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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현재 숲해설가협회 전임 강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강연을 하고 계신 저자님은 나무가, 숲이,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기록해온 작가이자 나무의사라고 한다.

그동안 외면받고 차갑게 식어 천덕꾸러기가 된 생태공감에 관한 말모이를 되살려 자연과 공존하며 자연에서 힘을 얻고 그 힘을 다시 자연에 돌려주며 상생하는 순환의 마음이 전 세계로 벋어나가 아름다운 지구가 되살아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책이 집필하셨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산불과 홍수 등 익숙했던 날씨와 계절이 사라지고 삶이 위협받음에도 여전히 성장에만 몰두하는 인류에게 생태감수성에 관한 언어가 빈곤하다는 것에 주목하신 저자님은 이 언어들을 풍부하게 사용할 것을 처방한다. 다른 종을 이해할 언어가 부족하여 자연을 함부로 다루게 되었으니 살기 좋은 행성으로 되돌려놓으려면 생태계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말들을 모아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생.태.감.수.성.이라는 다섯개의 장 아래에 총 68개의 키워드를 담고 있는데 과학, 철학, 문학을 아우르며 생태언어의 복권을 시도하며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 자연 중심의 삶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심리학자들에게 연구의 화수분이라는 '마음'을 시작으로 타인의 내면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나의 온 신경을 곤두세워 알아채는 '감정이입(empathy)', 사람이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생태계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생태감수성', 단 하나의 시공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에 따라 수많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한다는 '움벨트',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마음의 영역인 '공감', 삶의 질을 높이고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행복의 지름길로서의 '신개념의 게으름',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부엔 비비르'의 철학, 지구, 산, 강, 공기, 물, 바다, 바람, 빛, 소리, 흙, 진화, 가이아, 지속 가능한 삶을 지향하며 그동안 소외되었던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생태도시', 도심에 존재하는 인공적인 생물 서식 공간 '비오톱' 등 저자님이 처방한 키워드들을 따라가다보면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가 사는 곳을 들여다 보게 된다.

상대의 눈동자에 나의 모습이 비춰지는 모습 '눈부처', 환상방황(Ringwanderung, 제자리를 원을 그리며 돈다),골디락스존(Goldilocks Zone,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인 지역),테라포밍(Terraforming, 지구 밖의 다른 행성에 지구의 환경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윤슬(잔잔한 물에 빛이 비출 때 갓 잡아 올린 물고기의 비늘처럼 빛나는 것), 인류세(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환경을 바꾸는 지질 시대), 사춤(갈라지거나 벌어진 틈)와 같이 새로 알게된 단어들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잎새빛, 킬릭(kilig, 배 속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듯한 기분), 발트아이잠카이트(waldeinsamkeit, 숲속에 혼자 남겨진 기분), 만가타(mangata, 물결 위에 길처럼 뜬 달), 코모레비(나뭇잎 사이로 스미며 내리는 햇살), 무르마(murr-ma, 물속에서 발가락으로 무언가를 더듬어 찾는 행동)와 같은 '생태언어' 들이었다.

익숙했던 계절이 사라지는 오늘, 생태계 파괴로 인한 자연의 역습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 자연의 곁에 서는 공감의 마음인 '생태감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태 관련 단어들을 통해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풀과 꽃의, 새와 여우의 눈으로 보는 자연을 우리에게 일깨우고자하는 저자님의 말씀이 크게 공감되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새것으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때때로 나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 염려한다. 한층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산불을 비롯하여 21세기의 인간이 공동으로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도전인 기후 변화를 경험하기 시작했음에도 우리는 인간이 초래한 이 전 지구적인 문제에 전 지구적인 인간의 반응을 조직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리는 대단하게도 지구라는 이 행성을 지배하는 존재이기에 본질적으로 기후 변화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자 동시에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인류세의 불합리함을 직면하고, 다음 세대에 남겨질 지구 환경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인류가 지구에 남겨야 할 올바른 생태 발자국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며 가족과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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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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