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집에 관한 기록
전건우 지음 / 한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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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죽은집에관한기록 #전건우 #한끼 #추리미스터리소설

음지에 세워진 로즈 힐 빌라, 그곳에서 시작된 무차별 저주

집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포근함과 안식처라는 느낌을 느끼게 해준다. 그런 집이 공포소설의 소재가 되는 순간 다른 어떤 소재보다도 더욱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읽었던 김진영 작가님의 《여기서 나가! 》는 집을 지은 터가 사람이 죽어나가는 터라는 것을 소재로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주면서 공포감을 안겨주었다. 이번에 읽은 전건우 작가님의 《죽은 집에 관한 기록》 또한 그와 비슷하지만 취재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어 더욱 으스스하게 만든다.

오컬트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소형 프로덕션에 한 통의 메일이 도착하고, 함께 작업했던 외주 작가 김도형의 짧은 메시지와 동영상을 보고 고민하다 김도형이 살고 있는 로즈 힐 빌라로 가게 된다. 피디 A, 작가 B, 카메라 C는 김도형에게 연락을 취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 로즈 힐 빌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김도형의 집으로 간 그들은 김도형이 알려준 비밀번호로 집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가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컴퓨터에는 그가 조사해둔 각종 자료들이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가 사라진 것이 아닌 자신의 글을 적기 위한 설정으로 느끼던 A, B, C는 기묘하고 소름 끼치는 일들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다. 괴현상 리스트를 통해 의심을 품어갈 때쯤 502호에서 자살한 사람을 마주하게 되면서 로즈 힐 빌라의 괴이한 힘을 점점 느끼게 된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이 이야기하다 이상할 정도로 웃는 모습들은 마치 그들이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 같은 느낌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리고 로즈 힐 빌라에 대해 궁금해하고 알아본 사람이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하나둘 죽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로즈 힐 빌라가 지어지기 이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

결국 그것이 모든 사건의 첫 시작이었고, 로즈 힐 빌라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 귀신과도 같은 존재들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 그들은 결정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 취재를 마무리할 것인가, 아니면 취재를 뒤로하고 로즈 힐 빌라에서 벗어날 것인가.

🏷️ 저주는 방사형으로 퍼지니까.... p.178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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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 내려놓음의 마음 공부 고요하고 단단하게
권민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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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고요하고단단하게법정의말 #권민수엮음 #리텍콘텐츠 #에세이

비움으로써 나를 나에게로 되돌리는 철학에세이

법정 스님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소유'가 아닐까. 물질에 대한 집착, 소유욕으로 가득 차버린 우리에게 물질적인 집착이 아닌 물질은 비우고 정신적인 채움을 이야기하셨던 것을 떠올리며 고요하게 단단하게, 법정의 말을 펼친다. 이 책은 단순히 법정 스님의 명언이 담긴 책이 아니다. 유명한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 말을 생각하다 보면 그들의 말이 맞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말을 실천하는 것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잊어버리고 만다.

🏷️ 이 책 은 법정 스님의 단순 저서 문장에만 기대지 않고, 대표 저서들뿐 아니라 강연집과 법문 기록, 정기 법회에서 실제로 건넨 말씀, 여러 자리에서 화자 되어 온 핵심 문장들까지 폭넓게 엮어, '법정의 말'을 하나의 총체적인 흐름으로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각 페이지는 법정 스님의 문장과 함께 해석을 담은 철학적 에세이, 사유를 담은 '우리의 고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문장은 시끄러운 생각을 멈추게 하고, 에세이는 그 문장을 오늘의 언어로 번역하며, 마지막 질문은 독자가 자기 삶에 대입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습니다. 해답을 대신 말해주기보다, 해답이 자라날 자리를 마련하는 구성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법정 스님의 문장들은 우리의 지친 마음을 채워주며 많은 가르침을 안겨준다. 비움과 자유, 두려움과 신뢰, 일, 돈, 시간, 가족, 사랑, 갈등. 그리고 상실, 병, 죽음, 숲, 바람, 침묵, 단련과 실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결국 법정 스님의 문장들은 우리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남겨주고 철학적으로 다가가게 만든다. 우리는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행운을 쫓는다.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놓친 행운에 대한 후회와 남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누군가로 인해 화가 나거나 슬픔을 느끼며 휩쓸려가는 것이 아닌 잠시 숨을 고르면서 남과의 비교를 그만둔다면 자신이 가진 행복이 비로소 눈에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실수에 사로잡혀 현재를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내가 했던 잘못에 대한 반성을 가진 후 그것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가 지키려는 가치와 우선 수위를 분명히 한 후에 다시 한번 나의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나의 하루를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부자이건 가난한 사람이건 그 사람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똑같다. 단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나의 하루를 어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자.

