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삼각주에서 #최수진 #자음과모음 #트리플시리즈죽음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오랜만에 만나게 된 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 《삼각주에서》는 세 편의 짧은 연작소설이다. 그리고 그 소설 속에는 상실이라는 슬픔이 담겨있었다. 자신이 알고 지내던 누군가가 어느새 사라져 버린 세상, 그 세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 타인의 부재만 있을 뿐 아무런 변화 없이 흘러가는 삶은 마치 세상이라는 한 세트 속의 구성요소만 사라져 버린 듯한 삭막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누군가 없어지고 난 이후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내가 그 사람보다 더 많이 나이를 먹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을 나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살아있다면 나보다 나이가 많았을지 모르지만 나보다 짧은 생을 살다간 타인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희석되어 옅어지고 사라져 버릴 뿐이다. 어릴 적부터 나와 닮았다는 사촌 언니, 마치 쌍둥이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언니처럼 너도 공부 열심히 해야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아왔던 내게 이제는 언니와 닮았다는 말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언니가 내게 맡겼던 봉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 내게 된다. 어느 누구에게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그날의 기억, 어쩌면 제대로 된 기억이 아닐지도 모를 내가 만들어낸 기억 속에서 혼자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던 이야기를 담은 <99>를 시작한다.🏷️ 남은 사람들의 상심이 너무 커서 일상 속 일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까. 한때 유럽에서는 자살자를 중죄인으로 취급해, 기도 없이 묻는 것도 모자라 매장된 이의 심장이 있을 법한 위체에 말뚝을 꽂아 처벌했다고 한다.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죄라는 듯이. 죽어야만 했던 사람을 또 죽여야 삶에서 완전히 쫓아낼 수 있다는 듯이. p. 64 ~p.65 친구의 자살로 단톡방 채팅창에는 언제나 사라지지 않는 1이 존재하는 세 친구. 그 친구들에게 전해진 봉투 하나는 세 사람을 여행의 길로 이끌었다. 함께 여행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공유하기에는 떠나버린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 상실감이 더 컸기에 각자의 일정에 맞춰 움직이게 된 여행길은 그 친구를 더욱 떠올리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금씩 기억은 지워져가게 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삼각주>. <구>에서는 하나의 단어지만 담겨있는 뜻이 여러 개인 것을 보여주면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함께하던 친구가 갑자기 소식 없이 연락이 닿지 않고, 그런 친구의 부재를 견디지 못하고 친구가 잃어버린 거북을 찾아 나서는 초등학생, 소중한 친구의 거북은 찾을 수 없었지만 대신 소중한 친구가 출입국 관리소의 구금에서 벗어나 일주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으로 이어진다. 이 세상에 의미 없는 움직임은 없는 것일까? 연관 없어 보이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느새 연결되어 우리 세계를 이룬다. 그렇게 이루어진 우리의 세계는 또다시 다른 세계로 넘어가고 세계는 확장되어 간다. 트리플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세 편의 소설을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매력에 이끌려 읽어보게 된 트리플 시리즈, 다음 이야기도 기대된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책블로그 #북블로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