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우스 탐험대 1~2 세트 - 전2권 스토리우스 탐험대
최수하 지음, 이갑규 그림 / 넥서스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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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에게 이야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손에 든 이 책 「스토리우스 탐험대1, 2」, 판타지 모험 소설을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이야기를 이야기 자체만으로 재미있게 읽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는 엄마라 내가 먼저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좋은 생각을 키워나갈 글을 쓰는 것을 가장 보람되고 귀하다고 생각하시는 작가님은 시공간을 넘나들 뿐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넘나들며 재미있고 유익한데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 잘 알려져 있어도 보는 각도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이야기, 또 어른들이 즐기는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가리고 모아 이 책을 만드셨다고 한다. 



 공간을 순간이동하는 텔레포테이션기능을 갖춘 최첨단 이야기 탐험 본부 티앤에스큐(Time & Space Quake)의 스토리우스 선생이 나프(콩쥐), 홍길뚱, 깨비와 함께 이야기 탐험을 떠난다는 설정인데 화상대화, 홀로그램, 텔레파시 폰, 인공지능로봇 아리를 비롯하여 경공술, 분신환영술 등의 설정들이 아이의 흥미를 끈다. 



 똥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책장을 펄럭이며 프랑스의 화장실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 왈,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프랑스의 똥궁전과 하이힐 그리고 <어린이 과학동아>에서 향수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단다. 17세기 프랑스 서민들은 위에서 쏟아지는 똥물을 피하기 위해 굽이 높은 하이힐, 챙이 넓은 모자, 넉넉한 망토를 걸치고 다녔고, 왕궁에도 화장실이 없어서 태양왕 루이 14세는 루브루 궁전이 오물로 뒤덮여 견딜수가 없어서 베르사유 궁전으로 이사를 갔단다. 더럽고 불쾌한 냄새를 없애려고 향수가 발달했다는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다. 사명당과 서산대사의 도술시합 이야기도 관심이 갔는데 시댁이 해남이라 대흥사에 몇 번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본 겁나 큰 신발(선조가 서산대사에게 하사했다는)이 생각나며 몰입이 더 잘 되었다.  



 생각의 힘과 길들여지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게 했던 야생코끼리 보보이야기는 평소 내가 아이에게 자주 해주는 말들 중 하나라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 번 말해줄 수 있어 유익했다. 




우리가 자기 한계를 짓는 그 순간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사라지는 거야.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는데 자기가 '난 이만큼 하면 잘하는 거지, 뭐.'하면 꼭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걸 보여 주는 얘기지. 모두 한번 잘 생각해 봐라. 지금까지 보보와 같았던 적이 없었는지. 


생각, 자기 생각.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보거나 들어도 늘 자기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단다. 생각은 길들여지기 쉽거든. 그러니까 우리 이야기 탐험대는 앞으로도 생각에 한계를 두지 말 것! 늘 보다 넓은 곳으로 나가서 더 좋은 나로 발전하려는 마음가짐. 이게 우리 이야기 탐험대의 정신이다. 알았니? 



 그 밖에도 북아메리카 동쪽의 온타리오 호수에 미크마크 인디언의 '보이지 않는 사람'과 '누더기피부의 소녀' 이야기, 중국의 한 시골 마을 약속을 귀하게 여긴 증자의 돼지이야기, 방글라데시 시골 화장실, 중세유럽도시의 뒷골목과 똥궁전, 우리나라 화장실을 지키는 측신 이야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 떠오르는 스파르타쿠스 노예전쟁 이야기, 평등의 바다를 꿈꾼 해적이야기, 도깨비 이야기, 고덤의 현자들과 안자 이야기, 의족을 한 조종사와 가시철조망 병 이야기 등 스토리우스선생의 모든 이야기들이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는 <니벨룽겐의 반지>이야기였다. 손오공의 독일판이라 할 수 있는 <니벨룽겐의 반지>는 대학교때 처음 접했었는데 그당시 나는 지그프리트가의 계보가 헷갈려서 니벨룽겐의 노래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 후 25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통해 지그프리트가의 계보를 그리며 읽을 수 있었는데 입으면 미사일이 와도 죽지않는다는 망또 타룬카페 그리고 손오공의 여의봉같은 발뭉이라는 신비주의적인 무기가 등장하며 펼쳐지는 시누이 크림힐트와 올케 부룬힐트간의 질투와 복수의 비극적인 이야기의 시작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이야기를 읽으며 그리스로마 신화만 있는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고, 영화 <호빗>, <반지의 제왕>, <어벤져스> 시리즈들이 연상되었다. 아직 어벤져스 세계관을 다 이해하지 못한 엄마이지만 아이가 어벤져스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잠자리 도서로도 읽어주기 좋고, 고학년이 되면 반지의 제왕, 호빗,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들과 비교해서 이야기나누기 좋겠다 싶다. 



신화에서는 말이다, 꼭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는 않거든. 논리적인 교훈보다는 세상의 모순을 보여 주면서 풀이하는 면이 많고, 그래서 다양하고 웅장한 시화 속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다 보면 세상의 여러 모순을 감싸 안는 넉넉한 품성을 갖게 되지. 그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이란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할 필요는 없단다. 신화 속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그리고 내가 너희를 이 이야기 속으로 들여보낸 건......, 한마디로 세상엔 그리스 신화만 있는 게 아니란 걸 보여 주고 싶어서였다. 





 그저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른인 내가 너무나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전우치수준의 신비주의적인 팩션 동화 느낌이라 이야기에 빠져들기 좋은 책이다. 보편타당한 진리가 중요한 과학문명의 시대를 살고 있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이야기에 대하여 허무맹랑하다할 수도 있지만 아이와 함께 신비주의의 낭만을 즐기며 잘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아가며 마치 영화속에서 직접 탐험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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