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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기쁨 - 개정판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6년 5월
평점 :

전원적이고 고풍스러운 생활방식으로 유명하신 저자님은 미국의 삽화가이자 동화작가로 살면서 큰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 생기면 그게 무엇이든 그림으로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님이 그린 아름다운 그림위에 그녀가 영감을 받은 글귀들을 모아 만든 책이다.

책의 분위기는 마치 히사이시 조의 음악 <꽃의 정원>을 틀어놓고 봄 햇살 아래를 천천히 걷는 느낌과 닮아 있다. 또한 전원적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던 저자님의 그림들은 이 책의 따뜻한 정서를 더욱 깊게 만든다. 행복한 순간들로 자신의 일상을 천천히 채워나가며 그것을 그림과 그녀가 사랑한 문장들로 담아내며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어도 괜찮다고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책장을 넘길수록 위로와 공감의 폭이 넓어지고, 바쁘게 살아오느라 메말랐던 감정들이 다시 촉촉하게 살아난다.

특히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름답다.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을 회복시키는 존재로 바라본다. 윌리엄 워즈워드가 노래한 "자연과 영혼의 교감", 그리고 윌리엄 블레이크가 말했던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발견하는 마음”이 이 책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결국 삶의 본질은 거대한 성취보다 작은 아름다움을 감각하는 능력에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천천히 산책하듯 읽고 싶은 책, 그리고 읽고 난 뒤에는 나 자신의 삶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책 속 문장들은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필사하고 싶어진다. 천천히 따라 쓰다 보면 문장이 어느새 내 안의 언어가 된다. 울퉁불퉁했던 마음의 표면에 잔잔한 물결이 번지고, 지쳐 있던 내면이 조금씩 숨을 고르며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준다.

분주한 하루 끝, 마음을 천천히 산책시키고 싶을 때 펼쳐보았다. 정원의 라일락의 향기, 뽀얀 수국의 풍성함, 몰래핀 분홍 작약 한 송이의 존재감까지도 소중하게 다가오는 요즘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저자님이 전하는 짧고 압축적인 문장들은 조용히 마음에 스며들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자꾸 큰 행복만 기다리며 사는 것 같다. 잘되는 일, 달라지는 일, 특별해지는 날 같은 것들. 그런데 이 책은 자꾸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오늘 창문 밖으로 들어온 햇살이라든가, 아이가 이유 없이 웃던 순간이라든가, 꽃잎 하나 바람에 흔들리는 장면 같은 것들. 금방 사라질 것들이라 더 오래 바라보게 되는 마음. 그런 게 삶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봄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햇살도, 꽃도, 지금의 마음도 그렇다. 그래서 더 아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읽고 나니 결국 한 문장만 남는다. 오늘이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고.

분주한 머리를 식히는 산책길 같은 책이 발간되었다. 마음이 지치고 삶의 속도가 버겁게 느껴질 때, 잠시 걸음을 늦추고 봄을 산책하듯 읽어보기를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타샤의기쁨#타샤튜더#공경희#윌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