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에게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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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구원에게 #정영욱 #부크럼 #에세이

어둡고 아파했던 사랑의 조각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었던 정영욱 작가님의 산문집 《구원에게》는 이전의 도서와는 다른 분위기의 도서라 더욱 반가웠다. 사랑에 있어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일 수밖에 없다. 작가님의 도시적이고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의 사진과 다르게 사랑 앞에서는 어쩔 줄 모르고 방황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님도 여느 평범한 누군가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삶에 있어서 만나게 되는 사랑이 누군가에게는 단 하나의 사랑으로 끝이 나기도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여러 번의 사랑으로 다가와 행복했던 기억과 함께 이별이라는 아픔을 남기고 간다. 그런 감정을 고스란히 《구원에게》에 담아 내신 듯했다. 사랑이라는 단어에 구원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여주신 거 같은 느낌이었다.

🏷️ 무언가를 잊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망각한 것이 아닌,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그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 기억에 잠식당한
과거 속의 그를 사랑하는 것이기에. p.33 '기억'중에서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희미해진다. 다 잊었다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추억의 장소에서나 혹은 그가 했던 말들을 다른 이가 비슷하게 하게 되는 것을 듣는다면 그 기억을 되뇌게 된다. 그것이 망각이라고 믿었던 내게 '망각이 아닌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다'는 작가님의 문장이 너무나도 와닿았다. 그 기억 속에서는 사랑했더라도 지금은 다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 또한 기억되고 있을 하나의 추억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하나의 사랑이 떠나고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기까지의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듯, 하나의 사랑을 제대로 떠나보내는 시간 또한 다르다. 떠난 그 사람을 다시 떠올리며 추억하고 되뇌다 보면 때로 새로운 사랑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할 것이다.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랑의 끝을 단호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다 자신의 감정이 이용당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순간의 기억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나의 마음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만나러 가는 마음은 미련이 아닌 정리를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나의 사랑을 다른 이에게 강요할 수 없듯, 그 사람의 마음을 내게도 강요할 수 없다. 사랑의 시작이 서로 다르듯이 사랑의 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던 추억마저 떠올리고 싶지 않게 나의 끝나지 않은 사랑을 강요하지 않아야 함을, 그 강요가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을 집착이라는 이름으로 변질되게 만드는 것임을 느낀다.

내가 상대방에게 보내는 사랑의 말이 그에게 닿아 사랑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나의 사랑을 알아주지 않는 이에 대한 애달픔으로 나의 시간을 눈물로 보내는 것은 나에게 얼마나 좋지 않은 것인지 이제는 안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 그것을 알지 못한 채 왜 그토록 아파했을까. 사랑이라는 감정이 마냥 핑크빛으로 물들 수는 없음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이 나의 삶에 구원으로 다가오는 순간, 《구원에게》를 읽으면서 마음에 닿는 문장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아껴서 읽고 싶었던 정영욱 작가님의 《구원에게》를 오늘도 펼쳐보게 되는 날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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