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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 ㅣ 열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평점 :

스무살 대학 교양수업에서 <인간을 보라 Ecce Homo>, <미지의 신에게 Dem unbekannten Gott>라는 시를 통해 니체를 처음 만났다. 참으로 짧고 강력한 시였는데 '난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안다', '불꽃처럼 게걸스럽게 나를 불태우고 소멸시킨다'는 구절에 꽂혀 '인간은 정말 불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인간=불꽃' 이 등식에 동의하거나 적어도 저렇게 살고싶다고 생각했더랬다.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중요한 건 현재라고 말하는 그의 텍스트가 좀 과격하다 싶으면서도 나도 완전 연소가 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실제로 인간은 정말 불꽃이 아닐까 하며 현세적인 그의 인간관에 마음이 끌렸었다. 뭔가 어디에 헌신하고 싶을때 그것이 신앙이든 학문이든 애인이든 그냥 고깃덩어리처럼 일상에만 머물지 말고 내 삶의 폭을 넓히며 살겠다고 다짐했던 스무살의 나를 떠올리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광인으로서 비참한 일생을 마쳐야 했던 니체는 19세기 중후반에 활동하며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의 탄생」,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이 책은 그의 철학 저서뿐만 아니라 미완성 단편과 유고 및 편지에서 가져온 텍스트를 발췌하여 만든 책으로 니체의 전체 사상을 8개의 챕터 아래에 352개의 아포리즘으로 간추려 소개한다. 더불어 '니체와 초인'을 주제로 한 옮긴이의 해설이 함께 담겨 있어 니체의 텍스트에 대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지고 다니기 좋은 핸디한 사이즈라 출퇴근길에 읽기도 하고, 여행중 자연속에서 산책하며 읽기도 했다.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인식으로서의 앎을 공기하기 좋은 책이다. 철학적-심리적-생물학적 영역에서 니체의 통찰력을 배우며 정신적으로 편안했고, 삶의 상황이 주는 부담이 조금은 덜어진 느낌이다. 죽음을 향해 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프로메테우스적인 불로 인간을 비유하는 니체의 인간관에 다시한번 매력을 느끼며 진정이 되기도 하고 자극이 되기도 하며 니체의 '디오니소스적 가치에 스며드는 사유의 시간이었다.

나는 무슨 재미로 이 순간의 삶을 살고있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보통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될때 재미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재미없는 일이 없는 것 만으로 충분히 재미있다고 해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재미가 있으려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의 몸안에 있는 밧데리를 자꾸만 작동시켜야한다. 좋은가 나쁜가, 되어가는가 안되어가는가는 2차적인 것이고 일단 움직여야한다. 인간으로서 아주 엄숙하고 책임감있게! 그 시간 그 공간에서 내가 자발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이 간단한 인생의 진리를 아직도 터득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니체의 아포리즘을 따라가보며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기를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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