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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발견하는 하루 한 장 꿈 노트 - 꿈을 찾고 싶은 어린이를 위한 55일 응원 필사
김현태 지음, 은옥 그림 / 바이킹 / 2026년 8월
평점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른인 내가 먼저 멈칫하는 순간이 있다. 아이가 문득 묻는다. "엄마, 나는 커서 뭐가 될까?" 그 질문 앞에서 대답이 쉽지 않다. 의사나 교사나 과학자 같은 직업을 말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래 살아보니 안다. 사람이 어떤 직업을 갖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느냐다. 무엇을 하며 먹고 사는가보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순간 행복을 느끼며, 어떤 가치에 마음이 움직이는가가 한 사람의 삶을 만든다.

「쓰면서 발견하는 하루한장 꿈노트」는 그런 점에서 조금 특별한 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린이를 위한 꿈 찾기 워크북이다. 하루 한 장씩 쓰며 55일 동안 꿈을 탐색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겨보면 이 책이 정말 묻고 있는 것은 직업이 아니다. "너는 어떤 사람이니?", "무엇을 좋아하니?", "언제 가장 행복하니?", "어떤 삶을 살고 싶니?" 이 책은 그렇게 아이를 향해 조용히 질문을 건넨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꿈을 물을 때 대개 직업을 먼저 떠올린다. "커서 뭐가 되고 싶어?"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꿈은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 나를 자라게 하는 힘이라고. 꿈은 어느 날 갑자기 발견하는 보물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천천히 자라는 씨앗이라고. 그래서 이 책에는 의사나 운동선수, 유튜버가 되는 방법 대신 자신을 들여다보는 질문들이 담겨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행복했던 순간, 만나 보고 싶은 사람, 미래의 내 모습 등 아이는 그 질문에 답을 적으며 자기 자신과 조금씩 친해진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읽고 쓰고 생각하도록 만든 구성이었다. 책에는 꿈을 키우는 문장 55개가 담겨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다. <생각 씨앗>코너에서는 문장을 읽고 자신의 경험을 적어보게 한다. 왜 이 문장이 좋았는지, 어떤 기억이 떠오르는지.

그리고 <따라 써 보아요>코너에서는 문장을 직접 손으로 써보게 한다. 좋은 문장을 천천히 따라 쓰는 동안 그 문장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간다. 읽기는 생각하게 하고, 쓰기는 기억하게 하고, 대화는 삶으로 연결한다. 그래서 이 책은 워크북이라기보다 작은 성장 노트에 가깝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일찍 꿈을 강요받는다. 잘해야 하고, 빨라야 하고, 특별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아직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도 괜찮아.", "아직 무엇을 잘하는지 몰라도 괜찮아.", "조금씩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돼." 그 다정한 태도가 좋았다. 꿈을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이해의 과정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이상하게 최근 읽은 하이데거 철학이 떠올랐다. 하이데거는 끊임없이 묻는다. "너는 누구인가?", "지금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너의 고유한 삶은 무엇인가?" 물론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기에 그런 철학적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질문의 방향은 닮아 있다. 고유함, 실존, 본래적인 삶, 자기 목소리 등 어려운 철학을 어린이의 언어로 번역해 놓은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이 버전의 자기 탐색 노트라고 불러도 좋겠다.

사실 이 책은 아이만 위한 책이 아니다. 읽다 보면 어른이 더 자주 멈춰 서게 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나는 언제 행복하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지? 아이를 위해 펼쳤다가 정작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부모와 함께 읽기에 더욱 좋은 책이다.
꿈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삶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책은 꿈을 찾는 책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책이다. 꿈은 직업이 아니라 삶의 방향이라는 것을, 꿈은 결과가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라는 것을, 그리고 꿈을 찾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알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조용히 알려준다. 하루 한 장 부담 없이 쓰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자기 마음과 조금 더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어른인 우리도 함께. 아이가 자신의 고유한 꿈을 찾아가는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고 싶은 부모라면 꼭 한 번 함께 펼쳐보기를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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