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김나연 외 지음 / 싱긋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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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들어본 것들인데, 이게 언제부터 유행이었구나 혹은 왜 유행이었구나 하는 부분을 알게 된다.
제목은 2023이지만 2022 연말에 돌아보는 現 유행 정도로 생각하면 맞지 않을까. 2021이나 2020 대비 어떤 것들이 등장하거나 성장했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알려준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었다기보다는 산재해 있던 정보를 한데 모아 훑어본 느낌이다.

모아서 적당히 분류해놓고 보니 그와중에도 전체적인 맥락이 있음을 좀 느끼게 되어 신기했다. 젊은 사람들 사이의 트렌드는 전반적으로 희소성을 추구한다. 브랜드 경험에 돈을 쓰는 경향도 '나다움'을 파고드는 점도 사실은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싶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번지는 세태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유일한 나'이기 때문에 집중하게 되는 게 아닐까.

가장 마지막 특별 챕터에서 다룬 키워드 'Cool'에 포함된 의미들처럼,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고 멋있는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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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표현형 - 출간 40주년 기념 리커버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장대익.권오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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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때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인간적임(?)이 같이 읽히는 재미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어조에 변명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도 밝혔듯 이전에 발표한 그의 글에 대한 세간의 반응이 있었고, 이 책은 그중 어떤 오해들에 대한 변론이기도 하다. 당시 '이기적 유전자'에서 내용과 표현 면에서 파격적인 구석이 있었고, 리처드 도킨스는 '그 표현을 이렇게 받아들일 줄 몰랐다'는 식으로 부연하여 설명한다.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유전자라는 분자와 개체의 관계에 주목하고, 개체를 주된 단위로 삼아 서술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유전자 중심으로 현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좀더 확대된 논의를 하는 이 책에서는 역시나 개체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진화 개념의 한계를 짚으면서도, 유전자의 영향은 해당 단일개체를 벗어나 다른 개체 혹은 집단까지도 미친다고 설명한다.

주목할 점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제안했던 '확장된 표현형' 개념이다. 유전자의 표현형은 개체에 내재한 특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개체의 행동에도 나타난다. 유전자가 환경에 대해 반응하는 모든 영향, 행동이나 행동으로 이루어진 결과물까지도 확장된 표현형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몇 가지 확장표현형을 제시하는데, 동물이 건축물을 지음으로써 환경을 변형시키는 것, 다른 생명체를 조작하는 것을 든다.

이기적 유전자에 비해 읽기가 어려운 편이지만, 생명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는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읽었다는 데 개인적으로 의의를 둔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대학생 때 두 번째로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 리처드 도킨스가 "꼭 한번 읽어 보세요"라고 어필하는 책을 읽어 좋았고 재미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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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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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엄마의 책상 앞에 있던 메모 구절을 이 책에서 발견했다. "생각은 명석하게, 표현은 명료하게". 번역문은 다르지만 아마 같은 출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엄마와 좋은 글을 공유했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이 더 좋아졌다.

축약된 제목이라 그 의미를 예상했던 것과 내용은 조금 달랐다. 좋은 사람을 알아보고 곁에 두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일 것 같다고 추측했는데 아니었고,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알려주는 쪽에 더 가깝다. 살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명성을 얻고 유지하는 방법을 나열하는 식이다.

한참 과거를 배경으로 한 글이기도 하고 비유적 표현이 많아서 번역자의 각주를 따라 읽는 것이 좋다. 원문에서도 여러 문헌의 표현을 인용하기 때문에 꼼꼼히 읽으면 더 재미있다.

하지만 사람과 군중의 특성은 당대와 지금,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 사회생활을 할 때도 적용될 팁이 된다. 다른 포인트이지만 이정도로 인류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다시금 좋은 제도의 필요성에 가치를 두게 된다.

저자는 상당히 단호하고 비관적이어서 웃음 포인트가 된다. (p.241 바보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바보이고,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그중 절반은 바보다. 어리석음이 세상을 지배했다.)


