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쫌 아는 10대 - 프로이트 vs 니체 : 내 안의 불안은 어디에서 왔을까? 철학 쫌 아는 십대 2
이재환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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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 학부모 참관수업에 갔다가 아이가 수업중에 발표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무척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물었더니 엄마가 학부모 공개수업에 오셔서 긴장되었단다. 며칠전에는 학부모 상담이 있었는데 담임선생님 말씀이 평소에는 잘하는데 시험이라고 하면 아이가 긴장을 많이 해서 손을 떨기도 하고 잠시 멈춤 상태가 되며 가만히 있다가 몰입하다가 또 가만히 있다가 몰입하다가를 반복한다고 하셔서 아이의 마음에 불안감이 있음을 알게되었다. 마침 내 아이의 불안을 어떻게 잠재우면 좋을지 방법을 궁리하던 터라 반가운 마음으로 이책「불안쫌아는10대」를 읽기 시작했다.  



 불안을 포함하여 감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감정이 우리 삶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계시다는 저자님은 이 책에서 왜 우리가 불안을 느끼면서 사는지, 불안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프로이트와 니체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해부해서 불안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불안할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신다. 



 인간의 마음은 무의식-전의식-의식 또는 이드-자아-초자아로 이루어져 있고, 무의식에 있는 기억이나 감정, 그리고 인간이 가진 정신적 에너지를 조절하려고 하면 누구나 불안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앨리스가 토끼 굴을 통해서 이상한 나라로 가는 것처럼, 우리도 꿈을 통해서 무의식으로 갈 수 있는데 꿈이라는 토끼 굴을 통해서 들어간 무의식이라는 이상한 나라는 변하지 않는 장소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곳으로 활화산과 같다고 한다. 무의식이 활화산처럼 활동하고 있다면 우리 무의식을 이루고 있는 에너지 즉, 정신의 마그마를 '리비도(욕망)'라고 부르는데 프로이트는 우리의 무의식을 활화산에 비유하며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을 통제하려고 하다보니 불안이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무의식에 있는 리비도가 마그마 같고, 이 마그마가 흘러내리면 주위에 모든 것을 재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만약 의식이 무의식을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그마가 나온다면 우리를 삼켜버릴 수도 있으므로 우리의 의식이 무의식의 마그마를 막으려고 하면서 정신이 불안해지는 것은 통제되지 않는 에너지가 어느 정도는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므로 우리가 잘 살고 있다는 표식이기도 하다고 한다. 


 책상과 사람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역할 같은 것이 없기에 나중에 어떤 존재가 될까,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가 불안해지는 거라고 한다. 앞으로 다르게 변할 가능성 때문에 생기는게 불안이니까 어쩌면 불안은 좋은 것일 수도 있다는 관점이 불안은 인간이 가능성의 존재라는 걸 보여주는 표시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불안할 때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면 좋은지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이 소개되는데 가장 나의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니체의 유명한 낙타-사자-어린아이 비유 이야기였다. 자기가 왜 짐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지도 모르면서 묵묵히 무거운 짐의 무게를 견디는 복종 상태의 '낙타', 외부에서 강요한 가치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삶에서 이루고 싶은 나만의 가치는 없는 자유 상태의 '사자',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긍정하고, 놀이로 만드는 운명애를 실천하는 성스러운 긍정상태인 '어린아이' 이렇게 니체는 인간 정신의 수준을 3단계로 이야기한다. 삶이 끊임없이 고난과 고통으로 가득할지라도 낙타, 사자, 어린아이로의 변화를 거쳐 초인이 되는 방법을 나의 내면에서 찾고자 하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느꼈다. 영원회귀의 삶 속에서 내가 계속 하기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삶의 가치에 대하여 생각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잘못했다고 비난하는 그런 신은 죽었으니까 - 우리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제시하면서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죄책감을 주고 불안하게 만드는 그런 존재는 이제 사라졌으니까 - 내 삶의 기준은 나 자신이 되어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라는 말이 큰 힘이 되었고, 철학자 프로이트와 니체로 부터 인생 수업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나아가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 스스로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기준과 가치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소질을 있는 그대로 길러내는 힘을 가지면 좋겠다 싶었는데 답을 빨리 찾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생각했다. 메멘토 모리! 당장 죽을 것처럼 이 순간을 살아가며 자신만의 어떤 가치를 질문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래본다.  


 지난 일요일 아이의 태권도 승품단 심사가 있었다. 사실 그전날 아이는 태권도 그만 다니면 안돼냐고 나에게 물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승품단 심사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 떨림으로 불안한 것이었다. 보통 아이에게 무언가에 대해 물어보면 정말 확실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 이상 아이는 정확하게 자신의 마음이 왜 그런지 표현하지 못하며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잘하고 싶어서그런지 것인지, 잘 못할까봐 불안한 것인지, 잘못하면 엄마가 실망할까봐 불안한 것인지 등 엄마는 퀴즈를 풀듯 아이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적절한 낱말들을 찾아나가는 중이다. 초3아이가 아직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학교에서 진로와 장래 희망에 대해 배우고 있는 요즘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미래에 대한 불안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겠다 싶었다. 


 우리가 겪는 정말 죽을 것 같이 힘든 일들이 우리를 더 강하게 할 뿐이라는 미국 가수 켈리 클락슨의 노래 <What doesn't kill you only makes you stronger> 가 니체의 아모르파티(운명애, 운명을 사랑한다는 뜻) 개념과 닿아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stronger>를 들으며 이 책을 읽었는데 아무리 힘든 운명이라도 받아들이고 극복한다는 것은 완벽한 사람이 되라는게 아니라 오히려 운명애를 실천한다는 것임을 남들보다 부족하더라도 그걸 인정하고 자기 자신과 자신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임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또 할 수 있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노력하고 실천하는 것임을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풀빛 출판사의 쫌 아는 10대시리즈 책을 몇권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이해하기 쉽지않은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 내가 좋아하는 니체와 프로이트의 철학에 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어 좋았다.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연구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궁금하다면 스스로 삶을 극복한 '운명애'를 실천하며 자신의 삶을 예술 작품으로 만든 위대한 예술가 프리드리히 니체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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