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아이도 공부할 수 있을까요?
김주현 지음, 최미란 그림 / 만만한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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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조선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각별히 아꼈던 제자 소년 산석과의 인연을 풀어낸 이야기이다. 한 번은 열다섯 소년 산석의 시선으로, 또 한 번은 다산 선생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오가며 구성된다.

 마치 느리고 둔한 아이에게 건네는 공부 이야기라고 느껴지는데 일흔이 넘도록 책을 읽고 시를 지으며 공부의 기쁨을 누린 산석의 삶을 보여준다.

 시골 아전의 아들, 열다섯 소년 산석은 자신처럼 둔하고 느린 아이도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스승에게 묻는다. “느리고 둔한 너 같은 아이라야 배울 수 있다”는 말로 시작된 두 사람의 만남. 글씨는 지렁이가 기어간 듯 서툴고, 말수도 적지만 배우고 싶어 하는 마음만은 누구보다 컸던 아이 산석에게는 둔함 막힘 답답함 이라는 세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스승은 말한다. 둔함으로 꾸준히만 하면 바위도 뚫을 수 있다고. 느린 아이가 공부를 만나는 순간이다. 겨울 땅속에 묻혀 있던 씨앗이 흙을 밀어 올리며 ‘톡’ 하고 싹을 틔우듯, 산석의 배움도 그렇게 시작된다. 

 한양에서 높은 벼슬을 지내던 선비는 유배지 강진에서 모든 사회적 명예를 잃는다. 그러나 주막의 봉놋방은 어느새 배움의 공간이 되고, 삶의 자리 자체가 서당이 된다. 햇볕 잘 드는 책상에 앉는 연습, 글씨를 쓰는 연습,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연습을 하며 공부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태도를 기르는 일임을 배운다. 중요한 문장을 따라 쓰고,모르는 글자를 끝까지 살피고, 하나의 개념을 여러 방향으로 연결해 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새기며 “더 많이, 더 빨리”가 아니라 "찬찬히, 깊게" 가는 공부를 배우며 공부란 결국 즐거워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다산 선생의 가르침이 이어진다.

 주막 봉놋방은 마침내 공부의 네 가지 태도를 담은 ‘사의재’가 되는데 다산이 말한 공부의 네 가지 태도 즉 맑은 생각,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 신중한 행동은 배움은 지식이 아니라 삶의 태도임을 알게한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길러낸 글자들은 결국 한 소년의 인생을 바꾸었고, 지금 우리에게도 조용히 말을 건넨다. 꾸준함만 한 재능이 어디 있을까? 매일의 꾸준함이 결국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다는 다산 선생의 공부의 자세를 아이와 함께 나누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부지런함과 검소함으로 자신을 지켜 내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이어 가는 사람 소년 산석을 보면서 치자나무처럼 한 꽃에 한 열매를 맺는 정직한 삶, 서리와 눈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공부의 자세를 배워보면 어떨까? 다산 선생이 산석을 끝까지 믿어주었듯, 나 역시 내 아이를 그렇게 믿어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내 아이가 산석처럼 함께 배우고, 서로 격려하고, 생각을 나누며 자기 공부를 넓혀 가는 삶에 대한 자세를 배우는 오래 가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면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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