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피니트 게임 - 세상에 없던 판도를 만든 사람들의 5가지 무한 원칙
사이먼 시넥 지음, 윤혜리 옮김 / 세계사 / 2022년 7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생각났던 건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익숙하게 들어본 '인피니트'라는 단어이다. 「인피니트 게임」을 읽고 나면 인피니티 스톤을 얻어 뭔가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훌륭한 리더가 있으면 매일 아침 충만한 의욕을 느끼고, 직장에서 일할 때는 안정감을 느끼며, 퇴근하고 집에 돌아올 때는 성취감을 느끼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님은 서문에서 자기 자신 혹은 가족을 부양하는 것 보다 가치 있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헌신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시며 무한게임이 무엇인지 배우는 것에서 부터 시작할 것을 당부한다. 2009년 TED Talks 첫 강연에서 이야기한 'WHY'의 개념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며 기업 경영과 리더십에 관한 그의 독특하고도 혁신적인 시각은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는데 2016년 「START WITH WHY」를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이 시대의 리더로 이력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굳건한 낙천주의자로서 미래가 밝다고 믿으며 좀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도록 사람들을 북돋는다고 한다. 거의 모든 분야 대기업 리더들에게 조언을 전했다고 하는데 리더의 본질에 대해 어떻게 풀어내셨는지 궁금해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승패가 갈리는 운동 경기와 같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게임을 해나가는 여정 그 자체가 게임이라 말하는 저자는 무한게임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이끄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무한게임 사고방식으로 조직을 이끄는 일은 건강한 몸을 가꾸는 과정과 비슷한데 강도보다 꾸준함이 중요하고, 건강을 원한다면 채소를 더 많이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잠을 충분히 다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하듯이 무한 게임 사고방식을 지니고자 하는 리더라면 다음 기본 원칙 다섯 가지를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1.모두의 가슴을 뛰게 할 '대의명분(Just Cause 존재하지 않는 특정 미래 모습에 대한 비전)'을 추구하라.
1-1.무언가를 지향해야 한다 -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어야 한다.
1-2.포용적이어야 한다 - 뜻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1-3.봉사 정신이 있어야 한다 - 다른 사람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1-4.회복 탄력적이어야 한다 - 정치적, 기술적, 문화적 변화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2.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하는 팀(Trusting Team)'을 만들어라.
3.나를 발전시킬 '선의의 라이벌(Worthy Ryval)'을 항상 곁에 둬라.
4.본질 외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근본적 유연성(Existential Flex)'을 가져라.
5.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고 나갈 '선구자적 용기(Courage to Lead)를 보여줘라.
살면서 회사도 가정에서의 양육도 늘 리더십이 문제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올바른 대의명분이 참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특히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로써 작가님의 WHY와 대의명분에 크게 동감했다.
나의 WHY는 사람들이 각자 관심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나만의 고유한 WHY다.
나의 대의명분은 대다수의 사람이 아침에 의욕 가득한 마음으로 힘차게 일어나 출근하고, 직장에서는 안정감 속에서 일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퇴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대의명분 실현에 동참할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찾고 있다.

매년 우리 회사에서는 전직원 미팅을 통해 시넥님과 같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만들어 낸 듯한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제시하며 임원들이 나와 공유를 하고 으쌰으쌰 잘해보자 말한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빠지지 않는 키워들은 최고, 1등, 고객중심, 지속가능성, CSR 등이다. 그런데 공감이 되고 의욕에 충만하기 보다는 늘 뭔가 만족스럽지 않고 동떨어진 느낌과 불편한 감정이 더 크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는데 결론은 항상 리더십의 문제로 귀결되었다. 매출달성이라는 단기 목표에 목을 매며 S&OP미팅에서 매출 부족에 대한 원인과 책임을 부서간에 서로 핑퐁하는 모습들이라니. 이렇게 답답하고 숨막힐 수가 없다. 그러고보니 우리 회사에는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관리자),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마케팅책임자), 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는 있는데 CVO(Chief Vision Officer 최고비전책임자)는 없다. 직원만족도 조사도 하고 결과 공유하여 대안을 마련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낮은 스코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문득 CVO가 없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상황에 대해 대안을 찾기위해 원인을 분석하고 질문을 해보라고 하지만 형식적인 절차로 느껴질 뿐이고, 실수를 감추고 서로 책임회피하는 문화가 팽배하다 보니 과연 시넥님과 같은 대의명분을 가진 리더는 실제 비지니스 세계에는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인피니트 게임」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 작가님의 말들을 대입해가며 현재 내가 회사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나아가 내 아이의 양육에 있어서도 진정한 서번트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어야 겠다 다짐해본다.
무한게임 사고방식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는 자녀가 흥미를 보이는 분야를 찾도록 돕고 그 길을 선택하도록 격려하여 자녀가 스스로 재능을 발견하도록 한다. 무한게임식 양육자는 아이들에게 봉사의 가치, 친구를 사귀는 법, 타인과 잘 어우러지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아이들에게 배움이란 학교를 졸업하고도 한찬 후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공부란 평생 해야하며, 나중에는 교과과정이나 학년 제도와 같이 그들을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교육한다. 그리고 무한 게임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우리가 떠난 뒤에도 자녀가 스스로 성장하여 타인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양육하는 것이야말로 자녀의 무한게임에 기여하는 일이다.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 있는데 '더 나아감'을 추구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최고가 아닌 의미있는 '더 나아감'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가슴 설레는 비전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무한게임식 리더는 '최고'대신 '더 나아감'을 추구한다. '더 나아감'을 좇는 것은 끝없이 개선해나가는 여정이며 사람들은 그 진전을 위해 재능과 에너지를 쏟도록 초청받았다고 느낀다. 무한게임에서는 '더 나아감'이 '최고'보다 더 좋다.
*네이버 미자모 까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인피니트게임#사이먼시넥#윤혜리#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