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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 - 현직 초등교사가 만든 하루 15분 빙고혁명
김양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평점 :

방학이 시작되면 부모들은 늘 마음이 바빠진다. 학원을 더 보내야 할지, 문제집을 몇 권 더 풀려야 할지,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불안이 먼저 고개를 든다. 나 역시 방학 계획표를 들여다보며 아이의 시간을 빈틈없이 채워야 하는 것 아닐까 고민하곤 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는 내게 조금 다른 질문을 던졌다. "아이에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 가 아니라 "아이는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 였다.

생각해보니 내 어린 시절의 방학은 계획표보다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친구들과 계곡에서 물장구를 치고, 동네를 뛰어다니고, 매미 소리가 쏟아지는 오후를 보내던 시간들 말이다. 무엇을 배웠는지보다 어떻게 놀았는지가 더 선명하게 기억난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이야기한다. 방학을 공부의 공백기로 보지 말고 아이의 강점을 발견하는 시간으로 보자고 말한다. 부모가 짜준 계획표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만든 빙고판 안에서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해내는 기쁨을 배우고, 자기 삶의 작은 주인이 되어 간다.

책을 읽으며 우리 집 방학을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우리 아이는 정말 많이 놀았다. 아니, 어쩌면 많이 자랐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른다. 은어축제에 가서 아빠와 함께 은어를 잡아 바로 튀겨 먹었고, 캠핑장에서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냈다. 계곡에서는 물놀이를 하고 작은 민물고기를 잡으며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친구가 집에 와 슬립오버를 하며 밤늦도록 웃고 떠들었고, 마당에 만든 작은 수영장에서는 함께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친구와 함께 전복 요리를 만들었고, 미술학원 방학특강에서는 버터떡도 만들어 보았다. 꿈나무아동센터에서 노만바스 물놀이에도 참여했고,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를 찾아가 죽을 떠먹여 드렸다. 공예체험장에서는 팔찌와 복조리를 만들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쁨도 알게 되었다. 그 사이 공부를 완전히 놓은 것도 아니었다. 엄마와 함께 8품사를 공부하고 문장의 구조를 익혔다. 책도 읽었다. 특히 톨스토이의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으며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만났다.

신기한 것은 아이가 가장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이 공부 시간이 아니라 이런 경험들이라는 점이다. 은어를 처음 잡았던 순간, 친구와 함께 요리했던 시간, 할머니에게 죽을 떠먹여 드렸던 기억, 어려운 복조리를 만들며 집중했던 오전, 이런 경험들이 아이 안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우리아이는 방학에 자란다」의 저자님은 방학 빙고의 목적이 빙고를 완성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는 할 수 있어"라는 마음을 갖게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책을 덮으며 나는 깨달았다. 우리 아이는 이번 여름방학에 많은 칸을 채운 것이 아니라 많은 이야기를 채우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의 칸이 채워질 때 부모의 칸도 함께 채워진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부모 역시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함께 웃는 법을 배우고, 아이를 믿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방학이 끝나면 남는 것은 문제집 몇 쪽을 더 풀었는지가 아닐지 모른다. 대신 아이는 말할 것이다. "나 이번 여름방학에 은어도 잡아 봤어." "친구랑 전복요리도 만들어 봤어." "할머니께 죽도 떠먹여 드렸어." 그리고 그 한마디들이야말로 아이가 만든 가장 빛나는 자랑거리가 아닐까.

「우리아이는 방학에 자란다」는 결국 이렇게 말하는 책이다. 방학은 성적을 올리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을 발견하고 부모와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그 말을 떠올리며, 나는 이번 여름방학을 아이에게 참 잘 선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을 잘 보내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발간되었다. 방학을 성적표가 아닌 추억과 경험으로 채우고 싶은 부모라면,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기보다 스스로 자랄 기회를 선물하고 싶은 부모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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