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튀르키예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0
알파고 시나씨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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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쁨」을 통해 처음 초록비책공방 출판사의 책을 접하며 ' 어려운 것은 쉽게, 쉬운 것은 깊게, 깊은 것은 유쾌하게 '라는 출판사의 모토가 참 마음에 들었었다.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 「있는그대로 튀르키예」역시 출판사의 철학대로 집필되어 있을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손에 들었다. 


 이 책의 저자 알파고 시나씨님은 2010년부터 한국과 아시아 곳곳에서 외신 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알파고의 지식램프'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동의 생생한 정보를 한국인들에게 전달하고 계시다고 한다. 19년동안 한국에 살면서 매 순간 튀르키예 홍보 대사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지인들에게 튀르키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부분과 한국 사람들이 튀르키예를 이해하고자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이 책에 담으셨다고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튀르키예에 대한 기본 상싱뿐 아니라 이웃 사람같은 친근함이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독자와 튀르키예 사이에 감정적인 다리를 놓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튀르키예의 인연은 1500년전부터 시작되었는데 튀르키예의 조상인 돌궐은 1500년 전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했던 당나라의 위협에 맞서 군사적으로 동맹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그리고 1000년 후 한국 전쟁 발발 당시 참전하여 한국인들과 같이 피를 흘린 튀르키예 사람들은 비극적인 전쟁을 계기로 다시 형제애를 나누었고, 1999년 이스탄불 대지진 당시 한국의 지식인들은 튀르키예 지진 모금 운동을 벌였다고한다. 이 모금 운동을 튀르키예 방송국은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영했고, 그 방송을 본 튀르키예 국민들은 크게 감동했다고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았던 한국 사람들과 튀르키예 사람들은 2002 한일 월드컵에 튀르키예가 참가하면서 즐거운 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4강전에서 맞붙게 되었는데 정말 형제처럼 양 팀을 함께 응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기억이 난다. 


 두개의 반도로 구성된 튀르키예는 반도국가로 지형에 따라 기후와 문화가 다른 일곱개의 지역으로 나뉜다는 것, 튀르키예의 수도가 이스탄불이 아니라 '앙카라'라는 것, 튀르키예의 국화가 튤립이라는 것, 튀르키예의 국민 작가로 '오르한 파묵'님이 있다는 것,  튀르키예 사람들의 최애 스포츠가 축구라는 것, 튀르키예의 화폐는 '리라' 라는 것, 한국에 뒤지지 않는 교육열이 뜨겁다는 튀르키예의 교육제도를 비롯하여 튀르키예의 건국신화와 역사, 정치상황, 언론, 외교상황 등 많은 정보가 이 책에 담겨있다. 


 가장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튀르키예의 '음식'과 '문화' 부분이었다. 우리 가족이 즐겨먹는 '케밥(kebab)'이 숯에서 굽는 요리법이라는 것과 그 이름이 '도는 구이' 즉 '도네르 케밥'이라는 점도 새롭게 알게되었다. 튀르키예에는 커피를 만드는 기술로 신부감을 고른다는 점, 튀르키예에서 커피를 대접받으면 꼭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점, 튀르키예 커피를 마시다 보면 마지막에 항상 커피 가루가 남는데 커피가루가 흘러내린 모양을 보고 점을 친다는 점 등도 무척 흥미로웠다. 사실 튀르키예 친구로부터 커피를 선물받아 마셔본 적이 있는데 커피 마실때 지켜야할 예의를 모르고 내가 무례를 범했음을 알게되었다. (나는 커피가 흙맛이라며 마시고 나서 물을 마셨더랬다.) 열기구 투어로 유명한 카파도키아가 초기 기독교의 성지라는 점도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고, 우리나라에 있다는 한국속 튀르키예 여의도의 앙카라 공원, 용인 튀르키예군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수원 앙카라 학교공원에도 한번 방문해보아야겠다 싶었다. 


 에게해 지역의 수도 역할을 하는 '이즈미르'는 바닷가 도시인데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시대와 로마 제국 시절의 유적지가 많은 곳으로 한국의 군산과 비슷하다고 표현한 부분, '하이렛딘 파샤'가 한국의 이순신 장군이라고 표현한 부분, 도네르 케밥을 한국의 김밥처럼 튀르키에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는 부분에서 작가님의 표현이 친근감 있게 다가오며 이해가 더 잘되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튀르키예는 나에게 조금 특별한 나라로 막연한 친근감을 갖고 있다. 회사 프로젝트로 2년간 긴밀하게 일했던 동료가 튀르키예 여성이었다. 영어를 정말 유창하게 말하던 친구인데(나중에 들었는데 아버지가 외교관이라고) 첫 프리젠테이션 자리에서 능숙하게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호의와 정성을 보여주었고(나중에 그녀의 남편에게 들었는데 PT전날 밤새워 한국말 인사 연습을 했단다), 프로젝트 내내 나에게도 전폭적인 도움을 주는 정말 유능하고 고마운 동료였다. 이슬람이라 돼지고기가 들어있지만 않으면 뭐든 잘 먹었는데 웬만한 한국인보다 매운 음식을 잘먹는 그녀는 김치가 꼭 있어야 식사를 했고, 함께 야구장도 가고, 클럽도 가고, 함께 똥머리를 하며 사진을 찍기도 하는 등 참 많은 추억을 쌓으며 지냈었다. 보통 튀르키예 여성이라고 하면 히잡을 쓴 닫힌 여성의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그녀를 통해 튀르키예 여성은 저렇게 유쾌하고 밝은 열린 사람이구나 하고 기억되었다. 3주간은 독일에서 함께 업무를 했었는데 출장 중 주말에 그녀의 남편과 함께 자신의 차로 여기저기 여행도 시켜주었다. 주말이라 쉬고 싶었을텐데 자차로 기사노릇도 해주며 Shy Rabbit인 나를 차량 이동중에는 노래부르게 했고, 오스트리아의 어느 공연장에서도 함께 춤도 추게 만들었다. 그림같은 도시 오스트리아 할슈타트의 어느 화장실에서는 휴지가 없다며 휴지를 가져다 달라고 하지를 않나 함께 직장상사 뒷담화를 하기도 하고, 아무튼 참 재미있는 친구였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도 왓츠앱으로 종종 연락을 하며 특별한 인연을 맺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나에게 그런 특별한 친구의 나라 튀르키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생생히 들려주며 그 친구를 추억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찬란했던 과거가 살아 숨 쉬는 대륙, 동서양 문화와 종교가 어우러진 나라 튀르키예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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