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1 팡세 클래식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카나 그림, 보탬 옮김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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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 만화영화로 보았던 <작은아씨들>을 열림원어린이 출판사의 소설로 다시 만났다. 


 미국 펜실베니아 저먼타운에서 네 자매중 둘째로 태어난 저자님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릴 때부터 바느질을 하거나 가정교사, 간호사 등으로 일하면서 글을 쓰며 신문에 기고하는 일을 하셨다고 한다.(소설속 조세핀 마치는 저자님 본인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먼 여행을 떠나는 순례자들을 위한 지침서「천로역정」을 모티브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작은아씨들1」은 12월의 어느날 저녁, 집안 벽난로 앞에서 크리스마스 연극 공연을 준비하는 네 자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네 딸을 나의 작은 아씨들이라고 부르는 아버지 마치씨는 종군 목사로 전쟁터에 나가셨는데 어머니 마치부인과 네 자매는 아버지로부터 온 편지를 함께 읽으며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엄마의 격려와 칭찬으로 자라는 네 자매 중 빼어난 미모의 16살 맏딸 '메그'는 화려한 생활을 좋아하고 약간의 허영심이 있는 우아하면서도 생기가 넘치는 성품의 소녀로 킹씨네 집에서 가정교사 일을 한다. 야생마같은 15살 둘째딸 '조'는 익살스러운 표정과 솔직한 태도, 급한 성미, 직선적인 말투, 활동적인 성격의 캐릭터로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고 실험정신이 강하며 문학적인 재능이 뛰어난 책벌레로 친척 조세핀 할머니의 수발을 드는 일을 한다. 고요나라 공주님 13살 셋째딸 베스는 수줍음을 잘 타고 조용하며, 소박한 미덕을 소중히 여기고 몸소 실천면서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하는 착한 마음의 소유자이다. 금발의 곱슬머리에 푸른눈을 가진 12살 막내딸 에이미는 그림에 재능이 있는 꼬마 라파엘이다. 


 취향도 개성도 다 다른 네 자매의 유년시절을 그리며 우리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느낌인데 '희망을 품고 바쁘게 움직이기'가 좌우명인 마치가 사람들은 바보처럼 보일 정도로 사랑이 넘치는데 바쁜 일과중에서도 행복한 순간을 즐기며 아무리 작은 서로의 기쁨에도 언제나 시끌벅적 소란을 떤다. 


 소설속에서 독자들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듯한 저자님의 개입이 흥미롭다. 독자들은 주인공들의 외모가 궁금할테니 네 자매에 대한 간락한 묘사를 해보겠다고 하기도 하고, 마지막장에서는 메그,조,베스,에이미의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리지만 막이 다시 올라갈지의 결정은 '작은 아씨들'이라는 가족극 1막에 대한 여러분의 반응에 달려 있다며 2막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책속의 삽화도 참 마음에 들었는데 모두 이야기가 있는 그림들이기도 하고, 나의 유년시절에 만화영화를 통해 익숙한 이야기들이 기억나서 그런지 책속의 그림들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가장 신선하게 다가왔던 부분은 어린시절에는 네 자매와 이웃집 로리만 보였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양육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보니 어머니 마치 부인이 눈에 들어온다는 점이었다.  



아침을 시작하는 소리도 집안을 돌아다니며 꾀꼬리처럼 흥얼거리는 엄마의 노랫소리였고, 밤에 하루를 마감하는 소리도 똑같이 엄마의 기분 좋은 목소리였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네 자매가 듣고 싶은 건 엄마의 친근한 자장가였으니 말이다. 



 마치부인이 엄마로서 딸들에게 하는 격려와 칭찬 그리고 바램과 조언의 말들도 함께 눈에 들어왔는데 삶의 옳은 방향을 가르쳐주며 딸들을 이해하고 이끌어 주는 모습과 그런 엄마를 의지하는 딸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나 자신보다는 너희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편이 더 쉽더구나. 내가 심한 말을 할 때 너희들이 놀라거나 겁에 질린 표정을 보면 그 어떤 말보다도 더한 비난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너희들의 사랑과 존경 그리고 신뢰가 내게 가장 달콤한 보상이었단다. 너희에게 모범이 될 만한 여성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 나에게 주는 상으로 말이야. 



난 내 딸들이 아름답고 교양 있으며 착하기를 바란단다.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건강하고 현명한 사람과 결혼해서 즐겁고 훌륭하게 살아가기를 원하지. 



딸들아, 이것 하나는 꼭 기억해라. 엄마는 언제나 기꺼이 너희들의 상담을 들을 준비가 돼 있으며 아빠도 너희들의 친구라는 사실을 말이야. 엄마와 아빠는 우리 딸들이 결혼을 하든지 안 하든지, 영원히 우리 인생의 자랑이자 위안이란다. 



짜증이 나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조용히 머무를 곳을 만들다니, 아주 훌륭한 생각이구나. 살다 보면, 어려운 시기가 수도 없이 찾아오는 법이니까. 그럴 때 옳은 방법으로 도움을 구하면 반드시 그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단다. 우리 예쁜 딸도 그걸 깨우쳐 가고 있구나?



돈이 많으면 좋기도 하고 유용하기도 하지. 하지만 엄마는 우리 딸들이 지나치게 돈에 얽매이거나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는, 하루하루 열심히 번 돈으로 소박하게 살아가는 작은 집에도 진정한 행복이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단다. 조금 모자란 듯한 살림이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도 하니까 말이다. 



가만히 기다려 주자꾸나. 혼자 있게 내버려두고, 인내심을 가지고 다정하게 대해 주렴.




 아버지 마치씨가 딸들에게 하는 칭찬의 말들도 인상적이었다. 



사랑하는 내 딸, 메그야. 이 아빠는 하얀 손이나 화려한 재능보다는 가정을 행복하게 꾸릴 수 있는 정성과 솜씨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단다. 



 586쪽의 두꺼운 책이라 틈새시간을 이용해서 짬짬이로 읽었는데 아이앞에서도 이 책을 들고 책장을 펄럭거렸더니 아이가 관심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읽는 이 책 「작은아씨들1」어린이TV에서 잠깐 제목만 본적있다고. 역시 엄마가 책읽는 모습에서 뭔가 보는게 있긴 있구나 하며 언젠가 아이도 엄마가 그때 읽었던 그 책 하며 궁금해서 찾아보는 책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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