시 아이젠버그 지음, 강혜정 옮김 / 살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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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이라면 역시 벽돌책. 검증과 사실을 위하여 극한의 노력으로 쓴 책. 미국이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은 이 책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을 듯. 아니 꼭 이 나라만이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은 없으니 여전한 계급사회인 곳은 이 지구상에 매우 많다는 사실에 근거한 이해를 바탕으로 쓴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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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근대 자유주의의 지적 전통에는 두 개의 이질적 흐름이 있다. 하나는 로크, 흄 등의 ‘자유주의·개인주의’의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루소, 벤담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평등주의·사회주의’의 흐름이다.

① 경제적 자유주의의 성공이 코브덴 같은 신흥 자본가층의 부를 증대시켜 자유주의와 평등주의가 일치한다고 생각된 것, ② 자유방임 이데올로기의 단순성과 평이함이 일반 대중의 지지를 얻기 쉬웠던 것, 그리고 ③ 이 단순한 이데올로기를 비판해야 할 지적 세력 특히 역사주의(보호주의)와 마르크스 사회주의가 학문적 무력함 탓에 유효한 비판을 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유주의의 본류가 루소나 벤담 등의 평등주의나 민주주의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에 최대의 가치를 부여하는 흄 등의 개인주의에 있다고 명확히 주장한다.

단적으로 말해 케인스는 벤담 이후의 19세기 영국 자유주의가 18세기의 진정한 자유주의 정신을 망각한 것을 비난하고 있는 데 비해 하이에크는 18세기, 19세기의 구별과 무관하게 영국의 ‘참된 개인주의’와 대륙의 ‘거짓된 개인주의’를 대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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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이 하고 싶었던 말

"임무라니, 테레자, 그건 다 헛소리야. 내게 임무란 없어. 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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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분 상승에 실패한 사람들은 하나의 문명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백인 쓰레기에 대한 최악의 고정관념을 이용하고, 영화가 제작되는 나라 일부에 버젓이 존재했던 빈곤을 무시하는 오싹한 모험담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서바이벌 게임>의 뒷이야기에서 하나의 잔인한 아이러니가 발견된다.

빈곤의 존재를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할 때 중산층 미국인들이 느끼는 불편한 심기는 머릿속 이미지와 현실의 단절을 한층 부각시킨다.

마뜩잖을지 모르지만, 백인 쓰레기는 우리나라 서사에서 중심이 되는 가닥이다. (때로는 보이고, 때로는 보이지 않는) 그런 사람들의 존재야말로 미국 사회가 우리가 의식하고 싶지 않은 이웃들에게 부여한, 자꾸 바뀌는 꼬리표에 집착한다는 증거다. "그들은 우리가 아니야"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싫든 좋든, 그들은 우리이며 항상 우리 역사의 본질적인 일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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