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세계사 - 영화가 새로워지고 역사가 재미있어지는 보다 역사
송영심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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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풀빛 출판사의 쫌 아는 십대 시리즈를 좋아한다. 내가 어렵다 느끼는 부분을 십대들이 이해하기 좋은 언어로 쉽게 잘 풀어내시기 때문인데 세계사에는 그닥 관심이 없지만 영화는 좋아하는 나에게 어떻게 재미있게 세계사 이야기를 풀어내셨을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역사교사로 재직하시며 살아있는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깊이 노력해 오셨다는 저자님은 세계사를 어려워하는 제자들을 위해 좋은 영화를 갈무리하여 영화 속 장면들을 함께 보며 역사적 해설을 해 보도록 이끌어 주던 경험을 살려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이 책은 문명관, 사회문화관, 전쟁과 개척관, 종교관, 인물관 이렇게 다섯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파트별로 각각 4편의 영화가 소개되어 있다. 


 찬란하게만 보이는 서양 문명이 감추고 있는 폭압의 역사를 돌아보고,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 문명의 음영을 짚어주고,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 위기뿐만 아니라 미래의 우주 탐사까지 포함하는 문명관의 영화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중에서도 기후 위기, 환경 문제, 우주 탐사의 역사를 다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동의 영화 <인터스텔라>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개봉당시에는 지루한 영화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개봉후 십여년이 지난 지금은 코로나19를 거치며 환경 문제나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저자님의 영화 해설 한문장 한문장이 각인이 되듯 뇌리에 남았다. 인류 문명이 발전해서 영화에서처럼 웜홀을 통해 시간여행을 해서라도 기후 위기를 초래한 과거로 돌아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는 등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다같이 했으면 좋겠다. 



지구 온도가 3도 오르면 중국 상하이, 쿠바 아바나, 호주 시드니 등 전 세계 50개 주요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된다. 우리나라의 김포공항과 인천시, 부천시도 물에 잠긴다. 그 시한은 점점 빨라져 2100년으로 예상되는 것이 2060년으로 40년 앞당겨졌다. 


영화는 폐질환으로 사망하는 어린이들의 죽음을 통해 현재 사회의 저출산 문제와 함께 에이즈, 사스, 에볼라, 메르스, 코로나19등 바이러스의 확산을 대변한다. 영하에서 보통 사람들은 대기오염으로 죽어가는데, NASA가 지하에 만든 비밀 기지 덕분에 일부 기득권층은 안전한 대기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기후 위기 상황에서 부유한 사람들이 안전한 고지대를 독차지하고 이민자나 빈곤한 자들은 열악한 지역으로 내몰리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기후 위기는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식량 위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식량이 부족하면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지역 분쟁이 확대되어 핵전쟁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핵전쟁이 일어나면 인류는 영화에서처럼 우주로 탈출도 하지 못하고 멸종하게 될 것이다. 



 

 한 편의 영화 소개가 끝나면 <역사지식 넓히기>라는 코너가 등장하는데 진퇴양난을 의미하는 영어숙어의 탄생 배경, 로마 제국이 낳은 말말말, 노예선, 웜홀, <모나리자>의 수난사, 좌파와 단두대의 유래, 아일랜드 기근과 보이콧, 사라예보 사건, 화장터의 까마귀 존더코만도, 달라이 라마는 정말 전생을 기억할까, 런던의 랜드마크 빅벤의 기원, '지록위마'사자성어의 탄생 비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 엘리자베스1세의 숨은 이야기, 영화 속 이야기에 등장한 용어나 비화 등 좀 더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들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영화를 보면서 시대적 배경 지식이 짧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아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하고 이해가 되어지는 부분이 많았다. 여유있는 주말, 책속에 소개된 영화 한 편을 골라서 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감상해야겠다. 마지막 책장을 다 넘기고나니 심장이 콩닥콩닥 두근거림을 느낀다. 책을 읽는 내내 서로 죽고 죽이는 피와 정복의 역사에 경악했고, 우리의 세계사에 정말 말도 안되는 너무나 크나큰 슬픔과 아픔이 베어 있음을 실감하며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이다. 역동하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저자님의 해설과 함께 하는 이야기로 간접 체험하면서 폭력, 착취, 폭압의 역사의 내막을 알게되니 화가 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며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역사 전문가의 눈으로 풀어낸 영화의 해석을 보며 세계사의 참지식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세계사 책이 발간되었다. 영화로 풀어낸 세계사와 시대적 배경 그리고 영화의 뒷이야기를 들으며 세계사의 참 지식을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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