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 갇힌 사람들 - 화면 중독의 시대, 나를 지키는 심리적 면역력 되찾기
니컬러스 카다라스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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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내 눈앞에는 핸드폰을 자신의 지문인 듯 24시간 손에 딱 붙이고 있는 남편과 틈만 나면 스트린 타임을 엿보는 초3 아들이 있다. 그런 우리집 두 남자를 생각하며 디지털 디톡스 해법이 궁금하여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미국 최고의 정신 건강 및 중독 전문 임상 심리학자이신 저자님은 중독 문제를 겪고 죽음 직전 혼수상태에서 살아나는 등 다채로운 삶을 살아온 인물로 화려하지만 자기 파괴적인 시기를 지나, 고대 철학에서 삶을 바꾼 강력한 가르침을 발견하여 중독 문제나 심리적 위기에 처한 환자들에게 고대의 지혜 전통을 해법으로 전하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지난 십 년 동안 작가와 심리학자로 활동하며 현대 사회가 정신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에 관한 글을 썼고, 날마다 나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정신의 문제와 중독을 치료하는 클리닉을 운영하시며 기술은 날로 발전하는데 우리의 정신 건강은 왜 더욱 나빠지는지 연구하셨다고 한다. 새로운 기술이 우리 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는 심리학자이자 교수이자 작가로서, 저자님은 그 해답을 그리스인 아버지의 삶에서 찾으셨다. 목적 있는 속도가 있었고, 돈이나 좋은 차보다 진실한 관계가 더 중요했던 아버지의 삶에서 인간은 유전적으로 21세기라는 기술 중심 시대를 살아가게끔 설계되지 않았기에 의미를 잃고 앉아서 화면만 들여다보는 원자화된 존재로 살 운명이 아니라며 몸을 움직이고 의미를 추구하며 공동체로 단단히 연결되어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야한다고 말씀하신다. 또한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기로 내모는 거대 기술 기업과 우리는 좀먹는 소셜미디어 문제의 해결책의 일부로 고대 사상의 수용을 제시하신다. 고대의 청사진을 통해 더 건강하고, 더 분별 있고, 더 균형 잡힌 생활로 돌아가 우리의 인간성을 되찾고 본래 사람이 살도록 유전적으로 설계되고 진화한 방식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하시며 빨리 정신을 차리자고 말씀하신다. 


 자기 혐오와 자살 경향을 높인다는 페이스북의 유해 알고리즘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셨는데 사용자의 참여를 높여 수익을 올리기 위해 중독성이 있도록 설계된 거대 기술 기업의 제품과 플랫폼이 '디지털 마약'과 같다며 사람들이 이성을 활용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타고난 능력을 회복하도록 집중하여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합리적 사고의 힘으로 무장해야한다고 강조하신다.


 인셀 집단 전염과 학교 총격 사건의 베르테르 효과 이야기 등은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쇼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감정은 사회적 전염(social contagion) 효과가 있으므로 유해한 알고리즘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확실히 공감했다. 자신의 발명품이 엄청난 파괴에 사용된 것을 후회하는 핵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 이야기처럼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근본적인 인간성을 파괴했는지 대한 여러 사례들을 접하며 디지털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에 바쳐지는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알고리즘의 유독한 디지털 세뇌에서 벗어나는 조치가 꼭 필요함을 다시금 절감했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제프 베이죠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등과 같은 소수의 기술 억만장자들에 통제당하는 신테크노크라시(technocracy)가 세상을 지배하고, 우리가 보는 것, 우리의 사고방식, 투표 방식, 사는 방법, 심지어 죽는 방법까지 통제당하고 있음을 고발하며 우리의 데이터를 채굴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감시 경제'를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여 사람들의 행동을 왜곡할 수 있는 콘텐츠 주도의 집단 사고 효과를 만들수 있음을 경계해야겠다. 기술에 매달리고 의존하면서 무지하고, 반응적이고, 얕은 사고를 하고, 게으르고, 특징없고, 재미를 찾고, 감각을 좇는 무식한 바보 소비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거대 기술 기업의 형태를 한 빅 브라더가 모두 보고 듣고 있음을 굶주린 듯 우리 모두의 정보를 데이터를 수집하여 조작 알고리즘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상황을 흑백 논리로 보는 경계선 성격장애 BPD(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의 변증법적 행동 치료법도 흥미로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원시인 치료법이라 불리는 생활 개선 요법 TLC(Therapeutic Lifestyle Change) 6가지 였다. 

1.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2.관계가 형성되는 일정 형태의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기

3.오메가3가 풍부한 음식 먹기

4.자연에서 충분히 햇볕 쬐기

5.매일 밤 충분히 자기

6.부정적 생각을 할 시간이 거의 없도록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기


 너무 많은 선택지와 너무 많은 자극제가 있는 정보 과부하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디지털 헤로인'에 맞서 나만의 '디지털 디톡스' 방법을 생각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 삶에 대한 목적의식, 적은 스트레스, 적당한 열량 섭취, 정신적 수행, 가족 간의 강한 유대와 사회생활 참여 등이 건강에 좋고 수명 연장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또한 최고의 비약물성 항우울제가 산책, 자전거 타기, 조깅,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이라고 한다. 몸을 움직이는 어떤 행동이든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키고 뇌에 산소가 공급되도록 돕는다고 하니 하루 만보 걷기 실천에 더욱 발차를 가해야겠다 싶었다. 서로의 눈을 보지 않고 화면만 바라보면서 상실감과 공허감을 느끼는 세상에서 우리가 사는 방식이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기술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이 궁금하다면 디지털 소마가 가미된 기술 전체주의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주는 이 책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손안에갇힌사람들#니컬러스카다라스#정미진#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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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8-21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 내용이 궁금했는데, 덕분에 리뷰글을 통해 알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