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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 2 : 세종 - 백성을 품은 공감의 군주, SEL + 한능검 워크북 수록 ㅣ 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 2
하지강 지음, 김기수 그림, 서울대학교 뿌리깊은 역사나무 감수 / 서울문화사 / 2026년 4월
평점 :

우리 집에는 세종대왕이 한 명 있다. 물론 진짜 세종대왕은 아니다. 아들의 이름이 이도라서 붙은 별명이다. 세종대왕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보니 세종대왕이 등장하는 책을 만날 때마다 괜히 더 반갑다. 무엇보다 아들이 마치 자기 이야기라도 되는 듯 관심을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도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AI 기술을 통해 조선 시대로 떠나 세종대왕을 만난다는 설정부터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우리 집 이도도 좋아하겠는데?' 하는 생각으로 아이와 함께 책장을 펼쳤다.

이 책은 세종대왕을 소재로 한 역사 판타지 동화로 조선의 4대 임금 세종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면서도 역사 공부와 사회정서학습(SEL)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이와 함께 "태정태세문단세..."를 외워 보기도 하고 워크북으로 문제도 풀어 보았다. 그런데 역사 공부보다 더 재미있었던 건 책을 읽고 나누는 대화였다.

왕자의 난 이야기를 읽을 때는 드라마 속 이방원이 함께 등장했고, 세종이 머물던 궁궐이 경복궁이라는 이야기에 "우리도 경복궁에 가볼까?" 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엄마가 양녕대군 후손이라는 족보 이야기부터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에 나오는 이종무 장군과 대마도 정벌 이야기까지, 책은 자연스럽게 또 다른 역사 이야기로 뻗어 나갔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나누는 역사 여행이 되었다. 역사는 외워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상상할 때 가장 재미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재미있게 본 아들은 단종 이야기에 특히 관심이 많다. 단종의 할아버지가 세종이고 아버지가 문종이라고 알려주자 눈을 반짝였다. 그러더니 곧바로 "세종대왕이 문종에게 일을 너무 많이 시켜서 힘들게 하셨던 거 아니냐고 그래서 문종이 일찍 돌아가시고 단종도 그렇게 불행한 일을 겪게 된 거 아니예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덕분에 문종이 세종의 든든한 조력자였고, 훈민정음 창제와 보급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역사 속 인물들을 더욱 가깝고 생생하게 만날 수 있었다.

만 원권 지폐도 꺼내 보았다. "앞면에는 세종대왕이 계시는데, 그럼 뒷면에는 뭐가 있을까?" 하고 묻자 아들은 자신만만하게 "앙부일구!"라고 외쳤다. 아쉽게도 정답은 "혼천의"였다. 틀렸다는 사실에 아쉬워하기는커녕 곧바로 패드를 꺼내 자격루와 앙부일구, 혼천의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모양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고, 누가 만들었는지 이야기 나누며 자연스럽게 세종대왕의 과학 업적까지 살펴보게 되었다. 역사 공부를 한 건지, 퀴즈 놀이를 한 건지 모를 시간이었지만 아이는 무척 즐거워했다.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대견했다. 책 한 권이 이렇게 또 다른 호기심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독서의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세종의 뛰어난 공감력과 포용력이었다. 세종은 자신을 반대했던 황희를 다시 불러 중요한 일을 맡겼고, 개인적으로는 원한을 가질 수도 있었던 유정현 역시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해 포용했다. 또한 신분이 낮은 관노 출신이었던 장영실의 재능을 알아보고 중용하여 자격루와 앙부일구 같은 훌륭한 발명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세종이 위대한 이유는 단순히 훈민정음을 만든 왕이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남달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은 사람의 출신이나 과거의 잘못보다 능력과 가능성을 먼저 보았고, 각자의 재능에 맞는 자리에 인재를 배치하는 '용인술'에 뛰어난 군주였다. 그래서 조선의 황금기를 이끌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다.

책 속 <재미있고 쓸모있는 실록 TMI> 코너도 무척 흥미로웠다. 가뭄이 들자 백성들이 얼마나 힘든지 직접 느껴 보기 위해서 세종은 궁궐 안에 초가집을 짓고 생활했다고 한다. 명령만 내리는 왕이 아니라 백성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그 시대 세종은 어떤 고민을 했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마음을 상상해 보며 진짜 역사 공부를 하는 시간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우리 집 세종대왕은 한참 동안 세종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역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나누는 이런 대화 속에서 살아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덕분에 세종대왕을 조금 더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우리 집 이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역사 공부였다.

흥미진진한 판타지 모험을 통해 세종대왕의 업적과 조선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 발간되었다. 무엇보다 세종이 어떤 마음으로 백성을 사랑하고 사람을 포용했는지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워크북을 활용한 SEL(사회정서학습) 활동까지 더해져 역사 지식은 물론 공감과 배려의 가치도 함께 배울 수 있었다. AI 시대일수록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역사 속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는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와 인성을 함께 배우고 싶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이와 함께 역사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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