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
기나 지렌 지음, 이상연 감수 / 그래비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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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직전 시작된 게임,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학교를 다니는 아이를 볼 때면 항상 걱정스러운 것이 교우관계이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적인 관계를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의 친구관계가 궁금해지곤 했다. 그럴 때면 아이는 같은 반에 있는 아이일 뿐 친구는 몇 명 없다고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친구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공감해 주고 함께 할 수 있으며 같이 놀다 보면 즐거운 사람이 친구였던 것이다. 같은 반에 있다고 해서, 의도치 않게 함께 어울려야 한다고 해서 친구가 아니었다. 자신보다 강해 보이는 누군가처럼 되고 싶은 동경의 마음, 어울려 놀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우정, 그리고 때로는 내가 더 나은 거 같은데 하는 질투심 등 다양한 감정을 지닌 채로 관계는 이어가게 된다. 많은 아이들 속에서 다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이 아니듯 때로는 겉돌거나 의도치 않게 따돌리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두 사람씩 짝을 지어주세요》의 독특한 점은 바로 '카스트 표'였다. 이것을 보면서 학창 시절에도 이런 계급적인 모습이 있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아이들을 끌어당기며 아이들을 아우르던 그 친구, 그 친구와 어울리고 싶어 했던 다른 친구들의 모습까지 떠오르면서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친구라는 이름하에 함께 어울리는 관계 속에서도 순수하게 우정의 관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적인 모습과 함께 아이들 사이에서는 각자 자신의 그룹과 어울리면서 지낸다. 그런 아이들 중에서 가장 아래 계급인 미신은 아이들 사이에서는 '유령짱'이라고 불린다.

체육시간에 준비운동을 위해 '두 사람씩 짝을 지어주세요'라는 선생님의 구호에 항상 혼자 남게 되어 선생님과 함께 준비운동을 해야만 하는 미신. 미신은 그런 것은 참을 수 있었다. 엄마의 정성이 담긴 도시락에 이물질을 넣은 아이들과 그것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이물질을 피해 참고 먹었던 미신. 그것이 힘들었지만 엄마의 부재는 이제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보내온 미신이 하게 된 집단 따돌림에 관한 설문지에서조차 자신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던 미신. 졸업식 당일 모인 반 아이들 앞에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스즈타 아사미 선생님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졸업식에 앞서 마지막 수업을 하겠다는 그녀. 그리고 칠판에 적힌 규칙들. 단순히 게임이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죽음을 보고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집단 따돌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그 대상이 자신이 아니었기에 외면하던 아이들. 나서서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 자신이 따돌림 대상으로 바뀌어버릴까 봐 두려웠으리라. 도와줄 수 없는 그 마음은 결국 악의 없는 외면이 되고 결국 미신은 고통의 순간을 외롭게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 순간들을 지나온 미신은 졸업식에 갈 수 있을까? 특정 학생이 탈락하게 되면 모든 사람이 탈락하게 된다는 규칙으로 미신은 두 사람씩 짝을 짓는 것에 대해 걱정스럽지 않았다. 미신에게 다가와 아이들이 하나 둘 손을 내밀었기에.

그리고 함께 어울리던 그룹의 아이들은 생존하기 위해 손을 잡기 시작한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서로 간에 몰랐던 마음들이 하나둘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함께 어울렸지만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던 우월감이 드러나거나 친구라고 보였던 관계는 단순히 혼자이고 싶지 않아서였을 뿐이라는 사실까지 드러나게 된다. 반짝이는 우정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불안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한번 펼치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가독성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모습이 소설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어쩌면 현실은 소설보다 더 잔혹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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