세상에서는 정중함과 관대함, 신의가 사라졌다고 해도 당신 가슴속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있다고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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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생활 - 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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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의 수필을 읽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에세이를 읽는 보통의 목적은 이런 것이다. 작가만의 개성있고 참신한 표현으로 풀어낸 일상의 모습을 읽고 정신적 긴장을 풀기. 그래서 본인의 글쓰기 영역이 있는 작가의 에세이를 좋아한다.

임진아 작가의 몽글몽글 수수한 그림과 그에 곁들인 글을 좋아한다. 해서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책을 얼른 읽어보았다. 내면의 온도가 비슷한 글은 이렇게나 읽기에 편안하고, 또 감수성이 적당히 다른 글은 세상을 달리 느껴볼 계기가 된다.

'쓰는 독자'로서 펴는 책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독서에서 파생된 경험과 독서라는 행위 자체에서 나온 생각이 담겨있다. 요즘 나는 독서생활에 있어 효율과 넓이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래서 작가의 읽기란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에 더 관심이 갔다. 이 책을 읽은 후에도 내 고민은 아마 죽을 때까지 양극을 오고가겠지만, 책을 사랑하는 다른 이의 독서 경험을 보는 것은 즐거웠다.

특별한 작가의 글맵시가 좋았다. 공해같은 에세이들 속에서 내게 맞는 책을 찾은 기쁨.

지식 확장의 목적만이 아니라 독서 자체의 경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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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잔인해지는가 - 타인을 대상화하는 인간
존 M. 렉터 지음, 양미래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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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읽고싶은 책으로 찜해두었던 책을 드디어 읽었다 🌝 평소 무섭게 생각하는 현상을 자세히 알면 좀 덜 무서울까 하는 마음도 있고, 앞으로 내가 하려는 일에서 알면 더 지혜로워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 사회에 만연한 현상을 잘 아는 시민이고 싶어서다.

대상화라는 용어를 볼 때 이미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권위있는 문서에서 정의한 내용을 본 적은 없다. 평소 자주 접하는 용어이기도 한데, 쓰이는 범위는 한정적이다. 내가 본 주요 쓰임새는 '성적' 대상화. 대상화 자체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싶기도 했고, 여러 분야에서 다뤄지는 내용을 알고 싶었다.

부제목으로써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긴 하지만 이 책의 메인 테마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상대로 왜 이다지도 잔인해지는가'이다. 그 논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그 이유를 '타인에 대한 대상화'로 짚고 있고, 따라서 대상화의 범위와 단계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이 과정에서 심리학, 사회학, 종교와 철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검토하는데, 그래서 조금 중구난방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따라가다 보면 풍성한 내용에 만족하게 된다. 사실 동양 철학과 종교 부분에 들어가서는 약간 정신이 아득해짐과 동시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 부분은 잘 견뎌야 한다ㅜㅜ

인간이 '왜' 잔인해지는지를 알아보는 것에는 why도 있지만 how도 포함된다. '왜'라는 포괄적인 질문을 잘게 쪼개어, 어떤 배경에서 (예를 들면 사람의 인식과 관련된 연구) 대상화가 가능한지도 알아보는 식이다.

흔히들 잔혹성의 이유로 타인을 나와 같이 '인격이 있는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단순화 해 말하곤 한다. 그 후의 주장을 전개하기 위한 발판이 되는 내용이라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 주제는 대충 알고 넘어간 채로 다른 주장을 하기 어려운 것임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

팬데믹 이후 사람 사이 단절이 더 만연해지고 강해졌다. 기술 발전에 힘입어 사회는 타인에 공감하지 못하도록 더 유도되고 있다. 책이 꽤 많은 범위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사람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아동·청소년 교육에 반영해야 할 필요성을 간절히 느낀다.

잔혹성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누구든 잔인한 사람이 되기 쉽다. 내가 살아가는 곳이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풍요로운, 그래서 인간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폭력이 규범이 된 상황에서는 과도한 잔혹 행위―흔히 피해자가 지닌 인간적인 측면들을 지우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행위―또한 스스로를 인격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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