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웅진 세계그림책 229
노에미 볼라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그림책이든 소설이든 마음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나의 마음과 감정을 알아차리면 힘들지만 조금은 편안하고 유연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생각해보니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주신데요 하며 아이에게 울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단순히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했던 말이었는데 이 책「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을 읽으며 가만히 생각해보니 울고 싶을 때는 그냥 우는게  맞다 싶다. 화라는 감정이 흘러가지 못하면 화병이 나듯이 슬픔이라는 감정도 저항하면 할수록 더 마음에 남아있어 힘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슬픈 감정이 자주 안들면 참 좋겠지만 살다보면 슬픈 감정은 가끔씩 찾아오게 되어 있고, 아무리 의식적으로 멈추려 해도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이제는 경험으로 알게 된 지금, 억누르려고 애쓰지 말고 물 흐르듯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알아차리고 또 놓아주는 유연함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왜 이런 슬픈 감정이 들었지? 이런 감정이 안들었으면 좋겠는데 하며 슬픈 감정에 저항하면 할수록 감정은 더 커지고 놓아버리기 힘들어진단다. 일단 일어난 감정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해. 울음을 그쳐야지 하고 억누르지말고 그냥 슬픔이라는 감정이 찾아오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봐. 슬픔이 찾아와 눈물이 나도 괜찮아.  슬퍼서 울 수도 있지. 슬퍼서 울고 싶은데 평온해지려고 애쓰면 더 힘들어. " 라고 말하며 그림책이 나를 위로해주는 것만 같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올라온 마음이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알아차려줘야겠다. 이렇게 나의 감정에 대한 알아차림의 시간이 쌓일수록 나의 마음 상태를 더 자주 체크하는 유연함을 가지게 되고 마음에 큰 위안을 줄테니까. 


" 강국향락( 江國香樂) ",  " 생생유전(生生流轉,만물은 끊임없이 변해간다)"

며칠전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님의 책「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에서 만난 문구들이 문득 떠오른다. 내 아이도 슬픈데 슬퍼지지 않으려 너무 힘주어 애쓰지 말고, 물 흐르듯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알아차리고 또 놓아주는 유연함을 가지며 살아가면 좋겠다. 나에게 슬픔이라는 감정이 찾아왔을때 그 옆에서 그 감정을 인정해주고 지켜봐주고 함께 해주며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그런 아이로 자라주기를... 완벽하진 않아도 감정을 어느 정도 흘려보낼 수 있게 되면 감정적인 에너지 소모가 많이 줄면서 그 에너지를 다른 활동에 쓸 기회가 많아지더라. " 감정을 놓아버리는 것을 연습해보자. 그 시작은 나를 찾아온 감정을 무조건 인정하는 것이고, 나를 왔다간 슬픔이라는 감정이 이런 선물들을 놓고 간단다. "  라고 그림책이 내게 말하는듯하다. 


 작가님은 네가 만약 분수처럼 펑펑 운다면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들 거고, 비둘기들도 행복할꺼라며 눈물의 쓸모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눈물로 요리도 하고, 청소도 하고, 양치도 하고, 강아지 목욕도 씻기고, 겨울에 울면 꽁꽁 언 눈물 위에서 스케이트도 타고, 봄에 울면 꽃이 피도록 도와줄 수도 있고, 말랑말랑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 멋진 작품을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선물도 하고, 불도 끄고,...


이 세상 누구나 다 울어. 경찰관도, 슈퍼영웅도, 왕도, 축구선수도, 개미도, 별도, 강아지도, 완두콩도, 심지어 바위도! 

바위도?

응, 워낙 잘 숨어 있어서 아무도 바위가 우는 걸 보지는 못했지만.



울어서 나쁠 건 조금도 없어. 눈물은 어디서나 통하는 언어거든. 말보다 훨씬 낫다니까!



눈물에는 끝이 없을지도 몰라. 

물론 눈물 끝에 즐기는 물놀이도 그래!


 슬픔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잘 모르는 어린이에게 그리고 여전히 슬픈 감정을 다루기 힘들어하는 어른에게도 유쾌한 위로를 주는 눈물 그림책, 울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라며 슬픔이라는 감정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그린 그림책, 슬플 때 잘 우는 법을 알려주며 아이에게 용기를 주는 선물같은 그림책이 발간되었다. 그림도 화사하니 예쁘고, 내용도 좋고, 주인공이 펑펑 우는 이야기인데 실컷 울며 내 슬픔까지 다 가져간듯 후련하다. 



*네이버 미자모 까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네가분수가된것처럼펑펑울어버린다면#노에미볼라#홍연미#웅진주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