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과 함께한지 어느덧 3년,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이 많이 완화되었지만 남편과 나는 아직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없기에 여전히 조심하며 살고있는 현시점에서 내가 경험한 팬데믹에 대하여 팩트체크도 한번 해보고 어떻게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시대를 잘 살아가면 좋을지 생각정리도 하고싶어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생명과학과를 졸업후 화학기술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동아사이언스에서 과학기자로 일하며 기사를 쓰기도 하셨고, 지금은 다양한 매체에 과학기술 관련 글을 쓰고 계신다는 저자님은 21세기 이전 인류를 괴롭혔던 감염병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시작으로 코로나 19 대유행에서 그들이 밝혀낸 사실과 연구들을 정리하여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이슈를 다루느라 여러 번 원고를 수정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래도 지금의 일상 회복은 과학자들의 치열한 연구로 이루어 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다.
사실 COVID-19 이전에는 감염병 관련된 여러가지 용어들에 대하여 관심도 없었고, 굳이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부모님과 아이가 확진되면서 나의 실생활에서 감염병을 실제로 맞닥뜨리게 되고보니 뉴스를 통해서 자주 듣게되는 낯선 의학 용어들을 가족의 안위를 위해 강제 학습하게 되었고, 팍스로비드라는 치료제 이름도 자연스럽게 외우게 되었다. 사실 나보다는 고령의 부모님의 안위와 아직 어린 아이의 건강이 걱정되어 많이 조심하며 살았는데 바이러스와 함께 보낸 지난 3년을 돌아보면 갑작스런 팬데믹 상황에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뉴스, 인터넷, 유튜브 검색에 의지하며 지나갔던 것 같다. 하지만 감염병의 시대를 살고있는 한 사람으로서 어렵지만 감염병에 대한 이런 유용한 책 한권 정도는 꼭 정독해보아야겠다 싶던 차에 이 책을 만나 무척 반가웠다.
이제는 너무나 친숙해진 여러종류의 바이러스의 모습,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외에서 생존하는 시간, 바이러스의 침입과 증식과정,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 RT-PCR 역전사 중합요소 연쇄반응, 사이토카인과 사이토카인 폭풍, 코로나19의 장기 후유증,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 정리, 후천성 면역의 주인공인 T세포와 B세포의 활성화 과정, mRNA 백신 원리,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원리, 노바백스 백신 제작과정, 백신접종으로 인한 아낙필락시 반응 모습 등 코로나19의 대유행과 더불어 등장한 백신과 치료제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직관적인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팬데믹 시대에 가장 필요한 키워드는 하나의 건강(One Health)이라는 말씀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감염병이 발생한 뒤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신속하게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도 중요지만 최선의 예방은 대유행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 하나의 건강(One Health)' 접근법이라고 한다. 인간과 동물, 환경이 모두 건강해야 인류도 건강하다는 개념인데 새와 곤충의 개체수가 줄고 있다는 기사들, 얼마전 영국 등에서 새들의 떼죽음 사건, 조류독감에 700여마리 바다사자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뉴스 기사들을 보면 조류 독감이 인간에게도 팬데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과 더불어 인간과 동물의 건강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한다.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확산되면서 진화과정을 거쳐 인간을 감염시키고 코로나19보다 치명적인 전 세계적인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학자들의 경고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싶다.
유행 초기보다는 확실히 덜 치명적인 감염병이 된 코로나19는 대유행단계에서 풍토병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인류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좋은 책이었다. 코로나19를 통해 계층이나 인종, 빈부격차에 따라 감염병에 대한 취약성과 회복성은 다르다는 현실을 알게 되었고, 불평등한 백신 분배, 편견과 차별, 국가 간 경쟁과 자국 이기주의의 각자도생만으로는 대유행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환경 문제는 좋고 싫은 기호의 문제가 아니고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실존적 공포를 갖고 있는 요즘이라 그런지 영문도 모르게 떼죽음을 맞이하는 동물들의 다잉 메시지 현상 등을 접하며 과학의 힘만 믿어 온 인간의 이기심과 오만함에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반성하게 된다. 환경 파괴의 주범이 인류이기는 하지만 그 환경을 보호하려는 것 또한 인류이기에 늦었지만 인류로 인해 고통받고 생태계에서 멸종되어 잊혀져가는 수많은 생명체들에게 책임 의식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 위기의 지구를 지켜내는 지구 특공대로서의 임무를 수행해야겠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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