🏷️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고 따뜻한 말을 나눈다든가 눈매를 나눈다든가 일을 나눈다든가, 아니면 시간을 함께 나눈다든가." p.276

말이 지닌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알면서도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이 서투른 순간들이 있다. 때로는 그 서툰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 마음을 나누는 것, 어쩌면 건네는 말 한마디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건넨 다정한 말이 서로의 관계를 따스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렵다고 느끼는 관계를 단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결국 나눔임을 기억하자. 관계 또한 그 관계에 너무 연연하는 순간 힘들어진다. 관계에서도 비움이 철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던 《고요하게 단단하게, 법정의 말》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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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책상이 뒤집혀 있었다
세이야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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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느날책상이뒤집혀있었다 #세이야 #리프 #포레스트

따돌림에 맞선 소년의 뜨거운 한판 승부

처음 책의 소개 글을 마주했을 때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상황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남자아이들만 있는 중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들의 거친 모습과 에너지에 피곤하다는 아이와 친구에 관심 없이 단지 학교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아이. 너무나도 다른 두 아이의 모습에 걱정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는 이런 상황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혹시 닥치더라도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는 두 가지 마음이 공존했다.

어릴 적에는 자신과 성향이 맞지 않는 아이보다 자신과 맞는 아이와 어울리며 친구라고 생각하던 아이는 점점 시간이 지나며 커갈수록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간다. 사람과의 관계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힘든 순간이다. 얕게 두루두루 잘 지내거나 혹은 깊게 몇 명만 친해지거나, 그럴 수밖에 없음을 나이가 들어가면서야 비로소 확실히 느낀다. 이야기의 주인공 이시카와는 오사카 시립 호시노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 전교 회장까지 맡을 정도로 활발한 아이였다. 자신의 밝은 성격과 코미디를 사랑하는 친숙한 모습에 아이들이 다가왔기에 새로운 친구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렇게 아차 하는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어느 무리에도 끼지 않는 상황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서로에 대한 경계 속에서 어울릴 그룹을 탐색하는 신학기야말로 중요한 시기이자 기회인 동시에 위기이기도 하다고 언급한 문장에서 우리 아이들도 그런 순간을 곧 겪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걱정스럽기도 했다. 이시카와는 왕따라도 된 듯 혼자 지내게 될까 봐 초조해지고 자신도 모르게 무리를 이루는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 아이들 사이에 끼고 싶은 마음에 한 행동이 책상이 뒤집히는 상황으로 연결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이시카와는 그런 상황에서도 학교를 갔다. 그리고 매일 아침 자신의 책상이 뒤집혀 있는 상황을 마주해야만 했다. 질리지도 않고 매일 뒤집혀있는 책상, 그리고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되돌려 앉는 이시카와.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서 얼마나 강한 마음을 지닌 것인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쉬는 시간 느껴지는 외로움과 점심시간의 괴로움을 참지 못하게 되면서 마음 편히 도시락을 먹을 장소를 찾아 헤매는 모습은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반에서 투명 인간인 것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알 지 못하는 공기를 대하는 듯하는 아이들 속에서 노력하는 이시카와.

체육대회 릴레이 출전 선수가 되기 위해 아파트에서 달리기 연습을 하기도 하고, 문극제를 위해 콩트를 쓰던 실력을 발휘해 연극 대본을 직접 쓰면서 반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시카와. 이시카와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응원하게 된다. 집단 괴롭힘은 영화나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은 더 드라마 같은 일들로 가득하다. 작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순간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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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겨울에 다시 내가
강민채 지음 / 모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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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너의겨울에다시내가 #강민채 #모모 #판타지로맨스소설

전 연인의 죽음을 내가 먼저 알게 된다면?

우리 삶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사랑으로 우리의 삶은 달라지고 사랑을 하는 나 또한 변해간다. 때로는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에 웃음 짓기도 한다. 헤어짐이라는 이별을 알지 못한 채 그 사랑이 마지막인 것처럼 모든 감정을 쏟아붓는다. 그런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너의 겨울에 다시 내가》 속 주인공 열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오랜 시간 함께 해오면 다섯 번의 사계절을 함께 해온 연인이 시간을 달라는 문자를 보낸 후 어떤 소식도 전해오지 않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의 소식을 기다리는 내내 열음은 불안해하다 기다림에 지쳐 헤어지자는 연락을 남기고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끊어진 줄 알았다. 국가대표 수영선수까지 한 한봄이 유명해지면서 그의 열애설이 귀에 들려올 때마다 질투 아닌 질투를 하면서도 자신의 흘려보낸 사랑을 되뇌며 아파했을 열음.

