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지리 여행 - 스타벅스에서 시작하는, 공부가 되는 지리 여행
최재희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일에는 회사와 학교에서 각자 열심히 생활하고 금요일 저녁이 되면 바깥놀이를 위해 짐을 싸기 바쁜 우리 가족은 주말 아침이면 비가 오지 않는 한 어디든 집밖으로 나선다. 개인적으로 답답한 도시에서의 삶을 잠시라도 떠나 있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곤 하는데 미자모 서평 이벤트를 통해 만난 「스타벅스 지리여행」책 제목에 여.행.이라는 단어가 눈에 딱 들어오면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때 여름이면 별다방 그린티 프라프치노에 크림가득 얹어 먹는 것을 즐겨했던 적도 있었고, 한겨울에 용평 발왕산 정상 별다방에서 누군가에게 캬라멜 마끼아또를 얻어 먹었던 기억도 난다. 생각해보니 스타벅스는 참 오랜 시간 우리 곁에 함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스타벅스와 함께하는 지리여행은 어떨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현재 고등학교 지리교사로 재직중이신 저자님은 교과서를 벗어난 지리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과 교감하고 행복을 느끼며 살고 계신데 우리 땅과 세계의 땅을 바로 알아 그곳에 담긴 이야기를 복원하는데 큰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도 그 여정을 계속할 계획이시란다. 그야말로 커피의 시대에 스타벅스 자리에서 지리를 읽겠다고 하시는 저자님은 스타벅스의 지리를 두개의 키워드 '유동인구' 그리고 '경관'이라고 정리하신다. 스타벅스는 도시에서는 사람이 많이 들고 나는 자리를 선호했고, 도시를 벗어난 곳에서는 경관미가 뛰어나 사람의 이동이 많은 자리를 선호했다고 한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스타벅스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기까지의 이야기와 매장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경험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알아가는 스타벅스의 자리는 결국, 우리 국토와 삶의 공간을 조금 더 풍성하게 이해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지리는 관심분야가 아니었는데 공간의 분포, 패턴,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은 것이 지리학이라는 말씀에 이 책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경관'과 함께하는 스타벅스 지리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는데 문득 지난 9월 망상해변의 수려한 경관이 떠올랐다. 지난 여름에는 동해 망상오토 캠핑장으로 캠핑을 간적이 있는데 아이가 햄버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롯데리아 망상점에 갔더랬다. 코시국의 일요일 늦은 오후여서였을까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는데 오션뷰를 앞에 두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햄버거를 먹는데 마치 외국의 어느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기분이 들었고, 참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지점사장님의 입장에서 보자면 계절을 타서 여름 한철 장사밖에 못하겠다 싶기는 하지만 휴식을 찾아 멀리 여행 온 이방인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롯데리아 망상점에서의 추억이 오버랩되며 책 속에 소개된 경관이 좋은 스타벅스 지점들을 꼭 방문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일었다. 미국 스타벅스 시애틀 파크 플레이스점이야기를 읽을 때는 온화하고 습한 시애틀의 겨울기후를 느끼며 스타벅스 1호점에서 커피한잔을 하고 싶었고, 튀르키예 스타벅스 베벡스 점을 읽을 때는 보스포루스 해협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나의 유일한 터키인 친구 투체와 차 한잔 하며 회포를 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곳은 스타벅스 군산대지점이었다. 군산은 매년 가을 낚시 여행을 위해 우리 가족이 연례행사처럼 가는 곳인데 이 책을 통해 군산과 함께한 1930년대 우리 나라 근대의 슬픈 역사도 알게 되었고, 학교 때 배웠던 채만식의 「탁류」가 이런 배경이었구나 하고 새롭게 알게 되었다. 특히 물빠짐이 어려운 미립토가 대부분인 퇴적암 계열의 산지에서 담수를 끌어다가 평지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환경과 인간을 제대로 알고 국토를 개발하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이, 땅의 체질을 제대로 진단해 적절하게 통제하면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이로운 시너지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제는 군산으로 낚시 여행을 다니며 새만금 방조제를 지날때마다 쌀을 재배하기 위해 조성한 미제저수지의 물이 벼의 피와 살이 되었겠구나 할 것 같고, 지리적 관계짓기 놀이를 하게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록편에서는 스타벅스와 함께 즐기는 주변 여행지가 소개되어 있는데 나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스타벅스 매장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 여행 루트를 짜보는 것도 신선한 경험일 될 듯하다. 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과 함께 지리학의 의미를 한번 생각할 기회를 가져보기를 바란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스타벅스지리여행#최재희#북트리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