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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편지, 고마워 ㅣ 읽기의 즐거움 16
고데마리 루이 지음, 다카스 가즈미 그림,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편지를 써본게 언제쯤이었을까? 신랑과 연애할 적(그때가 불과 3년전이네)에만 해도 손 글씨 편지를 적어줬었는데. 가을에는 이쁜 단풍잎에 편지를 써서 주기도 하고. 장거리 연애가 아니었음에도 통화하거나 문자나 메신저보다 손편지가 좋아서 적어서 보내던 나름 감성 풍만했던 시절도 있어지만. 요즘은 아기 키운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메신저로 몇마디 보내는게 끝이고, 보고 싶다는 말도 잘 보내지 않는걸 보면 내가 많이 변해버린건지 아니면 말하지 않아도 서로 느끼고 있닥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착한 편지, 고마워"가 집에 도착하자 마자 따스한 표지의 그림에 반했다. 책의 두께가 두꺼운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추리 소설도 아니지만 감성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나보다.
책상에 앉아서 편지를 쓰고 있는 아이(마츠모토코우지). 아이는 편지를 잘 쓸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다가 엄마의 말을 되새기면서 심호흡도 해보고 마음을 가라앉힌 후에 편지를 적기 시작한다. 아이가 적은 친구는 누구일까요? 어떤 친구일지 궁금하네요.
덩그러니 나무 앞에 앉아 쉬고 있는 이름도 집도 없는 떠돌이 방랑자. 그는 떠돌아다니면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하여 사라져가는 숲들을 보다 숨이 막힐때면 이 나무를 찾는다고 한다.
"당신은 세상에 단 하나분인 생명의 나무입니다. 나는 어느덧 눈을 감고, 두 팔로 당신을 꼭 껴안습니다. 당신의 힘찬 기운이 내 가슴을 지나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면 몸속에서 신선한 기운이 퍼져 나옵니다. "
여행을 하다 지치면 찾아오는 떡갈나무에게 '떡갈나무씨'라고 이름붙여주면서 편지를 쓰는 나그네의 마음. 나무는 언제나 그자리에 서서 그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지요. 나그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떡갈나무. 나무의 소중함을 나그네는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여름방학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소녀.나무를 그리기 위해서 찾아온 소녀. 하지만 곧 스포츠 센터의 개관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을 선생님께 듣고 눈이 퉁퉁 부을정도로 우는 아이.
아이의 보고싶은 친구는 바로 나무 였다는걸 알게 되자, 다른 아이들의 친구들도 궁금했어요. 나무가 사라질까봐 나무를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 편지를 쓰기 시작하네요. 사람들의 편지가 곁에 있는 떡갈나무를 지켜주었어요. 사람들이 다 무분별하게 개발만을 하려고 하는건 아닌가봐요. 나무를 지키기 위해서 편지를 쓰기도 하구요. 그런 편지로 개발을 미루거나 나무를 그대로 두고 조성을 하는것을 보면 아직 우리의 곁에는 감성이 많이 살아있나봐요. 아기가 자라면 짧은 글이라도 편지를 주고 받고 싶어요. 그게 언제쯤이 될런지 모르겠지마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