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내 마음을 안아주세요 - 힘든 열 살을 위한 마음책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박진영 지음, 소복이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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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적으로 신간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름 출판사에 대한 느낌을 가지게 되었는데  ' 우리학교 ' 출판사 하면 어린이 교양책 시리즈들이 생각난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어린이의 시선에서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하려 노력하신다는 느낌 그리고 글과 그림이 모두 둥글둥글하고 따뜻하다는 느낌이 있어 호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이 책「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내 마음을 안아주세요」를 편안한 마음으로 손에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왜 이러는 걸까?'에 관심이 많으셨다는 저자님은 마음 챙김, 자기 자비 연구를 하고 계신다는데 저자님이 쓰셨다는 책들의 제목에 내 마음이 끌린다. 「나는 나를 돌봅니다」,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 「여전히 휘둘리는 당신에게」. 이 책은 자신의 마음을 더 잘 알고 보듬을 수 있게 도와줄거라며 책을 읽으면서 '바라보기'를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알아보기'에서 내 마음을 이해해 보고,'돌보기'로 내 마음을 토닥여주라고 말씀하신다.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지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복식호흡을 한 것 처럼 마음이 차분해졌다.  


 <Part 1. 나에게 따듯한 말을 건네자> 를 읽으면서는 이제 10살이 된 내 아이가 실수해서 속상한 일이 있을 때 '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고 따듯한 말을 건네야겠다 싶었다. 


 <Part 2. 더 단단한 내가 될래>에서는 조각 하나가 나를 결정하지 않으니 별거 아닌 한 조각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라는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결점도 많고, 두려움은 더 많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자신을 끌어안으려 한다는, 조금씩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변화하고 있다는 BTS RM의 UN연설문이 생각나며 나도 아이도 자기 자신의 모든 면을 잘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자 다시금 생각했다. 


 <Part 3.열 살은 힘들어>에서는 실패해도 응원해 주세요 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얼마전 아이가 친구와 함께 미술 작품을 만들고 친구의 작품과 비교하며 누가 더 잘만들었는지 투표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 남자 아이라 승부욕이 강해서 그런가 했는데 은연중에 벌써 비교와 평가하는 문화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며 내심 안타까웠다. 비교와 평가를 받으며 살면 마음속이 늘 전쟁이라는 것을 잘 아는 한 사람으로서 아이에게 항상 이기기만 할 수 없다는 말을 잘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평가는 주관적인 것이니,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평가에 더 충실하라고.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고,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실수하고 실패할 때도 있으니 너무 속상해 말라고. 



항상 다 잘하는 사람은 없어. 못한다고 해서 못난 건 아니야. 당연히 못할 수도 있지. 시합에서 질 때도 있지. 그래도 나를 따듯하게 안아 줄 거야. 좌절하는 친구가 있다면 응원해 줄 거야. 


 


 <Part 4.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자>에서는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도 필요한 것이며 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 지금 내 마음에 어떤 감정이 일어나는지 가만히 바라보고, 여러 감정을 거치면서 내 마음도 더 커지고 건강해지는 것이니 감정을 피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며칠 전 회사 인사고과 자리에서 평가를 받으면서 상사의 피드백에 마음이 무척 휘둘렸다. 인터뷰하는 것도 아닌데 무려 세명이 나 하나를 두고 질문과 평가를 하는데 공격받는 느낌이어서 불편했다. 당신은 이대로는 부족하니 이런 점을 올해 더 개선했으면 좋겠다, 내가 의도한대로 나의 리더십으로 당신이 지난해 이렇게 변하고 개선되었으니 이제는 어떻게 팀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잘 고민해보라. 다 큰 성인들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라며 강요받는 느낌이었고, 이대로 부족하니 스스로 좀 더 개선하고 팀도 함께 개선시키라는 주문이었다. 그래도 스코어는 잘 주었다며 너스레를 떠는 상사님. 리더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면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지 이래라 저래라 강요를 강요하는 리더십은 좀 아닌데 하며 속으로 삼켰다. 상사는 상사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을 뿐일텐데 정작 그 피드백을 받는 나는 감정만 불편해지고 기분이 편치 않아 속상했다. 그냥 내 타입의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될 것을 나는 또 힘들게 그걸 곱씹고 있었다. 스코어를 잘 받았는데도 완벽을 추구하고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피드백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나한테 뭘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참 싫다. 


 최근 tvN 알쓸인잡의 천문학자 심채경님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자신을 10점만점에 10점이라고 셀프평가하는 그녀의 건강한 자기애에 무릎을 탁 치며 통쾌함을 느낀적이 있다. 그래 남이 평가하는 나는 10점 만점에 5점이나 7점 혹은 경기장밖으로 떨어져 실격일 수도 있지만 그게 나라는 심사위원한테는 나의 점수는 10점이다 라고 내 마음을 돌보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1년반동안 상사의 지시로 전혀 다른 새로운 부서에서 순환근무를 하면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일하고 치열하게 성실히 일한 나를 열심히 해서 잘 해낸 나를 칭찬하기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 자신이라는 심사위원한테 나는 10점 만점에 10점이다.   


 얇고 가볍게 읽은 수 있는 어린이 교양도서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은 나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해주는 참 고마운 책이다. 나의 모든 면을 잘 받아들이고 잘 파악하고 있고, 그래서 나를 제일 사랑하고, 열심히 해서 잘 한 나를 사랑하는 그런 건강한 자기애를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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