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있는 국어 수업 : 소설 - 교과서 수록 작품 톺아보기 성격 있는 국어 수업
이현실.남상욱 지음, 애슝 그림 / 풀빛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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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낯선 사람의 마음속 사정을 조심스레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속에는 이해되지 않는 선택도 있고,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사정도 있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소설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이 책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새로 편성된 교과서 10종을 바탕으로, 수록 빈도가 높거나 수능과 모의고사에서 자주 다뤄지는 필수 작가들의 작품 18편을 담고 있다. 학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구성이라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한 소설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작품 속 화자의 입장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작품을 읽는 부담을 덜어주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구성을 살펴보면 성장하는 주인공, 반성형 주인공, 풍자형 주인공, 비극의 주인공, 의지의 주인공 이렇게 다섯 가지 성격 유형아래에 총 18편의 소설이 소개되어 있다. 각 작품은 핵심 문장과 함께 제목과 저자가 먼저 제시되고, 독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간단한 작품 소개가 이어진다. 이후 줄거리와 인물 설명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또한 <MBTI로 본 등장인물의 성격> 코너를 통해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인물의 성격을 “아,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어서 핵심 사건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다섯 단계로 나누어 주요 인물들의 성격 변화와 감정, 태도의 흐름을 간략하게 정리해 이해를 돕는다.


 다음으로 <핵심포인트> 정리를 통해 작품의 주제, 사건의 흐름, 상징적 소재, 시대적 배경, 문체, 인물의 심리 변화, 복선, 풍자, 인물의 성격, 말투와 가치관, 구성 방식 등 작품의 핵심 내용을 명료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들도 소개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소설을 확장해 읽는 느낌을 준다.


 마지막으로 <활동> 코너에서는 저자가 제안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하게 된다. 작품을 읽은 뒤 나의 느낌을 짧게 정리해 보기도 하고, 토론을 하거나 인물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는 활동이 이어진다. 이를 통해 각 주인공의 서로 다른 입장을 생각하고 나누며, 인물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깊게 확장하며 마무리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읽은 소설은 「소나기」였다. 며칠 전 아이가 학교에서 배웠다며 「소나기」를 제일 먼저 펼치더니 “이거 정말 슬펐어요”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아 있었다.


 주말 아침,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스토리텔로 채만식의 「치숙」과 김유정의 「동백꽃」 오디오북을 들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문장들이, 다시 듣다 보니 조금 다른 얼굴로 다가왔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도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나니 전혀 다른 온도로 느껴졌다.


 대학교 교양 시간에 처음 읽었던 이청준의 「눈길」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이 지금은 문득 멈춰 서서 보인다. 어머니를 ‘노인’이라고 부르는 그 문장이 왜 그렇게 쓰였는지,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예전에는 소설을 끝까지 읽는 일이 드물었다. 지금은 다르다. 천천히 읽고, 중간에 멈추고, 다시 돌아간다. 읽는 방식이 달라진 게 아니라, 내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그 구조는 그대로인데, 이제는 구조보다 그 사이의 사람 마음이 더 눈에 들어온다.


 학창 시절에는 여유가 없어 교과서 속 소설을 끝까지 읽지 못한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차 한 잔을 곁에 두고 소설을 읽으며 “아, 이런 내용이었지” 하고 추억하듯 다시 읽게 되어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소설의 3요소인 주제, 구성, 문체를 확인하고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나누어 공부했던 고등학교 문학 시간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지금은 소설 속 인물들의 MBTI가 함께 정리되어 있어 작품 속 인물의 심리에 한층 더 쉽게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소설은 단순히 줄거리를 읽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마음을 따라가며 이해해보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학창 시절의 기억과 현재의 경험이 겹쳐지면서, 익숙했던 작품들도 조금은 다른 얼굴로 다가왔다. 결국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사람을 이해해보려는 작은 연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작품을 하나씩 다시 만나보며, 조금 더 천천히 읽고 조금 더 오래 생각해보고 싶다.


 소설을 어렵게 느끼는 학생들에게도, 그리고 작품을 조금 더 깊이 읽고 싶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소설을 읽는 즐거움과 사람을 이해하는 경험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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