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 지혜로운 부모는 게임에서 아이의 미래를 본다
이장주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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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의 생일이었던 오늘 우리 가족은 캠핑을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출발 전 앞집에 사는 동갑 친구의 연락을 받게 된 아들은 아빠와 엄마를 놔두고 친구와 놀다 오겠다는 선택을 하며 집을 나갔다. 초3인데 벌써 부모님과 함께 노는게 싫어진거야 했는데 4시간만에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물어보니 게임이 허락되는 친구네 집에서 친구와 브롤스타즈 게임을 하고 트램폴린을 타며 신나게 놀았단다. 심심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인데 오늘은 동갑친구와 놀면서 브롤스타즈를 해보며 엄청 어려운 맵을 만들어 뿌듯했고, 어려운데도 너무 재미있었단다. 아들의 배신감에 허탈했던 우리 부부는 챙겼던 짐을 다시 풀고, 참돔회와 쇼비뇽 블랑을 한잔 들이키며 아이가 친구 집에 놀러간 동안 아이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게임보다 더 재미있어하는 취미가 있어 게임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에게도 RPG류의 게임과 스마트폰을 허락하고 있지 않다. 게임 내용이 나오는 <Press Start시리즈> 책이나 게임 캐릭터 그림을 그리며 아들의 게임 욕구를 해소하고 있는데 이번 어린이 날에는 노래하고 춤추기를 즐기는 아들에게 많은 고민 끝에, 정말 큰 맘 먹고, 닌텐도 스위치 저스트 댄스를 선물로 사주었다. 주변의 친구들이 대부분 게임을 하고, 또 온라인 상에서 만나 게임으로 함께 노는 문화가 있어서 우리 아이만 소외시키는 건 아닌가 싶지만 게임을 허락하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의 속마음을 알면서도 모르쇠로 일관중이다. 스무살이 되면 독립해서 직접 스마트폰을 사고 하고 싶은 게임도 하라고 말하며 엄마 아빠의 결정에 따라 아이는 아직까지 게임과 스마트폰 없이 지내고 있다. 큰 불만 표출없이 안된다고 하면 그냥 받아들이고 안되나보다 하고 지내고 있는 아이지만 앞으로 계속 이렇게 차단해도 될지 사실 생각이 많다. 이런 게임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연장선에서 이 책 「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을 만났다. 


 우리 아이는 스마트폰이 없지만 게임과 완전이 격리된 상태는 아니다. 사실 아이가 주양육자인 외할머니의 스마트폰으로 이미 많은 것을 몰래 경험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초1때 갤럭시 탭을 크리스마스 산타선물로 받은 아이는 QR 코드를 스캔하며 학습을 할 때도 있고, 구글링을 하며 검색도 종종 한다. 어려서부터 외할아버지와 바둑을 즐겨서인지 방과후 활동으로 바둑 체스를 하기 시작했는데 갤럭시 탭으로 바둑 체스 게임을 설치해서 게임을 즐긴다. 레고 히든사이드를 조립하고 갤럭시 탭에 증강현실 앱을 깔고 완성된 레고 제품을 스캔해서 유령을 잡는 게임을 한 적도 있다. ( 게임 만료 기간이 있음을 모르고 늦게 게임을 했던 아이는 한 달 정도 게임을 할 수 있었다. ) 


 아이가 관심있어하고 좋아하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물어보니 아이는 반색을 하며 이것저것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지금도 아이에게 어떤 게임을 해본적이 있는지, 어떤 게임이 좋았는지,  왜 좋은지 물어보며 이 서평을 쓰고 있는데 자꾸 물어보니 아이는 마인크래프트, 포켓몬고, 도어즈, 커비 등도 해보지는 않았지만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옆에서 자주 보았단다. 더 궁금하면 게임 잘하는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줄테니 직접 인터뷰 해보란다. 이렇듯 게임이라고 하면 매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아이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첨단 기술이 사람의 마음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문화심리학자이신 저자님은 게임을 하는 이들과 게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메타버스 관련 현상을 흥미롭게 관찰하며 글쓰기와 강연을 주업으로 삼고 계시다고 한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현실로 다가오는 요즘, 아이들이 하는 게임은 어떤 것인지, 게임이 다른 영역과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지, 게임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다각도로 살펴보고 알아둘 필요가 있다며 아이의 통제력도 기르면서 게임의 잠재력도 유지하기 위해 아이에게 무엇을 해줘야할지 생각하는 지혜로운 부모가 될 것을 당부하시며 게임과 맞서는 법이 아니라 게임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신다. 


 저자님과 게임에 대한 철학이 달라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또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또래들은 다 게임을 하는데 부모가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부모처럼 게임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지 않고, 또래보다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는 쪽을 선택하면 심리적 따돌림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말씀이 마음에 걸렸다. 


아이의 미래 성공적인 적응 여부는 부모의 사랑을 얼마나 받았는가보다 같은 세대에 속해 남은 삶을 함께 보내게 될 또래와 얼마나 잘 지내는가가 더 핵심적으로 결정한다. 



 통제력이 충분치 않은 시기의 아이에게 게임의 통제력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기에 게임의 긍정적인 면도 생각해보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이 부모와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는지 찾아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법을 찾고, 새로운 관계를 끌어내는 관점에서 게임에 맞서는 방법이 아니라 게임을 활용하는 법을 익힐 수 있어 유익하다 느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일만 잘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부모가 먼저 혁신적이 되어야 한다며 아이들이 적지않은 시간과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이 어떤 건지 공부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실무 디테일도 잘 모르면서 지적만 하는 상사와는 거리가 멀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직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의 마음 상태와 아이가 관심있어 하는 것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공부해야겠다 싶었다. 


 게임을 사이에 두고 부모와 아이가 긍정적으로 연결되는 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해법서가 발행되었다.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메타버스 시대에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들여다 보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아이들의 문화를 어떻게 바라볼지 고민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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