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존버 중입니다 - 자존감, 관계, 감정에 휘둘리는 십 대를 위한 마음 처방전 알고십대 1
웰시 지음 / 풀빛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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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혹이 훌쩍 지나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지금 웃프지만 이 책의 제목이 지금의 나의 현재 상태를 너무나 적확한 단어로 표현하고 있어 크게 공감하며 책을 읽게 되었다. 


 청소년들을 만나는 학교 상담사로 일하고 있고, 마음을 나누는 진솔한 대화로, 그리고 위로와 통찰을 담은 글과 그림으로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사는 것이 소소한 목표라고 하시는 저자님은 오늘 하루, 사는 게 쉽지 않다고 느낄 때 어떻게 자신을 다독이며 버틸 수 있을지 '조금 덜 버겁게 버티는 법'을 안내해 주겠다고 프롤로그에서 말씀하신다. 그래서일까 지금의 내 마음에도 삶은 원래 그런거야 하는 위로의 말을 전해줄 것만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삶은 원래 '버텨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인생은 마치 지구를 끌어당기는 중력의 법칙처럼 기본값이 원래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로 흐르도록 설정되어 있는지도 몰라. 그러니 더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지 않고 그 자리를 버티는 것만드로도 이미 무척 많이 애쓰고 있는 거라고 봐. 그러다 용케 제로(Zero, 0)가 되면 더 좋고, 그러다 좀 더 힘이 생겨 플러스가 된다면 그건 '행운'이고 말이야.

 끊임없이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일상을 사는 우리네 삶은 원래 버티는게 답이라고 말하는 작가님의 통찰에 맞아맞아 하면서도 청소년시절부터 삶이 그러하다는 것을 벌써 알게 된다면 좀 서글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인상적이었던 문구가 있는데 내 아이에게 꼭 써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 말이 있다. 

아빠도 속상한데 당사자인 너는 더 속상하겠다. 상황은 이렇게 됐지만 어쩌겠니.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같이 고민해 보자.  

 내 아이가 살면서 속상한 일이 생기면 이 문장을 잘 메모해두었다가 꼭 써먹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만큼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살면서 아이에게 기쁜일이 있을 땐 이 문장을 응용해서 " 엄마도 이렇게 기쁜데 당사자인 너는 더 기쁘겠다. " 라고 이야기 해줘야겠다. 


 타인의 평가에 자유로울 수 없는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나는 내가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들은 별로 관심없다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나를 덕질하며 살자를 모토로 회사생활을 버티는 중이다. 출산때 배웠던 복식호흡으로 호흡과 이완 훈련을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잠시 나를 분리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하루에 한시간 명상과 요가를 하려고 늘 계.획.한다. 


나의 가치는 누군가의 말이나 평가로 결정되는 게 아니야. 나 이외의 사람이 하는 상처 주는 말과 나를 분리해 보는 건 정말 중요해.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이 없는 워커홀릭 부장님을 만난 적도 있고, 번 아웃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가까운 회사 지인도 있었다. 그들을 지켜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고 나의 가치는 다른 곳에 있어 하며 끊임없이 내가 나로 살기위한 방법을 찾아 지금껏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FAST LEARNER이기 보다는 노력파 SLOW LEARNER인 나는 자신감은 좀 떨어지지만 자존감은 높은 편이다. 


가끔 지식의 저주에 빠져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나는 관대하다를 속으로 외치며 적어도 겉으로는 친절하게 생활하고 있다. 

지식의 저주란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할 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도 당연히 알 것이라고 추측하는 왜곡된 인식을 가리키는 말이야. 


코시국이 한참이던 작년 6월, 나는 20년 동안 일하던 부서를 떠나 전혀 다른 부서에서 JOB ROTATION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타.의.에 의해. 코시국이 한창인 시절이라 HANDOVER도 TAKEOVER도 여의치 않아 거절했으나 강제 인터뷰는 진행되었고 나는 선택되었다. 정말 직급이 깡패라는 말을 실감하며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구나 하는 무기력감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성공이 도대체 뭘까?', '행복이 뭘까?', '잘 산다는 것이 뭘까?', '열심히 산다는 것이 뭘까?', '왜 경쟁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나만의 답을 찾아보는 거지. 아무리 역경과 고충이 있어도 '내가 원해서' 가는 길일 때는 보람과 즐거움이 있으면 버틸 수 있거든. 하지만 '타인이 원해서'가는 길이면 아무리 좋은 성과를 얻어도 내 것 같지 않아서 공허한 마음이 생길지도 몰라. 그러면 오래 버티기 어렵고, 겨우겨우 버티더라도 그 시간이 너무 힘들 거야.

 타인이 원해서 가는 길이었지만 그래도 오기로 버티기를 1년, 이제 좀 숨 좀 쉬어볼까 했건만 팀 중 한명은 육아휴직 그리고 다른 한명은 안식년 휴가로 백업없이 신입사원과 버티기 업무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노답의 상황이 내게 주어지다니 믿어지지 않았지만 나는 능력자다 최면을 걸어가며 정말 존-버하는 삶을 사는 중이다. 일에 대한 신념도 소명의식도 없지만 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니까 내게 주어진 일에 최대한 마음상태를 긍정적으로 가져보려고 노력하며 몸상하지 않을 정도만 일하자 하며 살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속으로 외치며! 틈틈히 책을 통해 위로를 받으며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계속 생각중이다. 


조급한 마음을 잠시 멈추고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고 가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 봐. 단, 꿈과 목표는 달라. '꿈'이 평생에 걸쳐 추구할 가치이자 목적이라면, '목표'는 그것을 이뤄 가는 과정이자 수단이다.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도록 안내해 주는 나만의 계획을 오늘부터 하나씩 세워 보면 좋겠어.


세월이 흐르고 나를 포장하던 소속과 지위가 사라져도 인생의 방향성이 확실하다면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든 나의 자리에서, 나의 방식으로, 묵묵히 꿈을 이루며 하루하루 만족하며 살 수 있을 거야!


 표지에 " 십대를 위한 마음 처방전 " 이라고 문구가 소개되어 있듯이 십대 청소년들을 위한 알기쉬운 심리학 책이 발간되었다. 내가 그동안 삶을 살아가며 깨달았던 파편적인 내용들이 심리학 용어들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아직 인생에 대한 경험이 적은 십대들에게 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난 십대는 아니지만 심리학을 공부해 본 적이 없는지라 어른인 나이게도 접근하기 쉬운 아주 좋은 책이었고, 제목도 딱 내 상황과 일치하여 폭풍 공감하며 읽었다. 내가 좀 더 일찍 이런 심리학을 만났다면 그동안 살아냈던 나의 삶이 좀 쉬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사십여년간 몸소 체험하며 터득해온 통찰의 내용들을 알기 쉽게 한권의 책으로 잘 풀어낸 이 책「내 마음은 존-버 중입니다」, 십대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분명 유용하며 옆에 두고 볼만하다 생각한다. 


*네이버 미자모 까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내마음은존버중입니다#웰시#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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