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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 버튼 - 문명을 거부한 소년
앨릭스 바즐레이 지음, 제니퍼 우만.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 다섯수레 / 2013년 6월
평점 :
우리는 수많은 문명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기에 아마도 그런 문명이 없다면 한시도 살아갈 수 없을것이다. 과학의 발전을 통해서 더운 여름에도 에어컨과 선풍기로 더위를 이겨내고 추운 겨울에는 난방을 통해 추위를 버틴다. 우리는 누릴수 있는 한 최대한의 문명을 누린다. 그런데 여기 제미 버튼은 문명을 거부한 소년이라고 하니 궁금함에 궁금증을 해결하러 가본다.
섬의 가장 높은 나무 위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소년. 파도소리에 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년에게 자신도 알지 못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어느날 섬으로 찾아온 방문객들은 소년의 가족들에게 진주로 만든 단추를 주면서 소년을 자신의 나라로 데리고 갔다. 그러면서 소년에게 생긴 이름은 제미 버튼. 어두운 바다를 달려 도착한 이름모를 도시.
제미 버튼은 자신이 살던 곳의 나무보다 높은 돌로 지어진 집들에 놀라고, 많은 사람들에 놀랐다. 거기다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고 자신도 그들처럼 되어 보고 싶었다.
그들처럼 모자도 쓰고, 그들처럼 옷도 입고. 그들이 데려가는 빛이 번쩍하는 곳과 파도가 울려퍼지는 듯한 곳에서의 경험들. 화려한 장소에서 만난 왕과 왕비.
곧 제미 버튼은 다른 사람과 비슷해졌습니다. 비슷했지만, 같을수는 없었습니다.
곧 그곳은 고향과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비슷했지만 똑같을 수는 없었습니다.
제미 버튼은 가끔 섬이 그리웠고, 나무와 밤하늘의 별들이 그리웠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들은 가서 배운것을 가르치라며 섬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돌아온 제미 버튼은 자신이 입고 온 옷과 모자를 가족들에게 구경시켜주었다. 그리고는 훌훌 벗어 던져버리고 방문객들이 방문하기 전의 소년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가족들에게 그곳에서 배운 여러가지들을 가르치라고 했지만 섬에 도착한 순간 제미 버튼은 사라지고 그냥 소년에 불과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서 별을 바라보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지내는 모습으로 자신이 지내던 그곳에 '잘자'라는 인사를 건네는 순수한 소년. 그에게 문명은 다른이들과 조금 다른것에 불과했다. 처음의 움츠러드는 마음도 잠시, 섬이 그리워지고 말았다. 소년에게는 섬에서의 일생이 더 행복했을것이다. 소년에게 문명이란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것과 다름없었기에 그 편리함을 섬에 도착하자 마자 털어버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나는 과연 문명이 사라진다면 소년처럼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