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곤충기 7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송장벌레 여행 파브르 곤충기 7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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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충을 너무나 애정하는 아이와 출간될 때마다 챙겨읽고 있는 열림원어린이 출판사의 파브르 곤충기 시리즈, 이번에는 어떤 곤충이야기가 담겨있나 궁금해하며 아이와 함께 숲 속 캠핑장에서 도란도란 이 책「파브르 곤충기7」을 읽기 시작했다.

 


「파브르 곤충기7」에서 파브르와 손녀 루시는 바닷가의 제왕 딱부리먼지벌레 장군이 그리고 청소를 좋아하는 송장벌레 쓱싹이 관찰 여행을 떠난다.  


 먼저, 바닷가 해초 더미에서 들썩들썩 덩치도 크고 힘도 굉장히 센 타고난 싸움꾼 딱부리먼지벌레 장군이가 등장한다. 큰 키에 옻칠을 한 것처럼 번쩍번쩍 검은 갑옷을 입고 큰턱과 톱날처럼 깔죽깔죽한 것이 달려 있는 큰 앞다리는 보기만 해도 오싹 소름이 돋을 정도인데 바닷가 최고의 싸움꾼 장군이는 얼마 전에 새에게 잡혔다가 탈출하며 이상한 일을 겪었다. 새 부리에서 탈출하면서 땅에 떨어졌는데 그 뒤로 어떻게 된 일인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은 것이다. 궁금해진 장군이는 그 일에 대해 의논하고 싶다고 다른 곤충들에게 편지를 보내 집 근처 바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미끈이먼지벌레, 광택비단벌레, 줄금풍뎅이, 둥근모래거저리, 엽충, 배설물벌레, 넓적송장벌레, 바구미, 무당벌레, 꽃무지, 붉은가슴금풍뎅이와 함께 모여 이야기나누면서 이것이 '죽은 흉내'라는 것임을 알게된다. 갑자기 온몸이 굳고 꼼짝 못 하게 되는 걸 말하는 것인데 죽은 듯이 있다가 깨어나곤 했다며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 나누는 곤충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삽화속 곤충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한참을 바라보았다. 매번 파브르곤충기 시리즈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부분이지만 지연리작가님의 곤충그림들에 한참 시선이 머물며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실제로 만나면 무섭지만 삽화속 곤충들은 빛깔도 모양도 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벌레를 싫어라 하는 나지만 곤충박사가 꿈인 아이의 영향인지 이제 곤충들이 가끔씩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곤충들과의 회담을 통해 딱부리먼지벌레 장군이가 새 부리에서 떨어져 한 시간 동안 꼼짝 않고 있었던 거나, 광택비단벌레가 마취제 냄새를 맡고 죽은 듯이 있었던 거나, 칠면조가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아 정신없이 쓰러져 있었던 것이 모두 똑같음을 알게된다. 바닷가의 해초 더미나 쓰레기 더미 밑에 집을 짓는다고 해서 '먼지'라는 말로 지었다지만 그 어느 곤충보다도 용맹한 딱부리먼지벌레 장군이가 무엇때문에 '죽은 흉내'같은 짓을 하겠는가? 여러 곤충들과 타조 그리고 전갈들도 모두 기절한 적이 있다고 말하지만 곤충과 동물들은 절대 일부러 '죽은 흉내'를 내지 않는다고 노래하며 누명을 썼다고 억울해한다. 딱부리먼지벌레를 비롯하여 몇몇 곤충들은 위험에 처했을 때에 죽은 것처럼 꼼짝하지 않는 비밀을 가지고 있는데 충격을 받았을 때 마치 죽은 것처럼 오랫동안 꼼짝하지 않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습성으로, 자기도 모르게 우러나오는 본능이지 천적을 속이기 위해 일부러 죽은 척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곤충이 '죽음'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우리가 오해했구나 하며 아이와 이제부터 장군이와 친구들의 억울한 마음을 알아주자 했다. 


 두번째 주인공은 작고 별난 입맛을 가진 으스스한 청소부 송장벌레 쓱싹이이다. 바람결에 전해 오는 들쥐 썩은 냄새에 개미, 파리, 풍뎅이붙이, 수시렁이, 큰수염반날개 등 근처 청소부란 청소부는 다 모였다. 죽은 동물이 썩으면 프토마인이라는 독소가 나오는데 그것은 인간이나 다른 동물들에게는 위험한 것이지만 청소부 곤충들에게는 영양분이된다고 한다. 오늘도 그 독특한 냄새를 따라 가는 길에 암컷 송장벌레 싹싹이도 만나 둘은 부부가 되었다. 아기들을 위해 창고를 만들고, 깔끔하게 다듬고, 요리도 하는 쓱싹이는 아기들이 다 자랄 때까지 두고두고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는 할일을 다했다며 이곳을 떠난다.쓱싹이와 헤어지고 난후 반짝이던 몸이 아주 볼품없게 변한 엄마 송장벌레 싹싹이는 몸이 아주 볼품없게 변해 있었다. 거기다 더부살이 진드기들이 달라붙어 싹싹이를 힘들게 했는데 쓱싹이 역시 몸은 지치고 마음도 사나워져 자기 같은 송장벌레만 만나면 싸움을 벌이는 사이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기운이 떨어진 쓱싹이에게 더부살이 진드기들이 달라붙어 다리가 뜯겨 나가며 그렇게 죽어갔다. 어느새 쓱싹이 주위로 개미들이 모여들었고, 예전에 쓱싹이가 그랬던 것처럼 부지런하고 능숙한 청소부들은 그렇게 쓱싹이를 청소하러 온 것이다. 


 은은한 사향노루향을 풍긴며 청소부라는 별명을 이야기에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런 곤충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죽은 들쥐들이나 새들로 뒤덮이지 않고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구나 하며 한 번도 배운적이 없는데도 사랑을 나누고, 새끼를 낳고, 성실히 일하는 곤충들의 모습이 그저 신기했다. 딱부리먼지벌레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부지런하고 완벽한 청소부 송장벌레의 한살이가 궁금하다면 곤충들의 아기자기한 삽화와 함께하는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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