작가 일을 하면서 다시 마주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한봄을 다큐 프로그램으로 만나게 되었을 때 반가움보다는 기다려달라는 말 이후에 어떤 소식도 없던 그에게 화가 났었던 감정을 이야기하는 열음과 마치 자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말하면서도 자신을 기다려주지 않은 열음에게 화가 나는 한봄.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끝이 났었지만 왠지 모르게 다시 시작될 것만 같은 예감을 안겨준다. 두 사람의 사랑은 어떻게 다시 시작될까 하는 핑크빛을 기대하는 것도 잠시 열음에게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난다.

사용하던 노트북이 고장 나 오랜 시간 찾지 않던 친구 다영의 노트북을 사용한 열음은 알 수 없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한봄의 자살기사가 도배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란 감정을 다독여야 했던 열음. 그러나 그것은 일어난 일이 아닌 일어날 미래의 한 단편을 마주한 것이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열음은 한봄이 죽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한봄에게 이야기하기까지 하는 열음. 하지만 자신이 마주한 그 순간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그것을 숨긴 채 한봄과 다시 설렘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열음.

한봄과 가까워지면서 우연히 한봄에게 다가오는 위기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수영선수가 아닌 핀수영으로 다시 재기를 노리고 있는 한봄에게 닥쳐오는 위기를 열음은 막을 수 있을까? 운명이라는 주어진 길을 막아설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전 남자친구의 운명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것을 자신의 손으로 바꾸고자 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결국 사랑은 운명도 거스를 수 있을 만큼의 힘을 지니고 있을까? 열음을 따라가다 보면 한봄의 운명과 마주할 수 있다. 애틋하고 시린 그 사랑의 결말에 빠져 순식간에 완독하게 되는 《너의 겨울에 다시 내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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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마, 소슬지
원도 지음 / 한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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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죽지마소슬지 #원도 #한끼 #장편소설

혼자 있고 경찰관 하주와 귀신 슬지의 불편한 동거

혼자 만의 공간이 갖고 싶었던 하주는 여러 차례의 이사 끝에 원룸에서 지내게 된다. 8급 공무원임에도 자신에게 손을 벌리는 동생과 부모님으로 생활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속에서 살고 있는 하주. 형사과에서 과학수사팀으로 옮겨왔지만 변사자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낯설고 힘들다. 긴장하는 덕에 매번 화장실이 문제인 하주의 상황을 이해하는 파트너 반장 근덕이 있어 24시간 근무를 버티는 듯 보이는 혜주.

집으로 돌아와 단잠에 빠져있는 혜주를 깨우는 낯선 목소리. 잘못 들은 줄 알았던 그 목소리는 자신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 마주했던 변사자인 소슬지였다. 귀신의 몸으로 그녀가 죽은 곳이 아닌 혜주의 방에서 발견된 슬지, 게다가 다른 사람이 아닌 혜주의 눈에 보일 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들리는 이 기묘한 상황은 혜주 자신도 믿을 수 없다. 경찰관 혜주와 귀신 슬지의 기묘하고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고 혜주는 슬지의 사정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슬지의 시신을 수습해 줄 연고자 하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우면서도 슬지가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한 혜주. 수첩 하나에 슬지에 관한 기록을 남기려고 하는 혜주. 혜주는 슬지를 승천하게 만들기 위해서 자신이 아는 무당을 찾아가지만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연결되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좋은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혜주는 그런 아름의 이야기를 무시하면서 선무당이라고 이야기한다. 아름의 충고는 흘려들은 채 슬지의 사정이 궁금한 혜주.

그런 와중에 피곤함을 느끼고 잠을 잔 것 같지 않다고 느끼게 되는 혜주. 그런 혜주의 모습을 보면서 혜주를 따라간 사건 현장에서 만난 귀신에게 들었던 말이 떠오르는 슬지. 산 사람의 기를 빨아먹고 있다고 이야기하던 그 사람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무당도 아닌 경찰관이 자신이 만난 변사자와 기묘한 동거를 하게 되고, 그 사람의 사연을 안타깝게 여기며 기억해 주려고 하는 모습. 색다른 소재와 작가님의 필력으로 가독성에 날개를 단듯 순식간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혜주와 슬지가 이어진 연결고리를 알 수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우리의 삶은 살아가는 것 자체만으로 소중하지만 그 소중함이 고됨에 잊히고 있다. 그래서 살아감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도 늘어간다. 소설 속에서도 하루에 만나게 되는 변사자의 수가 많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웃에게 무관심하여 홀로 마지막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들, 그들에게 작은 관심이라는 따스함을 전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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