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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평점 :

호텔에서 객실 청소일을 하고 있는 29살 주인공 유나라는 새해가 되어 호텔의 청소업체가 바뀌면서 로봇의 수가 늘고 사람은 최소로 줄이게 되면서 해고를 당한다. 다소 우울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주인공 유나라의 일기 형식으로 전개된다.

신세 한탄과 비관으로 가득한 일기의 주인공 유나라는 시카모아 섬에 입도해서 시카모아 섬의 젊은 도민들로만 구성된 엘피다 극단의 일원이 되는게 최종 목표이다. 본래 시카모아 섬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쌓여 형성된 쓰레기 섬이었는데 한국 출신의 나이가 꽤 있는 여성 카밀리어 레드너는 이 섬을 헐값에 매입하여 비옥한 토양을 공수해 캐나다에서 들여온 단풍나무를 중심으로 새로운 숲을 조성하여 독보적인 낙원으로 만들었다. 치열한 경쟁과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35세 이하의 청년들 60퍼센트와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슈퍼 리치 시니어 30퍼센트로 이루어진 사람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최고의 삶을 누리며 이 섬에서 쾌적한 노후를 보낸다.
배우를 꿈꾸는 유나라는 자신의 꿈을 되새기고 싶어 VR장비를 장착하고 시카모어 섬의 메타버스인 시카모리아에 외부접속자로 접속하여 시카모어 비치에도 가고, 엘피다 극단 사람들도 만나지만 잔여코인이 없어 경보음이 울리며 접속이 끊긴다. 재결제를 할 여윳돈도 없는 남루한 자신의 현실을 마주하던 그녀는 운좋게 청년들의 기회균등과 형평성 보장을 위해 비정기적 무작위 전산 추첨으로 30세 이하 청년들을 특별채용하는 유카시엘 재단에서 연락을 받고 시니어 상담사로 일하게 된다.

한 호텔 체인이 노인복지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며 시작된 유카시엘은 모회사로부터 독립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해 노인복지와 요양원, 장례 사업 등 시니어와 관련한 모든 일을 맡고 있다. 정부의 지정 협력업체로 나라 전체의 노인 인구 수용을 맡고 있는 유카시엘은 가장 부유한 시니어들이 머무는 최고 등급인 유닛A 사파이어 레이크부터 돈이 거의 없는 노인들이 머무는 프리하우스 유닛F에 이르기까지 노인 수용시설을 세분화했다. 시카모어 섬과 MOU를 맺고 있는 유카시엘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의 시카모어 섬 채용률이 높다는 것을 알기에 시시했던 이력서에 괄목할만한 한 줄이 추가되어 기쁜 유나라는 유닛 근무를 위해 중고 퍼스널 멀티봇 오베론을 구매하고, 유카시엘에 머무는 시니어들을 상담하는 일을 하는 것이 이 책의 큰 줄거리이다.
유나라의 일기에 날짜만 있고 정확한 년도가 명시되지 않아 몇년도에 일어난 일인지 상상하며 읽었는데 유카시엘의 유닛 근무를 통해 변화하는 유나라의 생각의 변화를 따라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노인이 되면 우리에게 이런 미래가 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기회가 적어서 대학 간판이 더이상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아 녹록치 않은 이 시대의 젊은 세대들의 안타까운 현실이 떠오르기도 하고, 저출생 고령화 시대의 문제와 기술의 발달로 마주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무엇모다 아직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미래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면 너무 암울한데 하며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유나라의 룸메이트 엘리야는 간호사로 사설 요양병원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일을 하지만 시니어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엘리야는 정부가 정부지원금으로 운영되는 수없이 많은 유닛 건립을 허용했기때문에 세금이 대부분 노인 복지에 쓰이게 되므로 유닛을 없애자는 급진파 노인 혐오 집회에 참여한다. 유닛A에서 근무하던 유나라 역시 권보라 할머니의 모함으로 유닛B로 이동근무를 하게 되는데 이처럼 소설속에서 젊은 주인공들과 노인세대와의 갈등이 보여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가 누리는 혜택을 우리 세대가 노인이 되면 더이상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현재의 노년들이 은퇴하지 않아 기회가 더 적어 삶이 고된 젊은 세대들의 상황, 무엇보다 사회 구조적 문제로 삶이 녹록치않은 젊은 세대가 늘어난 노인인구를 기꺼이 떠받치며 잘 살아갈지 의문이다. 세대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이 책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청년과 노인 세대간의 갈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정해진건 아무것도 없다.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저출산 고령화 문제,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과 늘어나는 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문제 등 사회문제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하고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대안을 찾아가기를 희망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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