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대신 말
도원영 외 지음 / 마리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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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와 함께 보면 언젠가 분명 유익할 것 같아 손에 든 책 「욕 대신 말」, 엄마 먼저 후루룩 책장을 넘겨 보았는데 아이와 같이 읽어도 될지 잠시 망설여졌다. 하지만 우리집은 성에 대한 것이든 욕에 대한 것이든 아직은 아이와 엄마가 서로 거리낌없이 모든 것을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서 이 책 「욕 대신 말」도 아이와 함께 읽기로 결정했다. 가끔 아이가 성에 대한 질문을 할 때면 우리「아홉 살 성교육 사전」책에서 같이 읽었었지 다시 한 번 그때 읽었던 부분을 같이 찾아볼까 하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당황하지 않고 성에 관한 질문의 답을 책에서 찾아가며 서로 이야기 나누고 있다. 욕에 대해서도 어떻게 자연스럽게 답해주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이 책「욕 대신 말」을 만나 아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티키타카 대화나누면서 읽기 시작했다.「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의 민호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와 매주 한시간 엄마가 읽고싶은 책을 읽어주면 치킨한마리 쿠폰을 보상으로 준다는 계약을 한 터라 이 책 「욕 대신 말」을 아이가 직접 육성으로 내게 읽어주게 하였다.  


 작가의 말을 살펴보면 학부모이자 교사인 네 분의 선생님께서 한 다큐멘터리를 본 것이 계기가 되어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는데 욕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말, 지금 내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많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이제 내년이면 10살이 되는 우리 아이가 앞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또래 욕 문화를 접하게 되더라도 욕 대신 말로 즐겁고 유쾌하게 소통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작가의 말을 시작으로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욕 생활을 돌아보는 프롤로그, 나는 왜 욕을 하는지 그리고 나에게 욕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 1부, 욕을 듣는 사람의 심정이 어떠한지 그 마음을 엿볼 수 있는 2부, 욕 대신 쓸 수 있는 멋진 언어 세상을 보여주는 3부, 멋진 사람의 필수 요건은 욕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그 시절,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순수했던 시절의 나로 조금씩 돌아가보자고 제안하는 에필로그 그리고 마지막으로 욕과 비속어의 뜻과 유래를 담은 마지막 부록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마다 '상상 더하기' 코너와 '생각 넓히기' 코너가 있어서 엄마는 이런 상황이라면 이렇게 표현했을 것 같은데 너라면 뭐라고 말했을 것 같아 하고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으며 읽을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3부 욕대신 이렇게' 파트였는데 아이와 실생활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표현들이 많아 무척 유용했다. 우리 아이의 경우 요즘 「놀면서배우는초등필수속담」책을 계기로 부쩍 속담에 관심이 많아진터라 아이에게 재치있게 받아칠 수 있는 관용표현(속담)들도 이 책을 활용해서 익히게 하면 좋겠다 싶었다. 실제로 2층 다락방 엄마 아지트에 방문할때마다 속담을 말하게 끔 규칙을 세팅해 놓아서 하루에도 열개 이상의 속담을 온가족이 말하며 생활하고 있다. 올 겨울 방학에 이 책 「욕 대신 말」에 수록된 속담들도 아이가 활용할 수 있도록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앞에 비치해놓아야겠다. 





 남편에게는 친한 친구 4명이 있다. 남편 포함 다섯명이라 내가 독수리 오형제라고 부르는데 일년에 한번쯤 펜션을 잡아 독수리 오형제 모임을 갖곤한다. 그때마다 느꼈던건 정말 친한 사이고 좋은 사람들인데 그들끼리 장난치듯 대화하는 중에 가끔씩 비속어가 오간다는 사실이었다. 고등학교때부터 알던 친구들은 그 당시 그들만의 친근함의 표시로 주고 받던 비속어들을 성인이 된 지금도 만나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평소 욕을 하지 않는 남편인데 독수리 오형제가 되어 만나면 비속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사춘기 청소년 시절을 함께 보낸 그들은 다양한 감정을 그저 욕으로 표현하는 단순한 언어습관을 가졌었던 것으로 짐작되었다. 물론 다들 멀쩡한 성인 남성들이어서 아이가 보는 앞에서는 비속어 사용은 자제하는 눈치였지만 그들만의 대화에서는 여전히 비속어를 사용하는 모습에서 습관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님의 말씀을 빌어 보자면, 보통 열세살이 되면 욕을 배우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청소년이 되면서 욕을 하는 친구가 많아지고, 그렇게 끼리끼리 모인 자리에서 욕설이 들려도 크게 거부감이 없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어서 익숙해진 것이라고 한다. 


 이제 내년이면 10대가 되는 우리 아이도 그 또래 문화를 접하게 되면 삶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 짐작되어진다. 하지만 그 나이에 맞는 또래 문화를 받아들이더라고 엄마와 함께 이 책을 읽었던 기억으로 감정을 표현할 자리에 욕을 채우지 않도록 스스로 고민하고, 어떤 말이 더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지 더 근사한 말을 직접 찾아서 나만 쓰는 만능의 말을 갖기를 바래본다. 욕 대신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유행의 첫 시작이 우리 아이이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이 책  「욕 대신 말」을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볼 것을 강추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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