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분 상승에 실패한 사람들은 하나의 문명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백인 쓰레기에 대한 최악의 고정관념을 이용하고, 영화가 제작되는 나라 일부에 버젓이 존재했던 빈곤을 무시하는 오싹한 모험담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서바이벌 게임>의 뒷이야기에서 하나의 잔인한 아이러니가 발견된다.

빈곤의 존재를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할 때 중산층 미국인들이 느끼는 불편한 심기는 머릿속 이미지와 현실의 단절을 한층 부각시킨다.

마뜩잖을지 모르지만, 백인 쓰레기는 우리나라 서사에서 중심이 되는 가닥이다. (때로는 보이고, 때로는 보이지 않는) 그런 사람들의 존재야말로 미국 사회가 우리가 의식하고 싶지 않은 이웃들에게 부여한, 자꾸 바뀌는 꼬리표에 집착한다는 증거다. "그들은 우리가 아니야"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싫든 좋든, 그들은 우리이며 항상 우리 역사의 본질적인 일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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